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택시 폭행' 이용구 공수처장 후보인 것 알았다

김지원 / 2021-05-27 11:36:20
"변호사로만 알았다" 당시 경찰 입장 거짓으로 드러나
인터넷 검색·서초서장 "처장 거론 인물" 내부보고 받아
서울 서초경찰서가 지난해 이용구 법무부 차관의 택시기사 폭행 혐의를 내사 중일 때 그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 후보자 중 한 명으로 거론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26일 밝혀졌다.

이는 사건 당시 이 차관을 단순히 변호사로 알고 구체적인 경력은 전혀 몰랐다던 경찰의 기존 입장과 배치되는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 이용구 법무부 차관이 지난 1월 21일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를 나서고 있다. [뉴시스]

경찰의 부실 수사 의혹을 조사 중인 서울경찰청 진상조사단은 지난해 11월 9일 당시 서초경찰서장 A 총경이 "가해자가 공수처장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이라는 보고를 받은 사실을 파악했다.

진상조사단은 폭행 사건 발생 사흘 뒤인 지난해 11월 9일 서초경찰서장(A 총경), 형사과장(B 경정)에게 현장 출동 경찰관이 보고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진상조사단은 인터넷 검색기록 복원 과정에서 형사과장(B 경정)이 피해자인 택시기사가 경찰에 출석하기 전 업무용 컴퓨터로 이 차관 기사를 검색한 정황을 찾아냈다.

기사 내용에는 이 차관이 공수처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고 한다. 검색 당일 서초서 형사팀에서는 택시기사에 대한 피해자 조사가 예정돼 있었다.

서울경찰청 진상조사단은 관련 증거 등을 확보하고, 최근 A 총경과 B 경정을 불러 조사했다. 이들은 "이 차관의 경력과 관련 내용을 알고 있었던 것이 맞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상조사단의 조사 이전에 경찰 측은 "이 차관이 단순히 변호사라는 것만 알았고, 구체적인 경력은 전혀 몰랐다"고 해명해왔다.

서초경찰서는 이 차관이 운행 중인 택시 기사를 폭행한 해당 사건이 12월 알려졌을 때 '블랙박스 기기 이상으로 폭행 장면이 녹화되지 않아 영상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택시 기사가 뒤늦게 블랙박스 영상을 복원해 경찰에게 보여줬는데도, "못 본 걸로 할게요"라며 무마했던 사실이 언론 보도를 통해 드러났다.

결국 경찰은 '특정범죄 가중처벌법' 위반으로 올라온 이 차관 사건에 '단순 폭행'을 적용해 그를 입건조차 하지 않고 내사종결 처리했다.

그로부터 3주 뒤인 작년 12월 2일, 이용구 변호사는 법무차관에 임명됐다.

이후 경찰의 '봐주기 수사 의혹'이 제기되자 올해 1월 말 서울경찰청에 진상조사단이 만들어졌다. 진상조사단은 이 차관을 비롯한 서초경찰서 수사팀 등 관계자 통화내용 7000여 건을 확보해 분석 중이다.

진상조사단은 서초서 간부들이 수사를 직접 담당하는 경찰관에게 압력을 가했는지 여부 등을 살펴보고 있다.

KPI뉴스 / 김지원 기자 kj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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