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캠프 "친문 자처 호가호위 형들 정신차리라"
"골수 운운하는 분들, 제일 먼저 고무신 거꾸로"
'반기본소득' 친문 연대 조짐…경선판도 바뀔수도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을 관망하던 '친문' 핵심 인사들이 이재명 후보의 기본소득 공약을 비판하며 견제에 나섰다.
그러자 이 후보 캠프에 합류한 청와대 출신이 친문계 의원들을 향해 "정신 차려라"며 반격했다. 양측 간 대치가 본격화하며 경선 판도를 흔들 가능성이 제기된다.
홍영표·김종민·신동근 의원 등 특정 후보 캠프에 합류하지 않은 친문 의원들은 지난 1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치개혁과 기본소득에 대해선 단순 문답 수준이 아니라 끝장 토론 수준으로 치열하게 토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특히 기본소득에 대해 "오랜 논쟁이 있었지만 문제가 있어 어느 나라도 채택하지 않은 제도"라고 지적했다. "장기적 연구과제로 검토해 볼 수 있지만 당장 국가 정책까지 가는 것은 위험하다"는 것이다.
친문계 20명이 집단행동을 통해 이 후보에 대해 각을 세운 것이다. 당 안팎에선 친문계가 '반(反) 이재명' 전선에 시동을 걸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기자회견 명단에 이름을 올린 20명은 '중립'을 표방해왔던 의원들로 대표적 친문 계열 의원 모임인 '민주주의 4.0' 소속이다.
이 후보 캠프는 계파적 정치 술수를 멈추라고 촉구했다. 이재명 캠프 정무특보단장을 맡고 있는 청와대 김우영 전 자치발전비서관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골수 운운하는 분들이 제일 먼저 고무신 거꾸로 신더라"고 꼬집었다. 이어 "솔직히 친문 자처 하는 분들 중에 좋은 분들 많지만 일부 호가호위하는 형들 정신차리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친문계 의원들이 문제삼은 기본소득에 대해선 "국민들 삶이 위험천만한 상황"이라며 필요성을 적극 역설했다. 김 전 비서관은 "미래에 적응하고 부단히 새로움을 갈고 닦으며 기성의 벽을 깨는 도전적인 개방성에 문통님의 가치가 살아 숨쉬는 것"이라며 "다수의 선량한 분들의 가치논쟁은 환영하나 반누구누구 하는 허접한 계파정치적 술수는 이제 그만하시라"고 일침을 가했다.
친문계가 이 후보 견제에 나서자 청와대 출신 김 전 비서관이 총대를 메고 반격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당내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친문 진영이 이재명 후보에게 등을 돌린 것 아니냐는 분석이 일각에서 나온다. 2017년 대선 경선 당시 이 후보가 문 대통령과 첨예한 갈등을 빚었는데, 그 때 감정의 앙금이 여전히 강하게 남아있다는 이유에서다.
친문 세력이 이 후보 경쟁자를 지원하면 경선 판도가 바뀔 가능성이 점쳐진다. 임기 말인 문 대통령 지지율이 40%대를 유지하고 친문이 당내 주류이기 때문에 충분히 경선 판세를 좌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낙연, 정세균, 박용진 후보 등이 친문 인사들의 토론회 제안에 적극 찬성 의사를 피력함에 따라 이재명 후보를 향한 '반이재명 연대'의 공격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날 UPI뉴스와의 통화에서 "어제 기자회견을 보면 일부 친문세력이 이재명 후보의 기본소득 등 기본시리즈에 대한 불만을 갖고 있는 것은 분명해보인다"며 "반기본소득을 고리로 친문 진영의 연대 조짐이 보인다"고 분석했다.
반면 '반이재명 연대' 보다는 친문 내부 분열이 본격화한 것이란 의견도 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이번 성명은 일부 친문의원이 경선의 뜨거운 감자인 '기본소득'에 목소리를 내면서 자신들의 존재감을 어필하기 위한 것"이라며 "공약 검증 차원이지 '반이재명' 연대 움직임은 아니라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엄 소장은 "현재 친문 중 일부 세력은 각 후보 캠프에 찢어져있다"며 "문재인 정부 말기에 접어들어 소임을 다한 친문들이 이제는 새로운 정권에서 역할을 하기 위해 각자 갈길을 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KPI뉴스 / 김광호 기자 kh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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