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父·유승민 어떤 관계길래 중진들 물고 늘어지나

조채원 / 2021-06-02 13:09:49
李 부친과 劉 친구 사이…고등학교·대학 동창
나경원·주호영, '反劉 정서' 자극해 '당심 잡기'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 돌풍의 주역 이준석 후보는 2004년 유승민 의원실 인턴으로 정치에 발을 들였다. 유 전 의원의 친구 아들이라는 인연이 작용했다.

경쟁자 나경원·주호영 후보는 이런 인연과 이력을 파고든다. '유승민 편향성'을 이유로 이 후보를 몰아세우는 중이다. 이 후보가 당 대표가 되면 과연 대선 경선을 공정하게 관리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 지난 1일 서울 중구 MBN스튜디오에서 열린 당대표 후보 토론회에 참석한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들. 왼쪽부터 이준석, 주호영, 조경태, 홍문표, 나경원 후보. [뉴시스]

나 후보는 2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이 후보가 유승민계임을 거듭 거론했다. 그는 "사적인 감정이 공적인 영역에 투영이 안 된다지만 모든 공적인 일도 사적인 신뢰부터 출발하는 것 아니겠나"라면서 "특정 후보를 대통령 만들겠다고 하는 생각을 가진 분은 통합의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라고 했다.

주 후보 역시 이날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유승민 전 의원을 중심으로 (이 후보 등이) 친분 관계로 뭉쳐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승민계가 조직적이고 비난받을 방법으로 (이 후보를) 돕는 정황은 없다"면서도 "(이 후보의) 아버지와 (유 전 의원이) 친구인 특별한 친분관계가 있는 상황에서 공정한 대선 관리가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한 이 후보는 주 후보의 주장에 대해 "계파라는 것이 성립하려면 정치적 이해관계를 같이하고, 수직관계로 오더를 내리면 그걸 따르는 어떤 집단이 기본적 성격"이라며 유승민계는 실체가 없다고 강하게 받아쳤다.

이 후보 부친은 유승민과 고교·대학 동창

이 후보의 부친인 이수월 씨는 굿모닝신한증권 강남 지점장과 국제영업부장을 거친 금융인이다. 퇴직 후인 2010년에는 과거 삼보산업의 자회사인 하이드로젠파워의 법정 관리인을 맡았다. 이후 2019년까지 산업처리 자동측정 전문업체인 넥스트아이의 감사위원으로 재직한 경력이 있다.

이 씨와 유 전 의원은 학연으로 이어진다. 둘은 경북고등학교, 서울대 경제학과 동창이다.

▲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5월 31일 영남대학교 경산캠퍼스 상경관에서 '코로나 이후의 한국과 정치의 역할'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정치외교학과 학생회 초청 강연이다. [뉴시스]

2017년 대선 당시 이 씨는 바른정당 유승민 대선 후보를 지지하는 경북고 57회 동기로 뉴스1TV에 출연하기도 했다. 방송에서 그는 유 전 의원에 대해 "깔끔하고 남한테 신세 안지는 면은 분명히 있다. 또 의협심도 있고, 남이 어려운 것 보면 잘 도와준다"고 말했다. 유 전 의원 모친과의 일화를 언급하기도 했다.

유 전 의원 역시 이 후보와 각별한 사이임을 부인하지 않는다. 그는 1일 SBS 뉴스 프로그램 '주영진의 뉴스브리핑'과 인터뷰에서 이 후보와의 관계에 대해 "친하다. 제 고등학교, 대학 동기의 아들"이라며 "2004년 17대 국회 첫 해 이 후보가 하버드 대학 다닐 때 제 방에서, 의원회관에서 인턴을 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치는 박근혜 전 대통령 때문에 시작했고, 그 이후 10년 동안 제가 오랫동안 주장해 온 보수의 혁신과 변화, 개혁 보수의 길을 (같이 걸은) 동지 중에 한 명"이라며 "개인적으로 가까운 것을 지금 와서 부인하거나 덮을 생각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유승민계 언급하는 두 중진들 노림수 통할까

이 후보와 '유승민계'를 계속 언급하는 두 중진 후보들의 의도는 'TK 자극 전략'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유 전 의원에 대한 배신자 프레임으로 이 후보를 견제한다는 것이다. 박 전 대통령 향수가 강한 TK(대구·경북)를 중심으로 영남권에서는 '탈당파'에 대한 반감이 여전히 남아있다. 당심이 70%를 차지하는 본선에서 박 전 대통령 탄핵을 반대했던 강경보수 성향의 당내 지지층을 자극해 이 후보를 향한 당심 쏠림을 막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TK에서 주 후보의 영향력이 큰 만큼, 두 중진이 한 목소리를 내는 상황에서 이준석에 대한 이같은 공세가 당내에서 어느 정도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면서도 "파괴력을 가질 정도는 아닐 것"이라고 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 후보가 유승민계라는 것은 예선에서부터 나오던 얘기"라며 "그럼에도 이 후보가 컷오프를 1위로 통과하지 않았나. 대구에서 이미 이준석은 반반"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민의힘 핵심 지지층도 배신자 프레임에 얽매이기보다 전략적 감각을 발휘해 '이기는 선택'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KPI뉴스 / 조채원 기자 cc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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