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선택이 뭐길래…野 내홍, 경선룰 갈등으로 번지나

조채원 / 2021-08-20 12:15:10
홍준표·유승민·하태경 "여당 지지층 조사대상 포함"
최재형 측 "역선택 방지해야"…선관위가 결정할 듯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에서 역선택 방지를 놓고 주자들 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당 지도부는 100% 여론조사 방식으로 진행되는 1차 예비경선에서 여당 지지층을 조사 대상에 포함하는 경선준비위원회(경준위) 안을 지난 18일 최고위원회에서 의결했다.

오는 26일 당 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가 구성되면 경선룰에 대한 논의가 다시 이뤄진다. '녹취록 공방'을 둘러싼 내홍 후유증이 채 가시기도 전에 '경선룰 다툼'이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들. [국민의힘 홈페이지 캡처]

하태경 의원은 20일 "확장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민주당을 지지하는 사람들도 후보는 우리를 찍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역선택 방지 조항을 뺀 지도부 결정에 찬성 의사를 밝힌 것이다.

하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에 출연해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향해 "정치한 지 얼마 되시지도 않았는데 좀 처음부터 말바꾸기를 하고 있는 게 상당히 우려스럽다"고 공격했다. 당이 정하는 경선룰을 따르겠다고 한 최 전 원장이 최고위 결정에 반대한 것을 '말바꾸기'라고 꼬집은 셈이다.

최 전 원장 캠프 이수원 기획실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1일부터 공표된 총 16건의 여론조사를 전수 조사한 결과 민주당 지지층에서 홍준표, 유승민 후보 지지율이 비상식적으로 높게 나오고 있다"며 "국민의힘 지지층보다 적게는 두 배, 많게는 다섯 배까지 높게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권 지지자들이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누가 적합한지를 뽑을 때 본선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후보를 전략적으로 선택하고 있다는게 최 전 원장 측 주장이다. 최 전 원장 캠프 측은 여론조사 표본을 국민의힘 지지층과 무당층으로 한정하면 다른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기대한다.

4개 여론조사기관이 합동으로 조사해 전날 발표한 전국지표조사(지난 16~18일 만 18세 이상 1010명 대상 실시) 결과 보수진영 대선후보 적합도에서 최 전 원장 지지율은 4%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25%), 홍준표 의원(12%), 유승민 전 의원(11%) 다음이다. 그러나 민주당 지지층을 대상으론 유 전 의원(19%)과 홍 의원(14%)이 선두권을 형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윤 전 총장은 5%, 최 전 원장은 1%에 불과했다.

홍 의원과 유 전 의원이 여권 지지자가 포함된 여론조사 방식에 찬성하는 이유다. 이들은 자신들의 중도 확장성 때문에 여권 지지층에서 지지율이 높게 나온다고 본다.

홍 의원은 전날 T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중도 (지지자)가 있다고 자꾸 주장을 하니까, 많은 분들이. 그래서 저도 중도가 있는가 보다, 그렇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자신을 향한 중도·진보층의 호감도가 상승한 결과가 여론조사 결과에 반영됐다는 의미다.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 지지자만 한정해 경선하자고 하면 왜 100% 국민 여론조사를 하나. 당원끼리 하고 치우지"라며 날을 세웠다.

윤 전 총장 측은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캠프 김병민 대변인이 지난 17일 논평에서 "역선택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국민이 적지 않다"고 밝힌 게 전부다. 여론조사 대상이 국민의힘 지지층으로 좁혀지면 윤 전 총장에게 더 유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선관위에 결정을 맡긴다는 입장이다. 허은아 수석대변인은 이날 BBS와의 인터뷰에서 "경선 룰이나 일정에 대한 것은 선관위가 한번 더 검토한다"며 "검토과정에서 각 캠프 의견을 들으며 현명한 판단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준위원장 서병수 의원은 이날 마지막 경준위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경준위의 결론은 역선택 방지 조항을 넣지 않는 것"이라고 재확인했다.

KPI뉴스 / 조채원 기자 cc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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