신세계 인터·현대백 한섬, 럭셔리 화장품 '승부수'…K-뷰티로 자리잡을까

김지우 / 2021-08-25 18:27:08
럭셔리 화장품 시장 공략...한섬 '오에라'·신세계인터 '뽀아레'
자사 백화점 유통채널 활용...중국 등 해외 진출·라인업 확장
화장품 업계 "럭셔리 브랜드로 자리 잡으려면 10년 이상 걸려"
화장품 사업이 수익창출원으로 떠오르면서, 신세계인터내셔날·현대백화점그룹 한섬 등 대형 패션기업들이 럭셔리 화장품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하지만 화장품 업계에서는 성공적인 입지를 마련하기까지 10년 이상 걸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한섬의 오에라 시그니처 프레스티지 크림 [현대백화점그룹 제공]

26일 업계에 따르면 한섬은 오는 27일 럭셔리 스킨케어 브랜드 '오에라(oera)'를 출시한다. 에센스·세럼·크림 등 기능성 제품과 클렌징·선케어·팩 등 20여 종의 스킨·선케어 라인업을 선보인다. 주요 상품 가격은 20만~50만 원대, 최고가 제품은 120만 원대다.

한섬은 '오에라'의 핵심 경쟁력으로 우수한 제품력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한섬은 내년부터 메이크업·향수·바디&헤어 케어 등으로 오에라의 라인업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한섬은 현대바이오랜드와 협업해 기능성 화장품 개발도 검토 중이다.

증권업계에선 화장품 사업의 성공 여부가 한섬의 기업가치 평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박현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럭셔리 스킨케어 브랜드로서 화장품 사업 특성상 마케팅비 지출 등 영업비용 증가가 예상돼 하반기 영업이익 개선 폭은 상반기보다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화장품 사업이 본 궤도에 오르면 이익 레버리지 효과가 상당히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섬은 온·오프라인 채널 전략적 대응으로 호실적을 기록 중이나 향후 오에라 화장품 사업의 성과에 따라 밸류에이션(평가가치) 확장 여부를 좌우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 3월 신세계백화점 본점에 뽀아레 첫 매장을 열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제공]

경쟁 패션사인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최상위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로 올해 3월 론칭한 '뽀아레(POIRET)'를 선보였다. 준비 기간만 10년 소요했다. 개발단계부터 글로벌 뷰티 시장을 정조준했다는 게 사측의 설명이다.

뽀아레는 스위스, 이탈리아 등에서 제품을 생산하고, 다양한 인종과 피부톤이 존재하는 해외 시장을 겨냥해 색상을 다양화했다. 가격대는 세럼 22만~68만 원, 크림 25만5000원~72만 원이다. 스위스퍼펙션의 가격대는 50만~110만 원대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9년 전 화장품 사업을 시작했다. 2012년 론칭한 비디비치를 비롯한 연작, 로이비, 스위스퍼펙션 등 5개의 자체 브랜드와 딥티크, 바이레도, 산타마리아노벨라, 라부르켓 등수입브랜드 20여 개가 있다.

화장품에 도전하는 이유는 고부가가치 산업이자 캐시카우(수익창출원)가 될 수 있어서다. 지난해 신세계인터내셔날의 화장품 부문의 영업이익 비중은 2018년 78.7%에서 2019년 81%로 늘더니, 지난해 92.8%를 기록했다. 매출 비중은 패션이 더 크지만, 영업이익에선 화장품이 훨씬 더 큰 셈이다.

한섬과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백화점 그룹의 계열사인 만큼 각 사의 백화점을 유통채널로 활용하고 있다. 한섬은 오아레의 첫 매장을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 1층에 오픈한다. 연내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과 판교점, 더한섬하우스 부산점·광주점 등에 선보이고, 백화점·면세점 등 오프라인 매장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국내외 면세점 입점도 추진할 예정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뽀아레의 매장을 신세계백화점 본점과 강남점에, 스위스퍼펙션도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센텀시티점에 뒀다.

양사는 해외진출도 염두에 뒀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스위스퍼펙션은 31개국에 진출, 지난달 중국 럭셔리 호텔과 럭셔리 온라인몰에도 들어갔다. 뽀아레는 현재 유럽 화장품 인증(CPNP) 절차를 완료해 해외 진출 준비 중이다. 한섬의 오아레는 이르면 연내 중국 법인(한섬상해)를 통해 중국 시장 진출할 예정이다.

패션회사들의 럭셔리 화장품 사업 진출...화장품 업계 반응은?

화장품 업계에서는 패션사들의 화장품 시장 진출에 대해 브랜드 파워를 끌어올리기 위한 상당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화장품은 고부가가치 사업이지만, 시장에서 럭셔리 화장품으로 인식되고 충성고객층이 형성되기 위해서는 품질과 브랜드력이 꾸준히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이다.

국내 뷰티 양대산맥인 아모레퍼시픽이나 LG생활건강도 설화수·후 등 고급 화장품 브랜드가 국내외 소비자들에게 럭셔리 화장품으로 인식되기까지 10년 이상 걸렸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준비기간이 아무리 길어도 론칭 후 꾸준히 자원을 투입해 제품 품질을 향상하는지, 마케팅 등을 통한 고객 반응에 따라 성공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한다.

화장품 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저가 브랜드는 충성도가 낮은 반면, 럭셔리 라인은 충성고객이 지속 구매하는 경향이 있다"며 "그래서 럭셔리 라인으로 진출하는 것이라고 본다. 하지만 처음엔 럭셔리 라인으로 론칭했더라도 얼마나 지속할 수 있는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중국 등 해외 관광객을 고려하 백화점이라는 자기 유통채널을 보유한 건 유리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그러나 아무리 백화점 매장을 크고 화려하게 꾸민다고 해도, 브랜드력과 제품 품질 등 갖춰지지 않으면 성과를 내기 어렵다"고 말했다.

해외진출에 성공하려면 국내에서 성공 기반을 갖춰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 관계자는 "현재 해외에서 K-뷰티로 인기를 끌고 있는 제품들은 국내에서 유명세를 떨친 후 해외 관광객들의 호응을 얻고 현지로 이어진 것"이라며 "국내 대형 화장품 기업들은해외진출을 위해 일부러 국내에서 홍보를 많이 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KPI뉴스 / 김지우 기자 kimzu@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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