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韓 제공 '핵우산' 철회까지 의미…부적절하단 지적
북핵 제거 목표인 한미의 한반도 비핵화와 방점 달라
문정인 "北, 美 접촉 응할 것…文, 9월전 결단적 행동"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25일 "북한이 말하는 한반도 비핵지대화와 우리 정부가 말하는 한반도의 비핵화는 큰 차이 없다고 본다"고 밝혔다.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 방미 성과 온라인 브리핑에서다.
정 장관은 한미정상회담 공동성명에 '한반도 비핵화'란 표현이 명시된데 대해 "(조) 바이든 미 신행정부 출범 이후 초기에 북한의 비핵화, 한반도의 비핵화를 혼용하는 경향이 있었으니 이번 회담을 계기로 양측의 불필요한 오해를 살만한 용어를 통일했다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와 북의 차이가 없다'는 취지로 말하면서 "앞으로 미국의 새 대북정책 관련해 미국과 북한 간 대화가 조기에 이뤄질 것으로 저희는 기대한다"고 전했다.
정 장관의 이같은 발언은 북한이 주장해온 '한반도(조선반도) 비핵지대'와 한미가 목표로 설정한 '한반도 비핵화'를 유사한 개념으로 평가한 것으로 읽힌다. 외교안보를 총괄하는 부처 수장이 북과 '눈높이'를 같이하는 것 아니냐는 오해를 자초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한미가 추진하는 한반도 비핵화는 무엇보다 북한이 보유한 핵무기를 제거하는게 최우선 목표다. 그러나 북한이 주장하는 한반도 비핵지대는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를 불허하는 개념이다. 남북은 물론 미국 등 다른 국가의 핵무기 반입, 핵무기 탑재 폭격기 비행 등을 금지하는 것이다. 그간 미국이 한국에 제공해온 '핵우산' 철회까지도 포함한다.
한미가 목표로 하는 한반도 비핵화와 북의 구상은 방점이 달라 동일선상에 놓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다. 다만 비핵화 협상이 잘 돼 북핵이 제거되면 '핵우산 철회'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그러나 이는 두고 볼 일이다.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한반도 비핵화라는 용어의 합리성을 보다 강조하기 위한 차원의 그런 맥락에서 나온 것으로 이해해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해명했다.
한편 문정인 세종연구소 이사장은 이날 세종연구소와 미국 평화연구소(USIP)가 공동주최한 화상 포럼에서 "이번에는 북한이 미국의 대화 요청에 응할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한미 공동성명은 미국이 북한에 무엇을 제공할 수 있는지 구체적인 내용을 보여주지 않았기 때문에 북한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무슨 대화가 오갔는지 매우 듣고 싶어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는 또 한미 공동성명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남북 간 협력을 지지한다고 명시한 점을 거론하며 "9~10월 대선 레이스가 시작된다. 그때가 되면 (남북관계 개선 노력의)모멘텀을 잃을 수 있기 때문에 그 이전에 (문재인 정부가)결단적 행동을 취할 수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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