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 내 성폭력에 혼인신고날 세상 떠난 딸"…유족 국민청원

김지원 / 2021-06-01 11:05:28
선임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신고한 공군 모 부대 소속 여성 부사관이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유족은 "딸의 억울한 죽음을 밝혀달라"는 국민청원 글을 올려 호소했다.

▲ 지난달 3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선임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신고한 후 극단적 선택을 한 공군 모 부대 소속 여성 부사관의 사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지난달 3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사랑하는 제 딸 공군중사의 억울한 죽음을 밝혀주세요'란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공군 부대 내 성폭력 사건과 이로 인한 조직 내 은폐, 회유, 압박 등을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하늘나라로 떠난 사랑하는 제 딸 공군중사의 억울한 죽음을 밝혀달라"고 적었다.

그는 "공군 부대에서 지속적인 괴롭힘과 성폭력 사건이 있었지만 조직 내 무마, 은폐, 압박, 합의 종용, 묵살, 피해자 보호 미조치가 이어졌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제 딸은 왜 자신의 죽음을 동영상으로 촬영하고 남기고 떠났겠느냐"라고 했다.

이어 "타 부대로 전속한 이후에도 최고 지휘관과 말단 간부까지 성폭력 피해자인 제 딸에게 보호 매뉴얼을 적용하지 않았다"라며 "오히려 정식 절차라는 핑계로 엄청난 압박과 스트레스를 가한 책임자 모두를 조사해 처벌해달라"고 호소했다.

청원인은 "군대 내 성폭력 문제가 끊이지 않은 채 발생되고 있다"라며 "제대로 조사되지 않고 피해자가 더 힘들고 괴로워야만 하는 현실이 너무도 처참하고 참담하다"라고 토로했다.

끝으로 "이번 일을 계기로 더 이상은 저희 가족과, 억울한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국민 여러분의 관심이 절실히 필요하다"라며 "저희 딸의 억울함을 풀고 장례를 치러 편히 안식할 수 있게 간곡히 호소하니 도와달라"고 덧붙였다.

현재 비공개 상태인 해당 청원은 1일 오전 8시 30분 기준 13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공개 요건인 사전 '100명 이상 동의'를 충족해 관리자가 공개를 검토 중이다.

피해자인 A 중사는 지난 3월 회식에 참석했다가 숙소로 돌아오던 중 선임 부사관인 B 중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회식 금지령이 내려진 상태였지만, 선임인 B 중사의 압박에 회식 자리에 참석했던 A 중사는 함께 귀가하는 차 안에서 B 중사에게 강제 추행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MBC 보도에 따르면 A 중사는 이같은 성추행 피해 사실을 신고했으나, 오히려 상관들은 "없던 일로 해주면 안 되겠나", "살면서 한 번 겪을 수 있는 일"과 같은 말로 회유를 시도했다.

MBC와의 인터뷰에서 유족은 A 중사가 피해 신고 후 조직적인 회유에 시달렸다고 밝혔다. 직속 상관이 상부에 보고하는 대신 저녁을 먹자며 회유를 한 것은 물론 방역지침을 어긴 동료 군인들을 생각해 달라고 회유한 상관도 있었다고 한다. 

심지어 같은 군인인 A 중사의 남자친구에게까지 연락해 설득해 달라고 했다고 유족은 주장했다.

이후 불안장애와 불면증 등에 시달리던 A 중사는 결국 전출을 요청해 다른 부대로 옮겼으나 22일 관사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MBC에 따르면 A 중사는 남자친구와 혼인신고를 마친 당일 저녁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공군은 강제 추행 건에 대해서는 군검찰이, 사망 사건과 2차 가해 의혹에 대해서는 군사경찰이 수사 중이라며, 철저하고 엄정하게 수사해 법과 규정에 따라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KPI뉴스 / 김지원 기자 kj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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