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풀이되는 '집값 고점론'…"호소한다고 집값 잡히나?"

김이현 / 2021-07-28 11:40:09
"공급 부족이 집값 급등 주원인 아냐…기대심리 현저히 커져"
전문가들 "수요자 탓하는 원론적 얘기…과거 비교도 부적절"
정부가 또다시 '집값 고점론'을 꺼내 들었다. 과도한 수익 기대심리와 투기수요, 불법거래로 인해 부동산 가격이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는 것이다. 정부는 투기근절, 대출 규제 등 정부 방침을 재확인하며 시장참여자에게 "진중한 결정을 해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시장에 혼선을 주고 있는 정책에 대해선 별도 언급이 없어 '남 탓'만 되풀이했다는 지적이다.

특히 부동산 대책에서 기존 대책만 재확인했을 뿐, 시장이 기대한 새로운 대책은 눈 뜨고 찾아봐도 없다. 제대로 된 원인 분석도, 향후 대책도 전무한 '대국민 읍소'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8일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부동산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에서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낭독하고 있다. [뉴시스]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금융위원회, 경찰청은 28일 합동 브리핑에서 집값 거품 경고, 대출 규제·단속 강화 등이 담긴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했다.

그러나 담화문 내용에 새로운 메시지는 없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공급 부족'이 현 시장 상황을 가져온 주요 원인은 아니라고 반박하면서 집값의 조정 가능성을 예고했다. 과거부터 말한 내용을 되풀이한 것이다.

전문가들의 평가는 날카로웠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은 "시장 상황을 앞으로 어떻게 풀어나가겠다는 것인지에 대한 제시가 없었다"며 "수요자만 탓하는 원론적인 얘기만 나왔다"고 꼬집었다. 

그는 "대국민 호소한다고 집값이 잡히겠냐"며 "시장에서 기다리는 것은 숫자뿐인 공급 계획 이야기가 아닌, 좀 더 발전된 대책"이라고 강조했다. 

김성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부동산건설개혁본부 국장은 "부동산 실책으로 집값이 떨어지지 않고 있는데 기대심리, 수급조절, 투기심리 등 과거 엉터리 진단을 여전히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부가 공급을 늘리고, 시장에 신호를 주고, 신도시 사전청약까지 해도 집값이 안 떨어지는 이유는 잘못된 공급시스템 때문"이라며 "이번에도 주택 정책으로 경기부양하겠다는 것을 재확인하는 꼴"이라고 덧붙였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정부에서 과거 사례를 언급하며 집값 조정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지만, 당시에는 외부충격에 의해서 집값이 빠지던 시기였다"며 "정부의 주택공급 확대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명하고, 집값 고점론 등 대국민 호소만으로는 시장에서 안정 요인으로 작동하기 어려운 환경"이라고 지적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도 "정부는 지난 10년과 비교하면 주택공급량이 평년 수준이라고 주장하지만, 환경 여건이 달라졌음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5~10년 전은 폭락론이 득세하던 시기였고, 지금은 주택 매수쪽으로 군중심리가 쏠려있다"며 "대국민 호소에만 의지하기보다 평년 수준의 주택공급량으로는 시장 수요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시장이 불안정한 원인을 파악하지 못한 채 안정될 거라고 선언만 되풀이하는 것으로 효과를 보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서 학회장은 "가구수 증가율과 소득수준 등이 달라지는데 과거와 비교해 공급자체는 문제가 아니라고 말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현재 상황을 살펴볼 때, 주택이 본격 공급되는 2025년까지는 집값이 고점에 이르렀다고도 보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KPI뉴스 / 김이현 기자 ky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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