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때리는 조국·추미애…"尹에 빛 더 쏴주려나"

허범구 기자 / 2021-06-30 10:05:37
曺, '죽창가'로 文정부 대일기조 비판한 尹에 발끈
2년만에 죽창가 올려 "역사없는 대선출마 선언"
秋 "尹 특권의식 쩔어…전두환도 정의 내세웠다"
"'尹시간' 만드는 曺…尹에 빛 더 쏴주는 秋" 지적

"일본 정부와 유사한 역사의식에 경악한다."(조국)
"그야말로 특권의식에 쩔어있다."(추미애)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앙숙인 조·추 전 법무부 장관. 윤 전 총장의 대권도전을 문제삼아 독설을 퍼부었다. 켜켜이 쌓인 악감정이 읽힌다.

조 전 장관은 30일 페이스북에 1980년대의 대표적 운동권 가요 '죽창가'를 다시 올렸다. 청와대 민정수석 재직시인 지난 2019년 7월 이후 약 2년 만이다. 이보다 한 시간 전에는 페북을 통해 "(윤 전 총장의) 일본 정부와 유사한 역사 의식에 경악한다"고 성토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30일 페이스북에 다시 올린 '죽창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29일 한일관계 경색 원인으로 죽창가를 들어 조 전 장관을 겨냥했다. [페이스북 캡처]


조 전 장관이 이날 새벽에 죽창가를 올린 건 윤 전 총장에 대한 분이 풀리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윤 전 총장은 전날 대선 출마 기자회견에서 "이념편향적 죽창가를 부르다 한일관계가 망가졌다"며 조 전 장관을 겨냥했다.

조 전 장관은 민정수석 때인 2019년 7월 일본이 한국에 대한 수출을 규제하자 죽창가를 올리는 등 대일 강경 기조를 주도했다. 윤 전 총장 주장에 발끈한 그는 "윤석열씨의 역사의식 없는 대선출마 선언을 접하고 다시 올린다"며 '죽창가'를 공유했다.

그는 앞서 전날 페북 글에서 "2019년 7월 13일 죽창가를 (페이스북에) 올린 사람으로서 윤석열씨에게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세 가지 질문을 던졌다. '귀하는 2012년 및 2018년 대법원의 강제징용 노동자 판결에 동의하는가' 등이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 29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죽창가'를 들어 문재인 정부의 대일 외교를 비판하자 페이스북에 올린 글. [페이스북 캡처]


조 전 장관은 윤 전 총장의 이 발언에 대해서도 트위터에서 "현 정부 때문에 한일관계 망가졌다?"는 글을 쓰며 반박했다.

추 전 장관도 가만있지 않았다.

그는 전날 저녁 MBC 라디오 '표창원의 뉴스 하이킥'에 출연해 윤 전 총장의 대선출마에 대해 "반헌법 반법치의 도전장으로 보였다"고 직격했다. 이어 "타인의 예외는 불법이라고 검찰수사를 가혹하게 하고 자신의 예외는 특권이니까 국민이 이해할 것이라 하면 그야말로 특권의식에 쩔어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 29일 서울 동작구 서울여성프라자에서 아트홀 봄에서 열린 최문순 강원도지사 저서 '당신은 귀한 사람' 북콘서트에서 축사하고 있다. [뉴시스] 


추 전 장관은 "윤 전 총장의 공정과 정의, 자유는 검찰 권력을 이용한 거니까 민생에 와 닿는 진짜 공정, 법치라고 이해받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전두환 씨도 정의를 내세웠다"고 했다.

자신이 윤 전 총장 정치적 체급을 키웠다는 지적도 반박했다. 추 전 장관은 "언론이 추-윤갈등이라고 갈등 프레임으로 몰고 갔다"라며 "70년 만에 검찰개혁을, 국민의 인권보호를 위해 선진사법으로 가려고 하는데 대해 저항하는 본질을 보지 못하고 갈등 논리로 만들었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선 '조국·추미애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적잖게 제기돼 왔다. 두 사람의 '윤석열 때리기'가 격화하면서 우려가 현실화하는 양상이다. 한 정치 전문가는 "두 사람이 제 잇속 챙기려고 윤 전 총장을 틈만나면 공격한다"며 "내년 대선을 위해 중도층을 잡아야하는 여당에겐 죽을 맛"이라고 말했다.

친노(친노무현) 원로 인사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지난 25일 추 전 장관 대선 출마에 대해 "사실상 쫓겨난 사람"이라며 "성찰하고 자숙하고 지내야지, 저렇게(대선 출마) 하는 게 정말 제 상식으로는 이해가 안 간다"고 질타했다.

유 전 총장은 "(추 전 장관이) 지금 더 빛을 윤석열 총장한테 더 쏘여주겠다는 사명감을 갖고 저러는 게 아닌가 하는 느낌을 받는다"고 꼬집었다.

조 전 장관이 회고록 '조국의 시간'을 발간했을 때 윤 전 총장에게 반사이익만 줄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지금 조 전 장관이 '윤석열의 시간'을 만들어주고 있다"는 지적이 당내에서 나온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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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범구 /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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