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 피로감·후유증 부담, 정책검증 본격화 등 배경
약속 다음날도 여진…경선불복·지사사퇴 놓고 신경전
전문가 "상대표 뺏기 전략…검증 빙자 흠집내기 계속"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재명, 이낙연 경선후보가 일체의 상호비방 행위를 멈추기로 합의하면서 '네거티브전'이 숨 고르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그러나 합의 다음날인 9일에도 여진이 계속돼 과연 두 후보가 정책경쟁에 집중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재명 후보는 전날 긴급 기자회견에서 "당원과 지지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네거티브 중단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이낙연 후보도 페이스북을 통해 "본선 경쟁력을 위해 정책과 자질 검증에 집중하자"고 화답했다.
양측이 휴전을 선언한 건 네거티브 공방전이 경선 피로감을 키우고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경선 후유증에 대한 불안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경선 결과에 불복할 수 있다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원팀 기조'가 흔들리자 두 후보가 직접 진화에 나선 것이다.
갈수록 네거티브 공방이 불리하다고 판단한 이재명 후보가 선수쳤다는 시각도 있다. 김성수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9일 UPI뉴스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여배우 스캔들', '형수 욕설' 등 과거 논란이 소환될수록 이재명 후보에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이 후보가 여권 지지율 선두주자로서 현 상황을 굳히기 위해선 네거티브 공방보다는 대표공약인 '기본소득' 등 정책경쟁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민주당이 이번주부터 '국민면접 시즌2' 등 후보 정책검증에 들어가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또 당 초선의원 모임은 후보들을 초청해 대선공약 등에 대한 집중공세를 예고했다. 상대방에 대한 공격보다 자신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데 주력해야 하는 시기인 것이다.
하지만 이재명·이낙연 후보의 약속이 과연 남은 경선 과정에서도 지켜질 수 있을지에 대해선 회의적 전망이 앞선다. 휴전 선언 이틀도 되지 않아 양측이 또 설전을 벌였다.
이재명 후보 측은 앞서 이낙연 캠프 설훈 선대위원장이 한 언론 인터뷰에서 이재명 후보가 본선 후보가 된다면 원팀 본선이 장담되지 않는다고 말한 것을 문제 삼았다. 이재명 캠프 현근택 대변인은 "국민들과 당원들에게 공공연하게 경선 결과에 불복할 수 있다고 협박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고 비판했다.
반면 이낙연 캠프는 이재명 후보의 '경기지사직 유지' 문제를 거듭 부각했다. 이낙연 후보는 이날 TBS라디오에 출연해 "도정을 뛰어넘는 개인 홍보에 국민의 세금이 들어가고 있다"며 이재명 캠프를 '도청 캠프'라고 지칭했다. 그러면서 지사직 사퇴를 촉구했다.
양측의 '도돌이표' 난타전은 결국 부메랑이 돼 돌아오고 있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를 살펴보면 선두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은 지난해 12월 이후 8개월째 20%대 박스권에 갇혀 있다.
예비경선 이후 지지율 반등에 성공한 이낙연 후보도 10% 중반에서 정체된 흐름을 보이며 추격세가 한풀 꺾였다.
전문가들은 '제살 깎아먹기'식 공방전이 후유증을 불러와 두 후보의 본선 경쟁력을 약화시킨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럼에도 본선에서 최종후보로 살아남기 위해선 양 캠프가 네거티브 전략을 버릴 수 없을 것이란 관측이 적잖다. 검증을 핑계로 한 상대방 흠집내기는 계속될 것이란 얘기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경선과정에서 중도층과 부동층을 더이상 끌어모으기 힘들 경우에는 상대표를 깎아내리는 전략을 취하게 된다"며 "이재명, 이낙연 후보 모두 지지율 정체 국면에서 본경선 승리에 '올인'할 수 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홍 소장은 "각 캠프는 오는 10월 최종 후보로 선출되더라도 대선까지는 6개월의 여유가 있기때문에 네거티브 공방에 따른 후유증을 충분히 회복 가능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두 후보가 표면적으로는 네거티브 자제를 요구해도 캠프 차원에서 공방전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KPI뉴스 / 김광호 기자 kh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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