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의뢰서 제출…김기현 "여당 합의하면 가능"
與 "시늉말라" 압박…야 5당, 권익위에 감사의뢰 협공
국민의힘이 당 소속 의원의 부동산 투기 여부 전수조사를 감사원에 의뢰하면서 사면초가에 빠진 형국이다. 감사원 의뢰가 '꼼수'로 비치면서 여야 협공을 자초해서다. 국회 비교섭단체 야 5당은 국민권익위에 전수조사를 의뢰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시늉만 하지 말라'며 국민의힘을 거듭 압박했다.
직무감찰 범위를 규정하는 감사원법 제24조 4항에는 "국회·법원 및 헌법재판소에 소속한 공무원은 제외"하도록 돼 있다. 삼권분립 원칙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그러나 9일에도 '감사원 카드'를 고집했다. 김기현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감사원 감사는 얼마든 가능하다"며 "여당만 합의하면 된다"고 말했다. 감사 '의뢰'는 삼권분립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김 권한대행은 "객관적으로 공신력 있는, 국민적 신뢰가 높은 데서 하자는 것"이라며 도리어 민주당에 화살을 돌렸다. 권익위원장이 민주당 출신 전현희 전 의원인 만큼 결과의 중립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추경호 원내수석부대표, 강민국·전주혜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후 감사원 민원실을 방문해 감사원 감사 의뢰 요구서를 제출했다.
국민의힘이 권익위 감사를 피하는 이면에는 민주당의 '초강수'가 작용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민주당은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고 있는 자당 의원 12명 전원에 대해 탈당을 권유했다. 의석 수가 줄더라도 '내로남불당'이라는 불명예를 씻고 내년 대선을 위한 도덕적 재무장을 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는 것이다.
민주당이 이번 조치를 '육참골단'(肉斬骨斷·자신의 살을 베어 내주고 상대의 뼈를 끊는다)으로 홍보하면서 '102석'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이 권익위에 전수조사를 의뢰해 투기 의혹 연루 의원이 나온다면 상응하는 조치를 요구하는 여론이 고조될 수 있다. 만약 2명 이상 출당시킨다면 개헌 저지선(100명)을 스스로 무너뜨리게 된다.
민주당은 "장난치냐"며 국민의힘에 대한 압박을 높였다.
송영길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삼권분립 원칙상 행정부 소속인 감사원이 입법·사법부 공무원을 감찰하는 것은 헌법 위반"이라며 "국민의힘이 이 사실을 모르지 않을 텐데, 사실상 전수조사를 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의심된다"고 꼬집었다.
정의당, 국민의당, 열린민주당, 기본소득당, 시대전환은 이날 권익위에 전수조사를 위한 개인정보 동의서를 제출하며 국민의힘을 궁지로 몰았다.
앞서 정의당은 전날 "감사원 조사가 아니면 어떤 조사도 못받겠다고 우기는 꼼수와 억지는 시민들의 화만 돋운다는 사실을 명심하시기 바란다"라고 날을 세웠다.
국민의당 권은희 원내대표는 이날 교통방송 인터뷰에서 "(감사원에) 조사를 의뢰하겠다고 하는 것은 실제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 국민들을 우롱하는 모습"이라며 국민의힘을 비판했다.
KPI뉴스 / 조채원 기자 cc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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