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이 나쁜 선례 수두룩"…최재형 질타했다 역풍

허범구 기자 / 2021-06-29 10:09:01
정의화 "崔, 바람직하지 않다? 내로남불 연장선"
권경애 "대통령 본인이 하기엔 민망한 논평"
장진영 "그렇게 말할 자격 있나…안하는게 나아"
원희룡 "임기보장에 대해 말을 꺼낼 자격 없다"
"되로 주고 말로 받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탓했다가 역풍을 불렀다. 문 대통령은 지난 28일 최 전 원장 사표를 수리하며 "바람직하지 않은 선례를 남겼다"고 했다. "감사원장 임기 보장은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며 중도 사퇴한 최 전 원장을 질타한 것이다.

▲청와대 박경미 대변인이 28일 청와대 브리핑룸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최재형 감사원장 사표 수리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그러자 "그렇게 말할 자격이 있냐"는 쓴소리가 꼬리를 물었다. '내로남불'이라는게 골자다.

정의화 전 국회의장은 29일 "내로남불의 연장선"이라며 문 대통령을 직격했다. 정 전 의장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정치적 중립성을 요구받는 기관이 권력의 외풍에 끊임없이 시달리는 비민주적이고 반헌법적 국가 운영이 바로 아주 나쁜 선례"라고 받아쳤다. 이어 "원전 감사에서 보여줬듯 최 전 원장은 살아있는 권력에 굴종하지 않고 감사원의 독립성을 지켜내 좋은 선례를 남겼다"고 강조했다.

정 전 의장은 "검찰총장, 감사원장이 임기 도중 물러나고 아직 시퍼렇게 살아있는 권력과 다른 길을 가는 기현상이 벌어지는 것은, 순전히 현 정권이 원인을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금의 정권에 더 기대할 바는 아니지만 본연의 자세를 지킨 사람들이 왜 이 정권의 연장을 멈추고자 하는지 그 원인부터 성찰했으면 한다"고 주문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비서실장을 지낸 장진영 변호사는 이날 CBS 라디오 '김종대의 뉴스업'에 출연해 "문 대통령이 그런 말씀을 하실 자격은 없지 않나라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장 변호사는 "문 대통령이 차라리 말씀 안 하시는 게 더 나았다고 생각한다"며 "좋지 않은 선례임에는 틀림없으나 전례가 없었던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만 해도 법관이나 검사직에 있다가 총선에 데뷔하는 분들이 줄줄이 있었다"며 "민주당 이수진 의원은 사법부 공무원으로 있다가 바로 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국흑서 공동저자인 권경애 변호사는 전날 페이스북에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선례들을 수두룩하게 만들어 놓은 대통령 본인이 하기에는 민망한 논평"이라고 꼬집었다.

권 변호사는 "범죄혐의 있는 자들을 고위공직에 임명하거나 기소된 자들을 승진시켜 법무부와 검찰 간부진을 범죄자로 채우고 정권 핵심인사를 수사했다고 검찰총장을 징계하는,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선례들을 수두룩하게 만들어 놓았다"고 문 대통령을 비판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도 페이스북을 통해 "바람직하지 않은 선례는 문 대통령이 가장 많이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선례를 가장 많이 만드신 분이 하실 말씀은 아닌듯 하다"는 것이다.

원 지사는 "정치적 중립성 논란은 누가 초래했느냐. 정상적인 원전자료 폐기 감사에 대해 끊임없이 정치적 논란을 부추겨 감사원장직을 더 이상 수행할 수 없게 만든 사람이 누구인가"라고 반문했다. 또 "이성윤, 이규원 등 기소된 검사를 승진시킨 것도 전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정권 수사하는 검사는 좌천시키고, 정권에 충성하는 검사는 승진시키는 선례는 역사상 최악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했다.

원 지사는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임기보장'에 대해 말을 꺼낼 자격이 없다"고 쏘아붙였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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