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여론·당내 쓴소리 등에 부담느낀 궁여지책인듯 국민의힘이 당 소속 의원들의 부동산 투기 전수조사를 국민권익위원회에 맡기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정치 중립성이 의심되는 권익위엔 안 맡긴다'며 감사원 조사 의뢰를 택했던 당 지도부가 하루만에 태도를 바꾼 것이다.
추경호 원내수석부대표는 10일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감사원에 빨리 답을 달라고 촉구하고 있다. 조사를 회피하려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권익위도 법적 근거가 불명확하고 부실 조사 우려가 있긴 하지만 감사원이 안 된다면 권익위 조사도 검토할 것"이라며 방향 전환을 시사했다.
조사 권한이 없는 감사원에 의뢰한 것이 시늉만 내려는 '꼼수'라는 비판이 당 안팎에서 쏟아지자 당 지도부가 부담을 느껴 한발짝 물러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이 의원 전수조사후 12명 탈당권유 조치를 내렸는데 국민의힘이 조사를 피하면 국민적 반감을 키울 수 있어서다. 정의당 등 군소 야 5당이 전날 권익위에 전수조사를 의뢰한 것도 국민 여론을 의식한 조치다. 국민의힘은 사면초가에 몰렸다.
게다가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당 지도부를 대놓고 비판했다. 내부에서조차 반발이 터져나온 것이다.
장제원 의원은 SNS를 통해 "감사원이 국민의힘 산하기관이냐"고 꼬집었다. 그는 "전현희 전 민주당 의원이 수장으로 있는 국민권익위에 맡기지 못하겠다는 결정까지는 타당한 측면이 있다. 그래도 감사원에 조사를 의뢰하겠다는 판단은 실수"라고 지적했다.
정진석 의원도 SNS에 "우리 국민의힘도 떳떳하고 당당하게 국민권익위의 부동산검증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적었다.
일부 당대표 후보도 전날 TV토론에서 권익위 조사에 수용적 입장을 밝혔다.
조경태 후보는 "(민주당처럼)권익위에 맡겨 철저한 조사를 해야한다. 비록 민주당 출신 권익위원장이지만 그 밑에서 일하는 공무원들의 사명감을 믿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홍문표 후보는 "국가체계상 감사원에서 이 문제를 다루는 게 좋은데 법리상 어렵다면 권익위서 못 받을 이유가 없다"고 했다. 다만 그는 "대통령 주변 장·차관, 고위 공직자 7000여명도 함께 조사 받아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이준석·나경원·주호영 후보는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를 활용하자고 제안했다. 나 후보는 "감사원 감사는 법적으로 문제가 있다"며 특위 구성에 무게를 뒀다. 이 후보는 "권익위도 딱히 의심할 것 없다"며 국민들의 오해를 우려해 국민의힘 전수조사 후 고위공직자로 대상을 확대하자고 주장했다.
KPI뉴스 / 조채원 기자 cc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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