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출신 친문들, '송영길 때리기'…대선판 흔드나

허범구 기자 / 2021-07-07 10:22:01
강기정, 宋에 "듣는 대깨문 얼마나 열받겠는가"
최재성 "당대표가 최대 리스크"…김종민도 가세
친문, 宋·이재명 견제…이낙연·정세균 등 지원?
宋, 경선연기·면접관 논란 이어 리더십 시험대
청와대 참모 출신들이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의 '대깨문' 발언을 잇따라 작심하고 비판했다. 최재성과 강기정. 강성 친문과 원조 친문. 둘 다 친문 핵심이다. 모두 정무수석을 지낸 것도 공통점이다.

당내 친문 강경파도 보조를 맞췄다. "비주류 마인드에서 벗어나야한다"는 것이다. 

강 전 수석은 지난 6일 밤 KBS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 출연해 송 대표의 대깨문 발언에 대한 평가를 요청받고 "부적절했다"고 밝혔다.

▲ 청와대 강기정 전 정무수석이 지난해 10월 12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검에서 김봉현 및 조선일보 손해배상 소장 접수에 앞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며 머리카락을 쓸어 넘기고 있다. [뉴시스] 

송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을 지키겠다며 '대깨문'(대가리가 깨져도 문재인)이라고 떠드는 사람들이 '누가 되면 야당이 낫다'고 안일하게 생각하는 순간 문 대통령을 지킬 수 없다"고 말해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

강 전 수석은 "송 대표가 '2008년에 소위 대깨문 진영이 정동영 당시 후보를 돕지 않았다'라고 한 것은 팩트가 틀리고 적절한 발언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어 "송 대표도 '누가 되든 단합하자', '원팀이 되자'라는 걸 강조하는 과정에 나왔다고 해명한 것도 맞지만, 그렇더라도 그렇게 얘기하면 소위 대깨문들이 얼마나 열받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우리가 언제 정동영을 안 찍었다는 거냐. 얼마나 열받아요"라고도 했다. 친문 강성 지지층의 들끓는 불만과 반감을 대변한 셈이다.

최재성 전 수석은 앞서 지난 6일 오전 페이스북을 통해 "당대표가 당 최대 리스크 요인이 됐다"고 직격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까지 소환하며 송 대표를 조목조목 질타했다.

최 전 수석은 "송 대표는 노 대통령님의 어려움과 위기, 특히 퇴임 후 절체절명의 시간까지 무엇을 했느냐"고 물었다. 이어 "그때 노 대통령님이 입맛에 썼던지 뱉어냈던 송 대표"라고 쏘아붙였다. "송 대표의 감탄고토(甘呑苦吐) 습성을 걱정하게 된다"고도 했다.

▲ 청와대 최재성 전 정무수석 페이스북 캡처

그는 "당대표는 안으로 갈라치기 하면 안 된다"며 "자기 정치한다는 오해를 사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친문 강경파인 김종민 전 최고위원이 7일 송 대표가 비주류로 분류되는 점을 걸고 넘어졌다.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 인터뷰에다.

김 전 최고위원은 "이런 방식으로 당을 이끌면 안 된다는 교훈을 얻어야 된다"며 '탈 비주류 마인드'를 촉구했다. 송 대표가 비주류여서 사사건건 당내 주류인 친문에게 어깃장을 놓고 있다는 인식이 읽힌다.

그는 "당 대표는 비주류가 아니다"며 "이른바 친문이라든가 우리 지지층을 부르는 용어가 있는데 '대깨문'이 뭔가"라고 힐난했다.

강·최 전 수석은 문 대통령의 '정치 의중'을 전하는 참모 노릇을 앞뒤로 했던 인물이다. 그런 만큼 송 대표를 앞다퉈 직공한 것은 '문심(文心)'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 청와대에 미칠 정치적 부담이 클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런데도 둘이 송 대표를 협공한 것은 대깨문 발언에 대한 친문 주류의 충격과 반발이 상당함을 시사한다. 송 대표를 그냥 둬선 안된다는 위기감이 작용해 경고음을 낸 것으로 읽힌다. 송 대표 취임 두달만에 친문이 '허니문은 끝났다'고 선언한 것이다.

친문 세력이 '송영길 때리기'를 통해 여권 1위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에 대한 반격에 나섰다는 해석도 나온다. 강성 친문과 당원들은 '송 대표가 이 지사에게 기울어 불공정 경선을 주도한다'는 여론몰이에 주력하는 분위기다.

최 전수석은 "당대표가 이미 특정후보를 지지하고 있다고 밝힌 셈"이라고 했다. "친문이 대선판 흔들기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대선후보 경선에서 비문 이 지사에게 밀리는 범친문 이낙연·정세균 후보를 측면 지원하기 위해 강·최 전 수석이 '송영길 저격'에 총대를 멘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송 대표는 안 그래도 울고 싶은 상황이다. 사방에서 파열음이 나면서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아서다. 가장 큰 문제는 경선 관리 중립성이 자꾸 도마에 오르는 일이다. '반이재명' 주자들이 틈만나면 송 대표에게 항의하는 상황이다. '대깨문' 발언 뿐만 아니다.

송 대표는 취임후 경선 일정 연기 문제에 대해 반이재명 주자들의 거센 저항과 내홍 끝에 결국 '원칙론'을 고수한 이 지사 손을 들어줬다.

또 '조국 흑서' 저자 중 한 명인 김경율 회계사를 대선후보 면점관에 기용하려다 곤욕을 치른 뒤 포기했다. 경선 연기에 실패한 반이재명 진영은 사퇴 운운하며 송 대표를 거칠게 몰아붙였다.

그러다 대깨문 발언 파문이 터진 것이다. 송 대표 리더십이 시험대에 오른 형국이다.

정세균 후보는 "경선관리가 불공정한 측면이 있다"며 송 대표를 공격했다.

송 대표가 지난달 8일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는 의원 12명에게 내린 탈당·출당 권유 조치는 한달이 됐는데도 마무리를 하지 못하고 있다. 우상호 의원 등 5명은 탈당 불가를 외치며 버티고 있다. 당내에선 '비상징계권 카드'를 통해 강제로 내보내야한다는 의견이 적잖다.

송 대표는 그러나 관훈클럽 초청토론회에서 "고려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중도층과 2030세대를 끌어안기 위해 당 이미지 변화를 시도해온 송영길 대표. '조국 사태' 사과와 부동산 정책 조정, 대깨문 발언 등은 그 일환이었다. 청와대, 나아가 문 대통령과의 차별화도 진행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친문들 반격 앞에 송 대표의 선택이 주목된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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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범구 /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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