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항 이미지 넘어 국정 비전 제시…출마 선언문 주목
민심 투어로 외연 확장…국민의힘 입당 타이밍 관건
X파일 등 검증 본격화…발등의 불 '처가 리스크' 부담 지지율 1위 대권주자가 마침내 링 위에 오른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등판은 대선판을 뜨겁게 달굴 것이다. 안 그래도 새 잠룡들이 부상하며 예열이 진행되고 있다. 대선 레이스가 본궤도에 올랐다.
민주화 이후 정치를 안 해본 인물이 대통령이 된 적은 한 번도 없다. 검찰조직 수장이 대선으로 직행한 사례도 전무하다. '윤석열의 시험'은 아주 이례적이다. 도전과 시련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D데이는 오는 29일. 출사표를 던지는 곳이 인상적이다.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 애국·헌신의 가치를 상징하는 장소다. 대권 도전의 각오와 의미를 부각하기 좋은 선택이다.
악재 겹치고 지지율 주춤·후발주자 부상…대권 도전 선언으로 위기돌파
"문재인 정부에 저항하는 이미지 말고도 국정을 운영할 수 있는지에 대한 국민의 질문에 답해야 한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윤 전 총장에게 수차 당부한 말이다. "특별한 학습보다는 평소의 고민이 얼마나 많았나에 대해 국민이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이 대표 지적대로 윤 전 총장은 그동안 '한쪽면'만 보여줬다. 물론 그래도 '법치·민주주의 수호' 이미지를 쌓았고 국민 인기를 얻었다. 지지율 1위는 그 결과물이다.
그러나 대권 도전을 결심한 만큼 이젠 그 이상을 보여줘야한다. 그래야 '반사체' 평가를 넘어 '발광체'가 될 수 있다는게 중론이다. 윤 전 총장이 '잠행·간보기 정치'를 끝내고 직접 링에 오르는 가장 큰 이유다.
29일은 당초 '6말7초' 스케줄보다 당겨진 것이다. 더는 대권 도전 결정을 늦추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윤 전 총장 지지율은 24일 발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 32.3%로 여전히 선두를 지켰다. 그러나 직전 조사보다 2.8% 포인트(p) 떨어졌다. 지지율이 주춤하며 하락세로 접어든 조짐이다.
반면 최재형 감사원장 등 후발주자 상승세는 눈에 띈다. 최 원장은 '윤석열 대안'으로 꼽힌다.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도 마찬가지다. '다크호스' 홍준표 의원은 이날 친정인 국민의힘에 복당했다.
야권 대권지형이 급변하는데 윤 전 총장은 흔들리고 있다. 대변인 사퇴에다 X파일 논란 등 악재가 겹친 탓이다. 특히 X파일은 여권은 물론 야권도 물고 늘어지고 있다. 여야 견제가 갈수록 거세지는 것이다.
안팎의 공세를 정면돌파하려면 터닝 포인트가 절실한 게 윤 전 총장 처지다. 대권도전 선언을 통해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게 필요한 시점인 것이다. 그런 만큼 출마 선언문 내용이 주목된다.
국정·민생에 대한 구체적 비전 제시 주목…'반사체' 넘어 '발광제' 평가의 관건
윤 전 총장은 이날 대변인을 통해 "국민 여러분께 제가 앞으로 걸어갈 길에 대해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윤 전 총장이 평소 강조했던 공정·정의·상식 등이 출마 선언문을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는 국민이 잘 알고 있는 점이다.
윤 전 총장은 무엇보다 먼저 왜 대권에 도전하는지를 설명하고 국민 공감을 얻어야한다. 나라를 어떤 방향으로 이끌고 국정을 어떤 정책으로 운영할 지 명확하고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하는게 관건이다.
민생 비전을 세부적으로 담는 것도 중요 과제다. 윤 전 총장은 지난 3월 사퇴 후 경제 등 각계 전문가를 만나 대권수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성과물을 출사표에서 보여줘야한다.
국민통합 구상도 관심사다. 윤 전 총장은 적폐와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로 보수와 진보 진영에서 반감을 산 바 있다. 양쪽을 아우르는 통합의 메시지를 낼 필요가 있다. 중도층 지지는 윤 전 총장에게 최대 자산이다.
국민의힘 입당 타이밍, 尹 정치력 좌우…장모 재판 결과 검증 1차 분수령
제1야당인 국민의힘 입당은 윤 전 총장의 대선행보에서 가장 큰 변수다.
윤 전 총장은 29일 출마 선언 후 기자들과 일문일답에서 의견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즉답을 피할 가능성이 높다.
윤 전 총장은 회견 후 다양한 사람과 만나 목소리를 듣는 '민심 투어'에 나설 계획이다. 그러면서 자체 조직을 정비하고 인재를 영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대한 입당 시기를 늦추며 몸값을 올리겠다는 전략이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이 끝난 뒤 후보 등록 직전 단일화를 이루는 선거용 통합을 구상하고 있다는 관측도 일각에서 나온다.
문제는 외풍을 얼마나 견딜 수 있느냐는 것이다. 이준석 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는 입당 압력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으로선 대선주자를 모아 '원샷 경선'을 치르는게 최선의 안이다.
윤 전 총장으로선 외연을 넓히며 제1야당 입당 효과를 최대화하는 것이 숙제다. 너무 빠르면 입지가 줄어들고 너무 늦으면 실기할 우려가 있다. 윤 전 총장의 정치력과 정무 감각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검증도 중요 변수다. 윤 전 총장 자신은 물론 처가 관련 문제가 본격적으로 검증 시험대에 오를 것이다. 이미 X파일 의혹을 놓고 여야 공세가 수일째 이어지고 있다. 홍준표 의원은 이날 "윤 전 총장이 X파일 의혹을 직접 해명하라"고 거듭 압박했다. 윤 전 총장은 네거티브 대응팀을 구성해 X파일 의혹을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다.
가장 큰 부담은 처가 쪽 리스크다. 윤 전 총장 장모 최 모 씨 비리 의혹 사건은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최 씨는 23억 사기 사건에 연루돼 재판 중이다. 검찰은 징역 3년을 구형했고 1심 판결은 7월2일 내려진다.
윤 전 총장은 "최 씨가 사기를 당한 적은 있어도 누구한테 피해 준 적이 없다"고 주장해왔다. 최 씨가 유죄 판결을 받는다면 윤 전 총장에게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윤 전 총장 측은 "장모 사건에서 유죄가 나와도 윤 전 총장과는 상관 없다"고 반박한다. 재판 결과와 여론 반응이 주목된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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