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거래소, '잡코인' 무더기 상장폐지…"특금법 대비"

안재성 기자 / 2021-06-16 10:10:53
개정 특정금융정보법 시행을 앞두고 가상화폐 거래소들이 앞다퉈 세칭 '잡코인(잡스러운 가상화폐)' 정리에 나서고 있다.

한밤중에 갑자기 상장폐지 및 유의종목 지정을 밝히는 등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으로부터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을 획득한 가상화폐 거래소 20곳 중 11곳이 다수의 잡코인을 정리했다.

이는 개정 특금법에 따라 가상화폐 거래소 신고 시 보유 코인 목록을 제출해야 하는 점을 대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가상화폐업계에서는 앞으로 더 많은 잡코인이 정리될 것으로 예상한다.

▲ 개정 특금법 시행을 앞두고 가상화폐 거래소들이 적극적으로 잡코인을 정리 중이다. [셔터스톡]

16일 가상화폐업계에 따르면, 거래대금 규모로 국내 세 손가락 안에 드는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빗은 전날 오후 10시가 조금 넘은 시각에 기습적으로 8개 코인을 상장폐지하고 28개를 유의 종목으로 지정했다.

코인빗에 상장된 가상화폐 수가 총 70개인데, 그 중 절반이 넘는 수에 대해 중대한 결정을 내린 것이다.

상장폐지된 코인은 렉스, 이오, 판테온, 유피, 덱스, 프로토, 덱스터, 넥스트 등이며 메트로로드, 서베이블록 등이 유의종목으로 지정됐다.

다른 가상화폐 거래소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업비트는 지난 11일 마로, 페이코인, 옵져버, 솔브케어, 퀴즈톡의 원화 마켓 페어 제거를 통보했다. 이들은 업비트에서는 BTC마켓(비트코인 개수로 거래를 하는 시장)에서만 거래 가능한 상태다.

업비트는 또 코모도, 애드엑스, 엘비알와이크레딧 등 25개 잡코인을 유의종목으로 지정했다.

에이프로빗은 지난 1일 뱅코르, 비지엑스, 카이버 등 11개를 유의종목으로 지정한 뒤 11일에는 상장폐지를 선언했다.

후오비코리아와 지닥은 자사의 이름을 따 만든 가상화폐, 후오비토큰과 지닥토큰을 상장폐지했다.

가상화폐 거래소들의 잡코인 정리 움직임은 개정 특금법에 따라 보유코인 목록을 모두 제출해야 하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가상화폐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은 특히 불량코인의 폐해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무엇이 불량코인인지 걸러내기는 쉽지 않지만, 일단 불량코인이 되기 쉬운 잡코인들을 정리해 금융당국의 신뢰를 얻어내려는 시도"라고 진단했다.

금융위원회는 가상화폐 거래소 등이 자체 발행한 가상화폐의 매매·교환을 중개하거나 알선하는 행위를 금지했다. 이에 맞춰 거래소들이 자체 발행한 가상화폐도 사라지고 있다.

가상화폐업계 관계자는 "가상화폐 거래소들은 금융당국이나 은행과 상의해 잡코인들을 정리 중"이라며 "앞으로 상장폐지되는 가상화폐 수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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