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짐승 잡는 것도 아니고"…배달 오토바이 '덫' 논란

김지원 / 2021-06-04 14:38:26
경기 구리시 갈매동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배달 오토바이 기사가 갑자기 튀어나온 줄에 걸려 넘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배달기사가 아파트 지상 출입을 막으려 설치한 줄이라고 주장함에 따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 배달대행 기사들 모임 게시판에 오토바이가 아파트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줄에 걸려 넘어졌다며 올라온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의 배달대행 기사들 모임 갤러리]

지난 3일 오후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의 배달대행 기사들 모임 갤러리에는 아파트 단지 내 넘어져 있는 배달 오토바이 사진이 올라왔다.

배달기사로 추정되는 글쓴이는 "아파트 지상 출입이 안 되게 라바콘이랑 이것저것 설치해놨는데 지금 비가 많이 와서 지상으로 (배달 오토바이가) 천천히 진입하는 도중에 갑자기 하얀 줄이 튀어나와 목에 걸림. 오토바이 당연히 넘어지고 뭔 일인가 봤더니 기둥에다가 줄을 설치해놔서 오토바이 들어오는 순간 경비가 당긴 것"이라고 적었다.

이어 "무슨 짐승새끼 잡는 것도 아니고 우리 기사 형인가 와서 라비콘 다 부숴버리고 경찰 부르고 XX하다가 경찰이 CCTV 좀 보자 했는데 관리사무소 직원이 그새 그 부분만 삭제했다"며 "우리 기사 고소장 접수한다고 경찰서 갔고 입주민들 나와서 구경하고 입주민들마저도 '저게 사람이 할 짓인지.. ' 이러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솔직히 80 먹은 경비아저씨가 재량으로 설치해서 그랬겠냐. 관리사무소랑 입주자대표 합작일 것"이라며 "그 아파트 배달 거부한다고 기사들 난리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올린 사진에는 빗길 위에 쓰러진 오토바이의 모습이 담겨 있다. 글쓴이는 "사진 보면 하얀 줄을 오토바이 들어올 때 당겨서 자빠트린 것"이라며 "진짜 아무리 그래도 사람이 할 짓이냐. 택배차랑 우체부들은 잘만 들어가더만"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해당 게시물은 다른 온라인 커뮤니티로 퍼지며 누리꾼 사이에서 "의도적으로 설치한 트랩(덫)"이라는 의혹이 일고 있다. 오토바이의 지상 출입을 막은 아파트에서 일부러 설치해뒀다는 것.

경찰은 이번 사건에 대해 수사에 나섰다. 배달기사 A 씨는 "아파트 단지로 천천히 진입하려는데 경비원이 줄을 팽팽하게 잡아당겨서 줄이 목에 걸렸고 오토바이가 넘어졌다"고 주장했다.

반면 경비원은 "줄이 오토바이에 걸려 딸려가서 잡으려고 한 것"이라며 A씨 주장을 반박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현장을 비추는 CCTV가 있었지만 녹화된 영상은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CCTV 영상이 삭제된 것인지, 최초에 줄이 설치된 용도가 무엇인지 등을 포함해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KPI뉴스 / 김지원 기자 kj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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