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거듭된 황교익 악재…쿠팡 화재 때 '먹방' 논란

김광호 / 2021-08-20 10:51:49
李 세월호 땐 "구조책임자 박근혜, 관저서 직무유기"
與 주자들, 이재명 대응 질타…"즉시 현장 살폈어야"
野도 일제 성토…"희생자 가족에게 공개 사과하라"
이재명 "경남 일정 포기하고 현장상황 챙겼다" 반박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씨가 경기관광공사 사장 후보직에서 사퇴했지만 황 씨를 둘러싼 여진은 이어지고 있다. 이번엔 지난 6월 발생한 경기 이천시 쿠팡 물류센터 화재 사고 당시 이재명 경기지사가 유튜브채널 '황교익TV'에 출연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여야 대권 주자들은 화재 당시 이 지사가 황 씨와 유튜브 채널에서 '떡볶이 먹방' 녹화 촬영을 한 것을 두고 일제히 날을 세웠다.

▲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오른쪽)가 지난 6월 17일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에서 촬영이 진행된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씨의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황 씨와 '떡볶이 먹방'을 하고 있다. 이 영상은 유튜브 채널에 지난달 11일 공개됐다. [유튜브 황교익TV 캡처]

이 지사는 지난 6월 17일 오전 김경수 전 경남지사와 상생협약 진행 등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경남 창원을 방문했다. 그는 같은 날 오후 창원시 마산합포구 일대 거리와 음식점 등에서 황 씨와 '먹방' 촬영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촬영이 있던 날엔 새벽부터 경기 이천 쿠팡 물류센터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해 소방당국이 긴급 진화 작업을 하던 중이었다. 불길이 건물 전체로 번지면서 김동식 소방구조대장이 고립됐고 이틀 후 현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 지사는 화재 발생 다음날인 18일 새벽 1시30분쯤 화재 현장에 도착했다.

쟁점은 도내에 대형화재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지사가 사고 당시 마산에서 황 씨와 유튜브 촬영을 진행한 게 적절했냐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정세균 경선후보는 20일 취재진과 만나 "그 당시 소방관 실종에 대해 온 국민이 가슴을 졸이고 걱정을 하던 시기가 아니었느냐"며 "그런 큰 화재가 났으면 도지사는 당연히 즉시 업무에 복귀하고 현장을 살폈어야 한다"고 질타했다.

이낙연 경선후보 캠프 배재정 대변인은 전날 밤 논평을 내고 "이 지사는 이천 쿠팡 당일 행보에 대해 성실하게 소명하시라"고 촉구했다.

국민의힘 대권 주자들의 비판도 줄을 이었다. 윤희숙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이 책임져야 하는 도민이 삶과 죽음의 경계에 있을 때, 전국민이 그 참혹한 소식을 들으며 애태울 때, 도지사가 멀리 마산에서 떡볶이 먹으며 키득거리는 장면은 싸이코패스 공포영화처럼 소름끼친다"고 탄식했다.

하태경 의원도 페이스북에 "이름 없는 소방관들이 그렇게 목숨을 걸고 구조활동을 벌일 때 경기도 최고 책임자인 이재명 지사는 무얼 하고 있었나"라며 "관련 의혹에 대한 진실을 빠짐없이 밝히고 쿠팡 화재 희생자 가족들과 소방공무원들에게 공개 사과하기 바란다"고 압박했다.

윤석열 캠프와 유승민 캠프도 비판에 가세했다. 윤석열 캠프 김기흥 부대변인은 "'떡볶이 먹방'을 통해 자신의 친근한 이미지를 알리고 싶었던지 얼굴엔 웃음이 가득했다"며 "사투를 벌이고 있었을 실종 소방관에 대한 걱정을 이 지사의 얼굴에선 전혀 찾아볼 수 없다"고 꼬집었다.

논란이 확산되면서 이 지사가 성남시장 시절인 지난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을 '세월호 7시간' 관련 직무유기 등의 혐의로 고발했던 것까지 재조명되고 있다.

성남시청 자료와 당시 보도된 기사 등을 보면, 이 지사는 2016년 11월 22일 법률대리인 나승철 전 서울지방변호사회장을 통해 "형법 제122조 직무유기죄 및 형법 제268조 업무상 과실치사상죄로 박 대통령을 처벌해달라"는 내용의 고발장을 제출했다.

이 지사는 이 고발장에서 "피고발인(박근혜 대통령)은 '관저'에서 국민에게 떳떳하게 밝히지 못할 '다른 일'을 하고 있었고 이로 인해 사고 상황 파악이 제대로 되지 않았던 것이 아닌가 하는 해석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 피고발인이 2시간 20분 동안 보고만 받고 있었다는 것으로도 형법의 직무유기죄에 해당될 수 있는데, 만약 피고발인이 당시 '다른 일'을 하고 있었다면, 이는 직무유기죄 및 업무상 과실치사죄 성립의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이 지사가 예기치 못한 '황교익 사태' 파문을 거치며 수세에 몰린 것이다. 이 지사가 경기지사직을 유지하는 데 따른 리스크가 현실화하는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논란이 커지자 경기도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이 지사는 17일 오전 경남 현장에서 '대응1단계 해제' 보고를 받은 후 오전 11시 경상남도와의 협약식에 참석했고 행정1부지사를 현장에 파견해 화재진압 상황을 살펴보도록 했다"고 해명했다.

도는 "이 지사는 현장 지휘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그 다음 날로 예정된 고성군과의 협약 등 잔여 일정 일체를 취소하고 17일 당일 저녁에 화재 현장으로 출발했다"고 설명했다.

이 지사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당시 현장 상황을 다 챙겨봤고 다음 경남지역 일정을 포기하고 새벽에 도착해서 현장을 충분히 챙겼기 때문에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최선을 다했다"고 반박했다.

경기도와 이 지사가 직접 진화에 나섰지만 파문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KPI뉴스 / 김광호 기자 khk@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김광호

김광호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