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 논의 의총 앞둔 與 폭풍전야…'이재명 대 반이재명' 격돌

김광호 / 2021-06-21 14:36:13
의총 D-1 경선갈등 최고조…정세균 "연기하는 것이 바람직"
이광재, 이재명 '통 큰 결단' 촉구 vs 조정식 "원칙 무시안돼"
송영길, 최고위서 결정 예고…어느 쪽이든 '후폭풍' 불가피
대선후보 경선 일정 논의를 위한 의원총회를 하루 앞둔 21일 더불어민주당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경선 연기를 주장하는 반(反)이재명계 의원들과 연기 불가의 이재명계 의원들이 정면으로 맞서며 갈등이 정점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 여권의 대선 주자인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왼쪽부터), 이재명 경기지사, 정세균 전 국무총리. [UPI뉴스 자료사진]

민주당 지도부는 전날 밤 늦게까지 당사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격론 끝에 의총을 열기로 결정했다. 반이재명계 의원 66명이 제출한 경선 일정 논의 의총 소집 요구서를 수용한 것이다.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의총을 열어 경선 일정과 관련해 의원들의 이야기를 충분히 듣기로 했다"며 "의총에서 찬반 토론을 진행한 뒤 최고위를 열어 지도부가 토론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경선연기 여부는 최고위가 최종 결정할 전망이다.

현재 반이재명 대선주자들은 '대통령후보자 선출은 대통령 선거일 전 180일 전까지 해야 한다. 다만 상당한 사유가 있을 때에는 당무위원회 의결로 달리 정할 수 있다'는 당헌을 근거로 경선일정을 바꿀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여름 휴가 등이 '상당한 사유'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이날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경선 문제는 코로나 사태도 그렇고 상대가 어떻게 하느냐와 보조를 맞추는 것도 중요하다"며 "좀 연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이낙연 전 대표도 기자들과 만나 "개개인의 유불리를 뛰어넘어 정권 재창출을 위한 충정에서 의견을 말하는 것으로 믿고 또 그래야 한다"며 경선 연기 필요성을 거듭 주장했다.

이광재 의원은 BBS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 인터뷰에서 "먼저 민생 문제부터 좀 해결한 뒤 국민의힘이 경선할 때쯤 우리도 하는 게 순리이지 않을까 싶다"며 "이 지사도 통 큰 결단을 하면 좋겠다"고 압박했다.

그러나 이 지사 측은 '경선 원칙론'을 고수하며 배수진을 친 상황. 이 지사 싱크탱크 '성공포럼'의 공동대표인 김병욱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당헌의) 상당한 사유는 상식적으론 선거가 불가능할 정도의 무거운 사안일 때 성립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국회가 대선 경선에 올인하는 것은 코로나19로 힘겨워하는 국민들에게는 정치불신을 부추길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친이재명계 조정식 의원도 지난 19일 페이스북을 통해 "유불리에 따라 원칙을 무시하고 깨는 것은 절대 해서는 안된다"고 반발했다.

여권 잠룡인 박용진 의원과 추미애 전 법무장관도 경선 연기에 반대한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21일 오후 전남 무안군 삼향읍 남악중앙공원 김대중광장에 설치돼 있는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동상에 헌화를 하고 있다. [뉴시스]


송영길 "의총은 경선연기 결정할 단위 아냐"…최고위 결정 고수 시사

당 지도부 마저도 찬반으로 양분된 상황에서 결국 송영길 대표가 교통 정리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칼자루를 쥐게 될 송 대표는 경선 연기론에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칙을 저버리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오히려 대선 국면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또 현재 상황이 경선을 연기해야 할 만한 '상당한 사유'가 있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경선 연기를 주장하는 측은 당무위원회 회부를 요구하고 있다. 송 대표는 의총이 의원들의 견해를 듣는 자리일 뿐 최종 결정은 최고위 몫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송 대표는 이날 오후 전남 무안군 김대중 광장에서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동상에 헌화한 후 기자들과 만나 "의총은 경선 연기 문제를 결정할 수 있는 단위는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나름대로의 충정(대선 승리)이 있으니 의총을 통해 표출된 의견을 지도부가 잘 수렴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종 판단은 지도부가 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송 대표가 어느 쪽으로 결론을 내리더라도 거센 반발로 당분간 후유증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날 UPI뉴스와의 통화에서 "내일 의총에서는 당헌·당규상 경선 연기 관련 '상당한 사유'를 두고 양 측의 치열한 논쟁이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측이 팽팽히 맞서고 있어 의총에서 이견만 드러나고 결론이 나지않을 가능성이 높아 송영길 지도부가 결론을 쉽게 내리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신 교수는 "만약 결론을 낸다해도 반대쪽에서 쉽게 받아들일리는 만무하다"며 "경선 연기를 둘러싼 이재명계와 반이재명계의 내홍은 한동안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KPI뉴스 / 김광호 기자 kh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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