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눈높이 맞추고 윤석열 등 영입 위해 룰개정 불가피
김기현 "서울시장 후보 100% 여론조사 경선…검토해야"
당권주자도 찬성…민심 70%~80% 확대 반영 방안 유력
국민의힘은 당헌·당규상 대선후보를 현행 선거인단(당원) 투표 50%, 여론조사 50%를 합산해 뽑는다. 당심과 민심이 반(半), 반 반영되는 것이다. 당 대표는 7대 3비율로 선출한다.
그러나 내년 대선을 앞두고 경선룰을 바꾸자는 요구가 거세다. "민심을 더 반영해야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당내 선거에서 여론조사 비율이 더 많이 반영되기도 했다.
당 대표를 뽑는 6·11 전당대회 예비경선(컷오프)에선 여론조사 결과가 50% 반영된다. 본경선보다 여론조사 반영 비율이 20% 확대된 것이다. 본경선에서도 여론 비율을 높이자는 목소리가 높았으나 일정 촉박 등을 이유로 관철되지 못했다.
지난 4·7 서울시장 보선 후보 선출을 위한 당내 경선에선 여론조사가 80% 반영됐다. 오세훈 시장이 나경원 전 의원을 꺾은 것은 여론의 힘이 컸다. 야권 후보 단일화 경선은 100% 여론조사로 치러졌다.
공감과 논쟁 장성철 정책센터 소장은 25일 "민심을 더 반영하는 쪽으로 제도를 바꾸는게 시대적 흐름"이라고 강조했다. "여론조사 비율을 더 높이도록 대선후보 경선룰을 고치는게 국민 눈높이에 맞다"는 것이다.
제1야당이 처한 열악한 '대선 환경'도 경선룰 개정을 재촉하고 있다. 국민의힘에선 지지율 5%가 넘는 잠룡이 단 한명도 없다. 대권을 기대할 수 있는 유력 후보가 전무한 것이다.
현재로선 외부 인사를 영입하는게 필수적 선택이자 살길이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영입 1순위로 꼽힌다. 최재형 감사원장과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도 대상이다. 그러나 외부 인사는 당내 지지기반이 아주 취약하다. 당원 투표에서 절대적으로 불리하다. 영입을 위해선 여론조사 비율을 높이는 게 불가피하다.
일단 당의 투톱인 원내대표는 적극적이다. 김기현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전날 한 언론 인터뷰에서 "대선 경선 룰을 바꾸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윤 전 총장, 최 감사원장 등 외부 인사를 영입할 복안이 있냐'는 질문에 "4·7 재보선에서 서울시장 후보는 100% 여론조사 경선으로 선출했다"며 "공직 후보자를 뽑을 때는 전향적 자세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현 정부에 비판적 시각을 갖고 있지만 우리 당에 우호적이지 않은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윤 전 총장 등을 영입하기 위해 여론조사 비율을 높이는 쪽으로 경선룰을 고치자는 뜻으로 읽힌다.
일부 당 대표 후보도 여론조사 비율 확대를 주장한다.
지난 22일 국회의사당 인근 카페에서 진행된 당권주자 3인 토론회. 초선 김웅 후보는 대선후보 경선에서 국민 여론조사 100%를 적용하자고 주장했다. "대선 승리를 위해선 당원들이 좋아하는 후보보다는 국민이 좋아하는 후보를 뽑는 게 맞다"는 것이다. 당 대표에서 최고위원 도전으로 선회한 조해진 후보도 같은 생각이다. 김은혜 후보는 당적이 없는 주자도 참여할 수 있는 '오픈프라이머리' 구상을 제안했다.
이준석 후보는 "당헌·당규를 기준으로 삼되 합의 가능한 상황이라면 변경하는 게 옳다고 본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당으로서 기능하기 위해선 당원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상대적으로 신중한 태도다.
그러나 이 후보 발언을 두고 당의 한 관계자는 "당심 구애를 위한 전략적 발언"이라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그가 당 대표가 되면 달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 후보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준석 바람'은 당의 변화, 개혁을 바라는 민심이 반영된 결과라는게 중평이다. 그가 당 대표가 되면 국민 참여 열기를 높이는 쪽으로 경선룰을 손볼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나경원 후보도 지난 21일 UPI와의 인터뷰에서 "경선룰을 손 볼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정말 정권 교체를 바라는 국민들 마음이 담기는 후보를 뽑는 방법, 이길 수 있는 후보를 뽑는 방법에 대해 더 많이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장 소장은 "예전에 당원 투표 반영 비율이 높아진 것은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친이·친박 등 특정 계파가 당내 입김을 강화하며 주도권을 쥐기 위한 의도 때문"이라며 "본선에서 결국 국민이 선택하는 것이기에 민심이 더 반영되는 건 당연하다"고 말했다.
당 안팎에선 여론조사 비율을 50%에서 20%~30% 더 올리는 방향으로 경선룰이 개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당심과 민심이 5대5에서 '2대8이나 3대7'이 될 것이라는 얘기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2017년 1월 당헌을 개정해 '완전국민경선제'를 채택했다. 선거인단에 참여한 이들의 투표는 대의원이나 권리당원 투표와 동등한 가치를 갖도록 했다. 대의원·권리당원의 투표에 가중치를 부여하는 '국민참여 경선'과는 차이가 있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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