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첫 발인식을 한 희생자는 수술을 받고 요양 중이던 엄마를 만나러 아버지와 함께 시내버스에 오른 서른 살 딸이었다. 버스 앞쪽 좌석에 앉은 아빠와 달리 뒤쪽 좌석의 딸은 세상을 떠났다. 그의 마지막 여정을 가족과 친구 등 20여 명이 눈물로 배웅했다.
가족들은 참사 부상자이자 유족이기도 한 아빠에게 딸의 죽음을 이날까지도 알리지 못했다. 충격을 감내할 수 없을 것이라는 걱정 때문이다.
이날 조선대 병원 장례식장에서는 철거건물 붕괴 참사 첫 사망자로 기록된 60대 버스 승객의 발인식도 이어졌다.
고인은 사고 발생 약 2시간 50분 만인 오후 7시 8분쯤 발견된 아홉 번째 매몰자다. 앞서 구조된 8명과 달리 심정지 상태에서 병원으로 옮겨져 사망 판정을 받았다. 이후 발견된 나머지 매몰자는 모두 사망자로 분류됐다.
참사 피해자의 사망 원인을 의학적으로, 법적으로 규명하는 부검은 전날 늦은 오후부터 시작됐다.
유가족들은 부검을 마친 고인의 시신을 인도받아 장례를 치렀다. 시민 추모객을 위한 합동분향소는 광주 동구청 주차장에 마련됐다.
참사는 지난 9일 오후 4시 22분쯤 광주 동구 학동 재개발 사업지의 버스 정류장에서 발생했다. 철거공사 중이던 지상 5층짜리 건물이 무너지면서 바로 앞 정류장에 정차한 시내버스 1대를 덮쳤다. 9명이 숨졌고, 8명이 크게 다쳐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생존자 8명 대부분은 앞자리에 타고 있었다. 아름드리 가로수가 버스 전면부에 전해진 충격을 줄여주면서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사망자 9명은 손상이 심했던 버스 후면부 승객들이다.
경찰은 수사본부를 꾸려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있다. 행정기관과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 측 공사 관리와 감독 부실의 책임도 들여다볼 예정이다.
정치권과 시민사회단체 등 각계는 대규모 철거공사장 옆에 방치한 시내버스 정류장 등 제도 허점을 메워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KPI뉴스 / 김지원 기자 kj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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