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취록 공방 확산하나…野 잠룡 간 패싸움 양상

조채원 / 2021-08-18 17:13:22
최재형 "통화내역 공개해야"…원희룡 손 들어
유승민 측·하태경, '갈등 원인은 원희룡' 질타
윤석열 측 관망 속 우려…"상황 심각히 보고있다"
정권교체 여망 위해 내부총질 중단 목소리 번져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대권주자 원희룡 전 제주지사의 '저거 곧 정리된다'는 통화 내역 논란을 놓고 당내 주자들도 편이 갈려 공방을 벌였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18일 "전체 내용을 그대로 밝혀야 한다"며 원 전 지사의 손을 들었다.

반면 유승민 전 의원 측과 하태경 의원은 원 전 지사를 갈등의 원인 제공자로 몰아세우며 직격했다. 당대표와 특정 주자의 갈등이 대선주자들 간 패싸움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하태경 의원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원희룡 전 제주지사의 경선후보 자격 사퇴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최 전 원장은 이날 오후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밀한 내용이 공개되는 것 자체가 적절치 않다고 보지만 논란이 됐다면 그 내용에 대해 국민들이 우려하지 않도록 사실 그대로 밝히는 것이 공인으로서 도리"라고 밝혔다. 

이어 "같은 내용에 대해 다른 목소리를 낸다는 건 국민들이 보기에 납득할 수 없는 것"이라며 "사실은 하나일 테니 그 내용에 대해 서로 자기 유불리를 떠나 사실대로 이야기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최 전 원장은 당 지도부의 행태에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당 지도부가 당의 단합과 결속, 경선과정의 공정한 관리를 위해 과연 책임있는 자세를 보여주었는가 의문을 가질 수 있는 여러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신뢰의 유지, 신뢰에 반하는 여러가지 언행들에 대해 지도부가 좀 더 깊은 생각을 가지고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달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유 전 의원 캠프 대변인 김웅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대표가 내놨던 어제 그 녹취 내용이 사실이라고 하면 그전에 이 대표가 했다고 하는 말들에 대해 (원 전 지사가) 악마의 편집을 한 거나 마찬가지로 정치적으로 국민을 속인 것에 가깝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국어를 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윤석열 전 검찰총장 캠프와의 갈등이 곧 정리될 것이다라는 취지로 해석할 것"이라며 이 대표를 옹호했다.

하 의원은 이날 예정했던 공약발표회 대신 기자회견을 열고 "원 후보는 대통령 자격이 없다. 즉각 경선 후보에서 사퇴하라"고 압박했다.

하 의원은 "원 전 지사는 윤 전 총장이 봉사활동 보이콧을 제안했다며 사적 통화내용을 확대 과장해 폭로한 전력 있는 전과 1범"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이번에 또 본인이 착각한 내용을 팩트인 양 자극적으로 발표했다"며 "이 정도면 해당 행위자로 징계위로 넘겨야 할 상황"이라고 성토했다.

하 의원도 이 대표 발언 중 '저거'가 윤 전 총장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당대표가 양보해 수습하려 노력하는데 원 지사는 고춧가루를 뿌린 것"이라고 꼬집었다.

윤 전 총장 측은 관망 중이다. 윤 전 총장 캠프 총괄실장인 장제원 의원은 이날 녹취록 공방에 대해 "상황을 심각하게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장 의원은 "통합과 혁신을 통해 정권교체를 이루어야 하는 시점에 (녹취록 공방으로) 많은 국민들이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당 내부에서는 정권교체라는 국민적 여망을 위해 내홍을 신속히 수습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번지고 있다. '내전' 경계를 위해 '친이(친이명박), 친박(친박근혜) 갈등 트라우마'까지 소환되는 분위기다.

박성중 의원은 페이스북에 '내부총질이 아니라 힘을 합쳐야 할 때'라는 글을 올렸다.

박 의원은 "당 대표와 대선 주자들이 서로 헐뜯고 비난하고 있으니 국민의힘이 방향을 잃고 표류하고 있다"며 이 대표의 언행에 책임을 돌렸다. 이어 '친이 친박으로 양분돼 쫄딱 망했는데 벌써 잊었냐?'는 당원들의 목소리를 전하며 "여당에 대한 대여 투쟁으로 방향을 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수영 의원도 페이스북에 "정권교체라는 국민적 여망을 생각하면 지금이라도 내부총질을 멈추어야 한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갈등 봉합을 위해 대선주자들이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요구했다. 박 의원은 "대선주자들이 여당의 명낙대전을 타산지석 삼아 절대 내부분란 일으키지 않고 비전과 정책으로 승부하겠다고 선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KPI뉴스 / 조채원 기자 cc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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