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나흘만에 공개행보 "위헌소송·정치투쟁 병행"
최재형, 안철수도 성토…野 주자 모처럼 한목소리
국민의힘이 '언론재갈법', '언론중죄법'으로 불리는 '언론중재법' 개정안 저지를 위해 총력전에 들어갔다.
그간 당내 갈등을 의식해 공개 행보를 자제하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도 전면 지원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번주 개정안 강행 처리를 예고한 바 있다. 24일 국회 법사위를 거쳐 25일 본회의에서 개정안 처리를 완료한다는 스케줄이다. 지난주 문화체육관광위에서처럼 야권 반발에도 일방 처리를 밀어붙이겠다는 방침이다. 이대로 가다간 여야 정면충돌이 불보듯 뻔하고 야권의 극한 반발로 정국 경색도 불가피하다.
국민의힘은 김기현 원내대표가 긴급 기자간담회를 갖고 결사 항전 의지를 다지는 등 배수진을 쳤다.
김 원내대표는 간담회에서 "(민주당이) 피땀 흘려 쌓아온 국가 이미지, 자유언론 환경을 국제적인 조롱거리로 만든다"며 "역사적 반역행위"라고 비난했다. 그는 "눈과 귀를 가린 채 권력자들이 던져주는 부스러기 뉴스만 들으며 노예처럼 살기보다 알 권리를 지키기 위해 목숨 걸고 싸우겠다"고 결기를 다졌다.
당내 유력 대권 주자인 윤 전 총장도 힘을 보태기 위해 국회에서 언론중재법을 성토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침묵을 깨고 나흘만에 첫 공개행보에 나선 것이다.
윤 전 총장은 이날 회견에서 "1987년 민주화 이후 언론의 자유를 제약하는 어떠한 시도도 없었다"라며 "그런데 이른바 민주화운동을 했다는 이 정권이 백주 대낮에 이런 사악한 시도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라고 되물었다.
그는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박근혜 전 대통령 정부 국정농단 사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건, 드루킹 사건 등을 언급하며 "역사의 물줄기를 바꾼 사건들은 모두 작은 의혹에서 시작되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법(언론중재법)이 시행된다면 기자들은 모든 의혹을 스스로 입증할 때까지 보도하지 못함으로써 권력 비리는 은폐되고 독버섯처럼 자라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이 정권이 무리하고 급하게 이 언론재갈법을 통과시키려는 진짜 목적은 정권 말기 권력 비판 보도를 틀어막아 집권연장을 꾀하려는데 있다"고 주장했다. "국민을 위한 것처럼 포장해 검찰의 직접 수사를 축소시키자, 정권 비리 수사가 급속도로 줄었다. 정권 말에 '비리'가 없어진 것이 아니라 '비리 수사'가 사라진 것"이라고 꼬집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도 입장문을 내고 언론중재법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최 전 원장은 "법이 통과되고 나면 대한민국의 언론자유는 끝장"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민주당이 정권 말기에 이런 법을 통과시키려는 이유는 자명하다"며 "이미 사법부를 시녀로 만든 이 정권이 언론에 재갈을 물려 영구집권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여당의 법안 강행 처리를 막기 위해 국민의힘 대선후보들의 비전발표회 연기를 제안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도 보조를 맞췄다. 안 대표는 "언론중재법은 가짜뉴스를 막는다는 핑계로 언론 자유를 막는 짓"이라고 성토했다.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에 이은 '언자완박'(언론자유 완전 박탈)"이라고도 했다.
여당의 언론중재법 강행 처리를 계기로 야권 대선주자들이 모처럼 한목소리를 내는 모습이다.
그러나 현재 의석 구도에서 마땅히 제동 수단이 없다는 게 야권의 딜레마다.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카드도 180석(재석의원 5분의3) 이상을 확보한 범여권이 언제든 무력화할 수 있다. 국민의힘이 여론전에 매달리는 이유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국민의힘은 언제부터인가 야성을 상실하고 웰빙당으로 전락한 뒤 무기력과 패배 의식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며 "기껏해야 입으로 투쟁을 외치고 작은 몸싸움을 한 뒤 물러날게 뻔하다"고 냉소했다. 그는 "정말 죽기살기로 대여 투쟁을 해야 여당이 부담을 느낄 수 있다"고 지적했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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