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캠프' 구성나선 김동연…당밖 '빅3' 행보 주목

장은현 / 2021-07-09 17:13:30
지난달 "나라, 이렇게 가서는 안 된다" 대선출마 암시
정책비전 담은 책 출간예정…정치입장 밝힐지 주목
정치권 "제3지대, 의미 없어…여야관계 설정할 것"
문재인 정부 초대 경제부총리를 지낸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9일 정치권에선 김 전 부총리 측이 대선 캠프에 함께 할 인사를 영입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왔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에 이어 김 전 부총리도 곧 정치 선언을 공식화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지난 8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부친 최영섭 예비역 대령의 빈소로 들어서고 있다. [뉴시스] 


김 전 부총리는 지난달 20일 사단법인 '유쾌한 반란' 이사장 자격으로 명동성당 노숙자를 대상으로 무료급식 봉사 활동을 했다. 유력 대권 주자로 떠오른 이후 나선 첫 공개 행보였다. 그는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나라가 더는 이렇게 가서는 안 된다는 절실한 생각을 한다"며 대선 출마를 암시했다. 김 전 부총리는 조만간 사회 여러 문제에 대한 해법을 담은 책을 출간할 계획이다.


김 전 부총리까지 등판하면 현 정부에서 사정기관장을 지낸 두 명의 장관급 인사에 더해 부총리 출신이 대선에 나서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게 된다. 정치권에서는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이 시작된 만큼 김 전 부총리가 여당에 둥지를 틀 가능성은 적다고 입을 모은다. 김 전 부총리도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의 '구애'에 대해 "글쎄, 그건 그 분의 생각이다"라며 선을 그은 바 있다.

국민의힘도 윤 전 총장과 최 전 원장과 달리 김 전 부총리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다. 권영세 대외협력위원장은 전날 언론 인터뷰를 통해 "개인적으로 아는 사이가 아니라 간접적으로 연락할 생각이지만, (여야 중 어느 쪽인지) 태도를 분명히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선준비위원회에서 전략기획부총장을 맡은 성일종 의원은 이날 UPI와의 통화에서 "개인적으로 아는 사이고 국민의힘에 들어오면 당연히 좋다"면서도 "본인 의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성 의원은 "아직 입당과 관련해서는 정해진 바가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여야 인사들과 두루두루 친분을 맺고 있는 김 전 부총리가 독자적으로 대선 행보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 전 부총리와 각별한 사이로 알려진 시대전환 조정훈 의원은 지난달 25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기존 정치가 아니라 문제를 풀고 미래로 나아가고 통합하는 '신주류'를 만드는데 더 관심이 필요한 게 아닌가 (생각하더라)"라고 전했다. 윤 전 총장처럼 당 밖에서 세력을 확장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한국 정치사에서 '제3지대 대통령'이 탄생한 적은 아직까지 없다. 거대 양당 정치에 대한 국민적 신뢰가 무너질 때마다 정치권 밖에서 새로운 바람이 불었으나 유의미한 결과물을 내놓은 인물은 적다. 1992년 정주영, 2002년 정몽준, 2017년 안철수가 각각 통일국민당, 국민통합21, 국민의당을 만들어 대선에 나갔으나 모두 낙선했다.

김근식 경남대 사회학과 교수는 "제3지대는 별로 의미가 없을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독자 노선이 유효할 때는 야당이 형편없을 때 가능한 시나리오다. 그러나 현재 국민의힘은 지지율이 높고 인기를 끌고 있어 입당 후 대선 준비를 하는 것이 김 전 부총리에게 더 유리할 것 같다는 게 김 교수의 설명이다.

김 교수는 "민주당과 국민의힘 각각에 가까운 지인을 두고 있는 것은 김 전 부총리의 장점"이라며 "곧 출판 기념회를 진행한다고 하는데 아마 그 자리에서 여야 등 관계 설정을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11월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선출된 후 제3지대 후보와 막판 단일화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김 전 부총리와 달리 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에 입당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연일 야권 인사와 만나며 '정권 교체'라는 대 목표에 있어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야권 주자로 분류되는 최 전 원장도 부친 장례가 마무리되면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부친인 고(故) 최영섭 예비역 해군 대령은 최 전 원장에게'大韓民國(대한민국)을 밝혀라!, 在臣(재신·첫째의 이름)이 지도(指導) 하(下)에 인화(人和·서로 화합)로 뭉쳐라. 祈幸福(기행복·행복을 기원한다)'이라는 내용이 담긴 육필 유언장을 남겼다.

세 사람 모두 문재인 정부 관료 출신이라는 점과 친문 압력에도 소신을 지켰다는 점에서, 본격 등판 시 현재의 '윤석열 1강' 구도에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KPI뉴스 / 장은현 기자 e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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