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으로 기우는 TK 민심…"이제는 돌풍 넘어 회오리바람"

장은현 / 2021-06-08 11:04:26
野 6·11 전대 D-4 현장 민심 탐방…모바일투표 시작
"젊은 당대표 나와 분위기 쇄신해야"…李 기대감 높아
"경륜, 안정감 더 중요하지 않겠나"…중진 후보 지지도

국민의힘 당대표를 뽑는 6·11 전당대회 'D-4'인 7일. 당원 모바일 투표가 시작된 이날 '보수의 심장'으로 꼽히는 TK(대구경북)지역을 찾았다. 당대표 선거에서 70%를 차지하는 당원투표의 관건은 영남권 표심. 

이날 대구와 경북 구미에서 만난 시민 다수는 '이준석 돌풍'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국민의힘 분위기를 새롭게 바꿀 적임자로 36세 '0선'인 이준석 후보를 꼽은 것이다. 물론 내년 대선을 앞두고 경륜과 안정감 있는 중진 나경원, 주호영 후보를 당대표감으로 지지하는 시민도 있었다. 그러나 수적으로 친이준석파가 훨씬 많았다. TK 민심이 이 후보로 기울고 있는 흐름이다.   
 

▲ 7일 대구 서문시장에서 음식장사를 하는 홍능윤(67), 박성숙(61) 씨 부부. 이들은 "국민의힘 당 대표로 이준석 후보를 지지한다"라고 말했다. [장은현 기자]

 

"모험이긴 해도 새로운 바람이 불어야 분위기가 바뀌는기라." 대구 서문시장에서 음식장사를 하는 홍능윤(67), 박성숙(61) 부부는 국민의힘이 새로운 도전을 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홍 씨는 "이준석이 당대표가 돼서 중도보수로 정체성을 명확히 하고 젊은 사람들을 더 모아 '꼰대정당' 이미지를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가 국회의원을 해보지 않았고 당대표 자질을 충분히 검증받지 않았지만 내년 '정권 교체'를 위해선 그가 당대표를 맡아 획기적으로 바꿔야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시장 사람 대부분이 이 후보를 좋아한다"며 "이제는 '이준석 돌풍'을 넘어 거스를 수 없는 '회오리바람'"이라고 강조했다.

주 후보 지지자였던 안규일(55) 씨도 지금은 이 후보를 밀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대선 경선 관리에 대한 우려가 있다는 지적에 "당대표라고 해서 독단적으로 결정을 내릴 수는 없지 않냐"며 "그러한 우려의 목소리는 기우"라고 반박했다.

영업직에 종사하는 강영환(55) 씨는 기성정치인에 실망해 차선책으로 이 후보를 지지하는 경우다. 강 씨는 "오래된 정치인들이 생각도 안 바꾸고 옛날 하던 대로 싸우면서 정치하는 모습에 싫증이 났다"며 "젊은 이준석 리더십을 걱정하기 전에 반성부터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 씨는 이 후보가 내놓은 공약도 만족스럽다고 평가했다. 공천할 때 토론 배틀을 하거나 자격시험을 본다고 한 이 후보의 주장에 납득이 됐다는 것이다.

달서구에 거주하는 여상인(75) 씨는 대구 표심을 겨냥해 '박근혜 탄핵'이 잘못됐다고 말하는 기성정치인을 비판하며 "잘못한 건 인정해야지, 반성 좀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준석이는 가치관도 반듯해 보이고 판단력도 좋은 것 같아서 출세욕만 조심하면 딱"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박근혜 탄핵은 정당했다"고 했다.

▲ 7일 대구 서문시장에서 강영환(55) 씨가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에 대한 의견을 말하고 있다. [장은현 기자]


2030에서도 이 후보 바람은 심상찮다. 구미 원평동에서 자영업에 종사하는 김 모(37) 씨는 이 후보를 '혁신의 아이콘'이라고 칭했다. 김 씨는 "이준석이 말하는 걸 들어보니까 생각도 깊은 것 같고 속이 다 시원하다"고 전했다.

2030에겐 특히 이 후보를 통한 세대교체 열망도 강했다. 경북대에서 만난 경영학과 졸업생 이세호(27) 씨는 "내 주위에 있는 TK 청년들은 100% 이준석을 지지한다"라며 "젊치인을 통한 당의 혁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환경공학과에 재학 중인 한 모(20) 씨는 이 후보가 주장하는 '공정'에 크게 공감했다고 했다. 한 씨는 "이준석이 당대표가 되면 우리 또래에서도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늘 것 같다"고 내다봤다.

"대리, 팀장, 차장, 부장 안 거치고 바로 사장 된다는 거 아녀?" 이처럼 이 후보의 경험 부족을 이유로 나, 주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힌 이들도 있었다.

구미에서 택시를 모는 채홍대(67) 씨는 주 후보를 지지한다면서 "이준석이 인기가 많은데 나는 당을 잘 이끌 수 있는 '역량'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의구심을 표했다.

택시를 운영하기 전 유리 가공 회사에서 근무한 채 씨는 관리자가 되려면 각 부서를 돌아 어디에 무엇이 필요한지 살피는 일을 먼저 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가 당대표가 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국회의원을 한 번이라도 해봐야 '최소한의 자격'을 얻는다는 얘기다.

동료 기사 홍 모(58) 씨도 같은 생각이었다. 야권 통합을 강조한 그는 경험이 풍부한 나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대구 중구에 거주하는 신선옥(80) 씨도 포용력과 자상함을 들어 나 후보 지지 의사를 밝혔다. 신 씨는 "모든 사람을 잘 끌어안을 사람이 대표가 돼야 하는데, 이준석은 나는 잘 모르겠고 더 지켜봐야 하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이 후보의 거친 발언을 우려하는 의견도 있었다. 구미역 관광안내소에서 근무하는 70대 이 모 씨는 최근 대구 합동연설회에서 이 후보가 박근혜 탄핵이 정당했다고 말한 것을 예로 들면서 "이래가지고 통합을 이룰 수 있을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KPI뉴스 / 대구·구미=장은현 인턴기자 e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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