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법으로 증거수집에 한계…제도 개선엔 공감
"고비용화 등 제도개선 부작용에 대한 연구 부족" "특허 보호 강화에 있어 각계의 현실적 부작용 우려가 큰 것은 알지만 그럼에도 지적재산권 보호를 위한 제도 선진화는 필요하다."
미국식 증거개시제도(디스커버리) 도입을 위한 토론의 장이 한국지식재산기자협회와 카이스트 공동 주최로 14일 열렸다. '한국형 디스커버리,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 컨퍼런스로, 줌(Zoom) 화상회의 채널을 통해 생중계됐다.
논의의 물꼬는 이미 터진 상태다. 김정호·이수진·이주환 의원은 한국 특허법에 미국식 증거개시제도를 일부 도입하는 개정안이 발의했다.
증거개시제도란 재판개시전 당사자간 증거를 상호 공개하는 제도다. 현행 제도로는 원고의 증거수집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남영택 특허청 산업재산보호정책과장은 축사에서 "그동안 여러 법 개정을 통해 특허침해 입증 개선을 위한 노력이 이루어져왔지만 원고 승소율은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며 "현행법으로는 증거수집에 한계가 있는 것이 그 원인으로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개정안 도입에 대한 우려 의견도 많았다. 이후동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소송의 고비용화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미국 사례를 보면 고비용 문제로 소송을 주저하는 경우도 많다"며 "디스커버리 제도를 국내에 도입하면 같은 문제가 염려되는데 국가 전체로 봤을 때 효율적인지에 대한 활발한 토론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라 밝혔다.
안기현 반도체산업협회 전무 역시 우려를 표명했다. 이번 개정안의 요지인 특허법 위반 조사의 정밀화에는 동의하나 부작용에 대한 연구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는 "법 개정 시 여러 부작용이 생길 텐데, 이에 대한 전문적 연구는 부족한 상황"이라며 "예측 못한 부작용으로 한 기업의 훼손을 넘어 한 산업이 훼손되면 이는 곧 국가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기에 면밀한 분석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후동 변호사는 법 개정에 앞서 미국처럼 변호사의 영업비밀이 잘 지켜지는 환경 조성의 선행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변호사는 "피고의 방어권 보호를 위해 미국에서는 변호사와 클라이언트 간의 소송 관련 영업비밀이 엄격하게 보호받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로펌이 압수수색 당하는 등 영업비밀이 제대로 지켜지는 환경이 조성되지 않은 상황"이라 말했다.
제도 개선안에 동의하는 의견도 있었다. 조은지 인텔렉추얼데이터 팀장은 "세계적으로 지식재산권 보호를 위해 디스커버리 제도 시행이 확대되는 추세"라며 "새로운 제도를 도입해 국내기업이 세계 어디에서도 특허 소송에 대비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나가야 할 시점"이라 주장했다.
김용철 한국지식재산기자협회 회장은 마무리 발언에서 "특허청의 특허보호 강화에 있어 현실적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며 "그럼에도 지적재산권 보호를 위한 제도 선진화는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허 시스템은 새롭고 유용한 제품을 발명하는 천재들에게 불을 붙인다"는 미국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의 연설을 인용하며 지식재사권 보호를 위한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재차 역설했다.
KPI뉴스 / 김해욱 기자 hwk1990@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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