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찾은 윤석열 "다른 지역이면 민란 났을 것"…與 "지역감정 조장"

조채원 / 2021-07-20 20:12:03
정치선언 이후 '보수의 심장' TK 첫 방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0일 '보수의 심장' 대구를 찾았다. 정치 선언 이후 첫 방문이다. 최근 지지율 하락세의 반등을 노리는 만큼 대구 민심잡기에 적극적이었다.

문제는 대구를 치켜세우는 데 '민란'이란 단어를 활용한 데서 비롯됐다. 윤 전 총장이 "코로나19 초기 확산이 대구가 아니고 다른 지역이었다면 질서 있는 처치나 진료가 안 되고, 아마 민란부터 일어났을 것"이라고 말한 것이다. 지역감정을 조장한다는 논란이 일면서 여권에서 일제히 비판을 쏟아냈다.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0일 오전 대구 경제 살리기 간담회를 위해 대구 중구 서문시장을 찾아 시민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윤 전 총장은 이날 오전 2·28민주화운동기념탑을 참배를 시작으로 'TK 민심의 바로미터' 서문시장, 코로나19 전담병원인 계명대 동산병원에서 대구 민심을 경청한 후 대구 창조경제센터에서 일정을 마무리했다.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에서 의료진을 격려한 윤 전 총장은 지난해 여권 일각에서 나온 '대구 봉쇄' 발언을 꺼내들었다.

윤 전 총장은 "대구에서 코로나19 확산을 저지하려는 의료진과 시민들의 노력을 지원해주기는커녕, 중국 우한처럼 대구를 봉쇄하자는 철없는 미친 소리까지 막 나왔다"며 "시민들의 자존심이 상하고 상실감이 컸을 것"이라고 강도 높게 성토했다.

그러면서 윤 전 총장은 "현 정권이 K방역 덕을 톡톡히 봤는데, K방역을 만들어낸 곳은 바로 이곳"이라고 했다. 그는 "초기 확산이 대구가 아니고 다른 지역이었다면 질서 있는 처치나 진료가 안 되고, 아마 민란부터 일어났을 것이다. 깊은 경의를 표한다"고 찬사를 보냈다.

논란은 "다른 지역이었으면 민란부터 일어났을 것"이라는 말에서 시작됐다. 해당 발언에는 대구가 타 지역보다 우월하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지역감정에 불을 붙인다는 지적이 일자 윤 전 총장은 "지역감정이 어디를 말하는 거냐. (대구시민이) 그만큼 인내심을 갖고 질서 있게, 차분하게 위기를 극복했다고 이해해달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여권을 중심으로 논란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는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윤 전 총장의 '민란 발언'에 "그야말로 '억까'(억지로 까기) 정치이자 시대에 뒤떨어진 구태정치"라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국민을 분열시키고 대구의 지역감정을 갖게 하는 언어를 하는 것은 대통령 예비 후보 격에 맞지 않다"고 꼬집었다.

여당 대권주자들도 한마디씩 거들었다. 정세균 후보는 페이스북에 "대구로 피어난 국민 통합의 정신을 정쟁의 도구로 삼아서야 되겠냐"며 "대한민국 대통령을 하겠다는 분 맞느냐"고 반문했다. 박용진 후보도 페이스북에 "도대체 어느 지역의 국민들이 민란을 일으킬 것이라고 장담하시는 거냐"며 "국민을 분열시키고 폄하하는 정치를 하시려면 당장 그만두라"고 질타했다.

이날 윤 전 총장은 가는 곳마다 대구 시민들을 치켜세우고 몸을 낮췄다. 지지세가 높은 영남권 민심과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향수를 지닌 강경 보수층을 겨냥한 행보로 풀이된다. 국민의힘에 입당한 최재형 전 감사원장,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등 범야권 대항마들이 속속 등판하는 가운데 보수 텃밭 민심을 확실히 다진다면 선점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셈법이다.

윤 전 총장은 이날 2·28 민주운동기념탑을 참배한 후 "대구에서만 세 번을 근무하며 많은 분들을 만났는데 기득권을 수호하는 그런 식의 보수는 이 지역에 전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TK는 기득권을 타파하고 나라의 미래를 먼저 생각하는 아주 리버럴하고 진보적인 도시라고 생각한다"고 호평했다.

윤 전 총장은 1994년 사법연수원 수료 이후 대구지검에서 초임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2009년 대구지검 특수부장으로 근무했다. 박근혜 정부 시절이던 2014년에도 국정원 사건 관련 좌천성 인사로 대구고검 검사를 지냈다.

이어 윤 전 총장은 대구 서문시장을 방문해 상인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그는 "대구경제가 어렵고 또 코로나로 인해서 가장 직격탄을 받은 곳이 서문시장이란 말을 듣고 참 마음이 안타깝고 아팠다"며 "현장에서의 애로사항을 직접 듣는 게 제가 앞으로 정치를 해나가고 국민을 살피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위로를 전했다.

KPI뉴스 / 조채원 기자 cc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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