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과 갈등넘어 경선분위기 망치고 이재명에 악재
黃, 30일까지 전면전 예고…이재명 캠프 내정 철회설
"대통령 할아버지 와도 권리포기 안해"…사퇴 일축 "오늘부터 청문회 바로 전까지 오로지 이낙연의 정치적 생명을 끊는 데 집중하겠다."
"대통령 할아버지가 오셔도 권리포기를 이야기하지 못한다."
'황교익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황교익씨의 거친 입에서 막말성 발언이 쏟아지고 있다. 맛 칼럼니스트가 막가파 정치인으로 돌변한 셈이다.
주 타깃은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경선후보다. 황 씨는 "이낙연 측 사람들은 짐승"이라며 적의를 드러냈다. 그러나 그 여파는 이 후보에게만 국한된 게 아니다. 여당 대선후보 경선 분위기 전체를 망치고 있다. 경선 이슈는 '보은 인사', '친일 프레임' 논란에 묻혀버렸다.
책임은 이재명 후보에게 쏠릴 가능성이 높다. 이 후보는 황 씨를 경기관광공사 사장에 내정한 인사권자다. 집권여당이 '황교익 돌출 변수'로 비상이 걸린 모양새다.
정세균 경선후보는 18일 페이스북을 통해 "'인간 아닌 짐승', '정치적 생명 끊는 데 집중' 등 막말 대응은 자신을 임명한 임명권자를 욕보이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나아가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말로 민주 진영 전체를 난처하게 만들고 말았다"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여론 악화가 민주당 전체로 옮겨질 수 있다는 점을 헤아려야 한다"고 경고했다.
황씨는 이날 페이스북에 "어제 하루종일 이낙연의 친일 프레임 때문에 크게 화가 나 있었다"며 "이낙연이 '너 죽이겠다'는 사인을 보낸 것으로 읽었다"고 적었다.
그는 "사장 후보자가 되었을 때 정치적 의견을 내지 말자고 결심을 했다"며 "그러나 죽이자고 덤비는 이낙연의 공격에 가만히 있을 수가 없다"고 전했다. "이낙연의 네거티브에 걸려든다는 걱정이 있는 줄 압니다만, 인격과 생존이 달려 있는 문제이니 싸우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황 씨는 오는 30일 경기도의회 인사청문회를 거친다. 이어 경기지사인 이재명 후보가 황 씨 임명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앞으로 열흘 넘게 황씨의 '내부총질'이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황씨는 이날 CBS 라디오에선 이재명 후보를 싫어하는 극렬 문파를 '악마'로 규정했다. "같은 문재인 정부에서 일하고 정신적인 동지라고 생각했던 사람에 의해 적들이 던진 프레임을 받아 저한테 공격한다는 게 인간적으로 도리가 아니다. 이거는 인간의 일이 아니다. 짐승이나 이런 일을 한다"는 논리다. "극렬 문파들은 사람을 죽이려고 덤비는 악마들"이라고도 비난했다.
이어 "인간적인 배신감을 느꼈다"며 "이낙연씨는 인격적 모독을 한 것에 대해 사과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 씨는 전날 이 후보에게 "일본 총리에 어울린다"고 빈정댔다. "이낙연이 일본 정치인 제복인 연미복을 입고 있는 사진을 본 적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전, 현 대통령도 연미복을 입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9년 6월 노르웨이 하랄 5세 국왕이 오슬로 왕궁에서 개최한 국빈 환영 만찬에서 연미복을 입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4년 12월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런던 버킹엄궁에서 주최한 환영 만찬에서 연미복을 입었다. "연미복을 일본 정치인 제복으로 보기는 어렵다"는게 중론이다.
황 씨가 '이낙연 때리기'에 급급해 문 대통령까지 디스한 꼴이다. 그는 '보은 인사'를 반박하며 "난 이재명 아닌 문재인 지지자"라고 자처했다.
이재명 후보는 전날 당 대선 경선 4차 TV토론회에서 "나름 전문성을 지닌 음식문화전문가"라며 황 씨를 감쌌다. 그러면서도 "도의회의 인사청문회도 거쳐야 하기 때문에 국민 여론을 보고 도민 의견도 들어 결정할 것"이라고 여운을 남겼다.
이재명 캠프에선 황 씨의 도 넘은 대응이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만큼 악재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안 그래도 이재명 후보는 거친 이미지로 불안감을 주고 있다. '형수 욕설'과 여배우 스캔들 관련 '바지 발언' 등이 대표적이다. 국가지도자 자질에 반해 지지율 마이너스 요인으로 꼽힌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황 씨 캐릭터는 더 고약하다. 황 씨가 떠들면 떠들수록 이 후보에겐 정치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악재는 빨리 제거하는게 상책이다.
앞서 황씨는 정치적 발언으로 수차례 논란의 중심에 섰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예수에 비유한 게 압권이다. 지난해 12월 24일 페이스북에 "골고다 언덕길을 조국과 그의 가족이 걸어가고 있다"며 "가시 왕관이 씌워졌고 십자가를 짊어졌다"고 썼다.
문제는 황씨가 누구 말도 듣지 않을 것 같다는데 있다.
황씨는 전날과 이날 방송에 출연해 '대통령 할아버지'까지 거론하며 자진 사퇴설을 일축했다. "저는 경기관광공사의 사장으로 공모 절차를 거쳐 정당하게 서류·면접을 거친 후보자의 입장에 있다. 제가 확보한 권리를 어느 누구도 포기하라 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그는 이재명 캠프 내에서 지명 철회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데 대해 "걱정하겠지만, 제가 빠져나온다고 하더라도 네거티브는 여전히 유지될 것"이고 반박했다.
그는 "네거티브의 희생양이 될 생각이 없다"며 "대통령 할애비가 와도 내 권리를 내놓을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정세균 후보는 이재명 후보에게 "고집 피울 일이 아니다"라며 "황 씨 내정을 철회하라"고 충고했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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