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59일 아들과 등원한 용혜인, '아이 동반법' 산파 되나

장은현 / 2021-07-06 14:45:01
'아이 동반법' 통과 촉구 위해 아기 유아차에 태워 등원
"갓난아기를 떼놓지 않고도 일 할 수 있는 환경 만들 것"
지난 5일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의 등원이 화제가 됐다. 생후 59일 된 아들 '튼튼이'(태명)를 유아차에 태우고 국회에 출근했기 때문이다. '아이 동반법' 제정을 촉구하기 위한, 일종의 시위였다. 

용 의원이 대표발의한 '아이 동반법'은 '정기적인 수유가 필요한 24개월 이하의 자녀도 국회 회의장에 출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임기 중 출산하는 의원들의 의정 활동을 보장하기 위한 법이다.

현재 국회법은 회의장에 출입할 수 있는 사람을 의원·국무총리·국무위원 또는 정부위원, 그 밖에 의안 심의에 필요한 사람으로 제한하고 있다. 만약 그 외의 사람이 회의장에 출입하려면 국회의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이 지난 5일 아들을 유모차에 태우고 국회의사당에 들어서고 있다.[뉴시스]

용 의원은 6일 UPI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법과 제도를 만드는 국회에서부터 일과 육아의 병행이 가능한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용 의원은 "앞으로도 임신과 출산, 육아 등과 관련해 여러 입법 계획을 가지고 있다"며 "그 시작을 아기와 함께 해서 기쁘다"고 말했다.

ㅡ아기와 함께 국회에 출근해보니 어땠나

"갓난아기를 떼어놓지 않고도 일을 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좋았다. 아쉬웠던 점이라면, 국회는 비교적 육아 시설이 잘 갖춰져 있는 곳인데 그럼에도 불편한 점이 있었다. 본청 수유실은 1인용 소파 하나만 놓여 있어서 한 사람만 이용할 수 있었고, 세면대는 있지만 비누는 없었다. 기저귀 교환대도 있었지만 기저귀를 버릴 수 있는 쓰레기통은 없었다. 이렇게 부족한 시설 문제도 있었고, 유아차를 끌고 다니다보니 시간이 오래 걸리는 점도 불편하긴 했다."

ㅡ'아이 동반법'이 통과되면 그런 문제가 해결되나

"'아이 동반법'은 육아로 인해 정치 참여 권리가 제한되는 것을 막는 법안이다. 성별과 관계 없이 누구든지 아기를 봐야 할 상황이 생길 수 있으니 이를 보장하자는 취지에서 발의한 법이라고 보면 된다. 국회에서 먼저 이 법이 도입되면 사회 전반에 영향을 줄 것이라 생각하고, 이를 계기로 시설이나 환경에서의 부족한 점 등 많은 문제가 논의될 거라 기대한다."

ㅡ'아이 동반법'이 21대 국회에서 처음 발의된 것은 아닌데

"20대 신보라 의원이 비슷한 법안을 발의했다. 그러나 국회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21대 국회에는 20대 때보다 청년도 많고 더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한 의원들이 많으니 폐기되지 않고 조속히 통과되리라 생각한다. 이전까지는 '필요성'을 체감하지 못했던 것이라 생각하고 앞으로 출산, 육아 등과 관련한 법안을 발의할 계획이다."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신보라 전 의원은 20대 국회 때 '24개월 이하 영아 회의장 동반 출입법'과 '국회의원 출산전후 휴가보장법' 등을 발의했다. 2019년 당시 신 의원은 문희상 국회의장에게 본회의장에 아기를 데리고 출석하게 해달라고 요청했으나 허락을 받지 못했다. 당시 신 의원이 발의한 법안이 논의 중인 상황이어서 다른 의원의 입법 심의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게 이유였다.

ㅡ국회는 육아 환경이 좋은 편이다. 우리 사회 곳곳엔 출산 휴가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임신, 출산, 육아에 있어 공공성을 강화하는 법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우선 임신과 출산의 과정을 경험하면서 의료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검사를 받거나 약을 처방받는 것 등에서 발생하는 모든 비용이 개인 부담으로 남더라. 또 남성 육아휴직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도 찾아보려 한다. 이 제도를 잘 활용하면 부부의 육아 걱정이 크게 줄어들 것이다. 이 밖에도 직장에서 보육 시설을 지원하지 않는 사람들을 위한 공공 보육 환경을 마련할 것이고, 육아로 경력단절을 겪는 여성과 이로 인해 발생하는 임금 격차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 유럽 등 선진 외국에선 이제 의원이 아이와 함께 등원하는 풍경이 낯설지 않다. 리치아 론줄리(이탈리아) 유럽의회 의원이 원조 격이다. 그는 2010년 생후 44일 된 딸을 안고 등원했고, 6년간 꾸준히 딸을 데리고 등원하는 모습이 중계됐다. 론줄리 의원이 질의하려는 순간 딸이 코를 잡으며 장난치고 있다. [리치아 론줄리 페이스북 캡처]

KPI뉴스 / 장은현 기자 e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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