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니 유명세?…글씨체, 어법까지 지적질받는 이준석

조채원 / 2021-06-15 17:36:59
따릉이·페라가모 논란 이어 글씨체·어법도 지적
민경욱 "글씨 참 명필" 비꼬자 김근식 "꼰대문화"
거침없이 '여의도 문법'을 깨며 화제를 몰고 다니는 젊은 당대표가 불편한 것일까.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의 일거수 일투족을 두고 당 내외에서 연일 견제구가 날아들고 있다. 거침없는 언변이 주특기인 이 대표도 받아칠 건 받아치는 모양새다.

이준석은 페라가모 신는다?…따릉이 논란과 글씨체에 어법까지 지적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15일 오전 페이스북에 "유명해지면 겪는다는 페레가모 논란을 겪고 있다"는 글과 함께 자신의 로퍼를 찍어 올렸다. 오세훈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불거져 나왔던 '페라가모 논란'에 빗대 자신이 근거없는 공세에 시달리고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사진 속 그의 신발은 페라가모가 아닌 국산 브랜드 제품이다.

▲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신발 사진. [이준석 페이스북 캡처] 

당대표 취임 첫날 이 대표의 '따릉이 출근'도 논란이 됐다. 언론의 관심을 끌자고 쓸데없이 '정치쇼'하지 말라는 것이다.

처음 불을 지핀 건 더불어민주당 김성주 의원이다. 그는 전날 SNS에 자신도 "자전거를 타고 국회 출입을 한 지 오래됐다"면서 "특별히 주목받거나 주목해주기를 원치 않는다. 불편해지기 때문"이라고 썼다. 이어 "언론의 관심은 자전거 타고 '짠' 하고 나타난 당 대표가 아니라 자전거 타기 위해서는 목숨을 걸어야 하는 위험한 도로 환경에 쏠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최민희 전 의원도 "9호선 국회의사당역 6번 출구로 나오면 10초 거리에 국회 정문, 정문부터 본관까지 걸어서 2분"이라며 "굳이 따릉이 탈 필요 없다. 복잡하게 출근할 이유가 있나"라고 말을 보탰다.

▲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4일 오전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아 참배한 뒤 방명록에 남긴 글. [뉴시스]

급기야 국민의힘 민경욱 전 의원까지 이 대표의 글씨체와 어법을 지적하며 당 대표 자질을 문제 삼았다. 민 전 의원은 지난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대표가 작성한 방명록 사진을 올렸다. 그는 "글씨 하나는 참 명필"이라면서 "내일들(을) 룬(준)비하는 대탄(한)민국든(은) 숭고한 희생과 헌신을 딪(잊)지 닪민늡(않겠습)니다. 202!(1) 6.14 국민의힘 머(대)표 이룬(준)석"이라고 비꼬았다.

민 전 의원은 "대한민국을 주어로 썼는데 그런 어법은 외국을 방문한 대통령쯤이 쓰는 어법"이라며 "지금 이 젊은이는 자신이 대통령이라도 된 것으로 아는 모양"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대표가 됐으면 이렇게 어이없는 책을 잡히지 않기 위해 주위의 조언을 구해야 한다. 미리 준비와 연습도 해야 한다"며 "머리에 떠오르는대로 즉흥적인 30대 젊은이의 가벼운 언행을 보인다면 앞으로 지금보다 훨씬 큰 실수들이 나오게 될 것이고 그것은 당에 회복이 불가능한 타격을 입힐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 "따릉이 논란 의외"…김근식, 민 전 의원에 "꼰대문화"

정작 이 대표는 따릉이 논란이 의외라는 반응이다. 그는 전날 주재한 첫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자신의 따릉이 출근을 거론하며 "큰 이슈가 될 줄 몰랐다. 따릉이는 국회 보좌진과 직원들의 이용 빈도가 높은데 역설적으로 정치인 한 사람이 타는 모습이 처음 주목받는 것이 놀랍다"고 밝혔다.

그는 15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특이한 이벤트를 했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는데, 젊은 세대에게는 상당히 보편화된 공유 킥보드, 자전거 문화에 대해 오히려 이해하려고 하셔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응수했다. 이어 "따릉이는 원래 '라스트 마일'이라고 하는 최종단계에서 가까운 거리를 이동하라고 만든 것인데 무언가 착각하는 분들이 있는 것 같아 당황스럽다"고 덧붙였다. '가까운 거리에서 굳이 따릉이 탔어야 했냐'는 최 전 의원을 겨냥한 발언이다.

▲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3일 오전 따릉이를 타고 국회에 출근하고 있다. [뉴시스]

글씨체와 어법을 문제삼은 민 전 의원에 대해 이 대표는 별도의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대신 국민의힘 김근식 송파병 당협위원장이 반박에 나섰다.

김 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민 전 의원의 발언에 대해 "MZ세대의 글씨체와 문구를 공감하지 못하고 꼰대 시선으로 비난하는 것이야말로 우리 당이 시급히 극복해야 할 꼰대문화 그 자체"라고 질타했다.

그는 "민경욱 전 의원, 적당히 하라. 당내에서 건전한 논쟁과 토론은 백번 환영하지만 당대표의 글씨체와 문구를 시비 거는 건 도대체 무슨 심보인가"라며 이같이 전했다. 이어 "1년 내내 실체도 없는 부정선거 유령과 샅바싸움 하다가 이젠 모처럼 국민의힘이 칭찬받는데 또 고춧가루를 뿌리나"라며 "지금도 당적을 갖고 계시다면 내부총질은 자제하시는 게 도리"라고 말했다.

헌정사상 첫 30대 당대표의 출현이 여의도 정치판에 불러 온 파장이 작지 않은 만큼, 이 대표의 일거수일투족을 향한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김성수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UPI뉴스와의 통화에서 "여의도 문법 안에서 움직였던 기성 정치인들의 거부감, 기성 정치권에서 한정된 역할만을 부여했던 청년이 전면에 나선 것에 대한 불안감의 표현"이라고 해석했다.

다만 김 교수는 이러한 논란이 이 대표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도 봤다. 그는 "이 대표가 변화와 혁신을 주도하는 과정에서 분명히 실수가 따를 수 있다. 말과 행동에서 비롯되는 '당대표로서의 실수'는 더 이상 젊다는 이유로 무마되지 않는다"며 "당 내부에서 울리는 이러한 '경고음'은 이 대표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KPI뉴스 / 조채원 기자 ccw@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조채원

조채원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