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서울공항 이전 7만호…군공항 이전 조율 난제
지자체와 협의도 걸림돌…공공주도 개발 진척 없어
전문가·정치권 "시장 주택 공급을 유도할 정책 필요"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가 4일 "성남 서울공항을 이전해 3만호의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전날 기본주택 100만 호를 포함해 임기 내 주택 250만 호를 공급하겠다고 발표한데 대해 맞불을 놓은 것이다.
앞서 이 지사의 '기본주택' 구상에 대해 야권과 전문가들이 부지와 재원 마련 방안 등이 불투명하다고 지적하자 이 전 대표는 공급지를 특정해 차별화를 꾀한 것으로 보여진다. 그러나 야권과 부동산 전문가들은 두 후보 공약 모두에 대해 '실현 가능성이 의문'이라며 우려를 제기했다.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이날 이 지사의 기본주택 공약을 두고 "임대주택 이름을 바꿔치기해 기본주택으로 팔아먹었다"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공공 주도의 주택 공급이 지닌 한계는 공공임대주택의 공실로 증명됐다"고 짚었다. 있어도 입주하지 않는 공공임대 주택을 몇백만 호씩 늘린들 무슨 의미가 있냐는 지적이다.
이 지사는 전날 기본주택 정책 발표 시 "대상이 주거취약계층으로 한정돼 있고 열악한 환경 등으로 기피 대상이 되는 현행 장기공공 임대주택과는 차이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핵심 역세권 등 입지가 좋은 곳'을 전제하는 기본주택 부지와 관련해선 "구체적 위치를 지금 특정하긴 어렵다"고 즉답을 피했다. 앞뒤 없이 숫자만 앞세운 포퓰리즘성 공약이라는 혹평이 나오는 이유다.
부지가 특정된 이 전 대표의 공약에도 문제는 남는다. 서울공항이 군공항인 만큼 안보 측면에서 쉽게 이전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미국 대통령이 방한할 때도 민간인이 이용하지 않는 서울공항을 통해 입국했던 만큼 서울공항은 군 공항 역할을 하고 있으며 휴전국가로서의 입지도 생각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연구원은 또 "서울 같은 메가시티는 김포공항만이 아닌 추가적인 도심인접공항이 갖는 가치를 무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정부와 지자체 간 협의도 넘어야 할 산이다. 현재까지 개발되지 않은 공공 소유의 부지도 지자체와의 합의 과정에서 개발에 제동이 걸린 상태다. 정부가 일단 정책을 내고 나중에 협의하려니 벌어지는 사태다.
국토교통부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8·4 대책에 포함된 공공부지를 활용한 공급 물량 3만3000가구 중 현재까지 개발 계획이 확정됐거나 지구지정이 완료된 곳은 전무하다. 올 상반기 지구지정을 마무리하려던 태릉골프장(1만 가구) 개발은 노원구청 등의 반발로, 과천정부청사(4000가구) 개발은 과천시와 주민 반발로 사업을 접었다. 마포구 서부면허시험장(3500가구), 상암DMC 유휴부지(2000가구) 개발도 진척이 없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여권 대선주자들의 공약에 대해 "수도권 내 7만 가구를 재개발이나 용적률 향상이 아닌 꼭 군공항 부지를 이용해 공급해야 하는 이유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또 "안보적 가치에 대해 정부 내에서 혹은 사회적 합의가 된 정책인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권 교수는 "정부가 주택을 공급하는 기조를 이어갈 것이 아니라 시장이 주택을 공급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정책을 내놓는 게 정치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한 야당 의원은 "공항 이전 방안은 공급 측면에서는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나쁘지 않은 만큼 여태까지 여러 정부에서 이미 논의됐고 정부 부처간 조율이 되지 않아 지금까지 실현되지 않았던 방안"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여권 주자가 어떤 공약을 던지든 숫자를 앞세우기보다 정확한 분석과 실현 가능성을 전제해야 한다"며 "현 정권이 역대 어떤 정권보다 부동산 문제로 국민들을 고통스럽게 했던 것을 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KPI뉴스 / 조채원 기자 cc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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