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천문학적 운영관리비. 소요..신중해야" 이건희 컬렉션 전용관 유치를 위해 경기지역 지자체들이 삼성·삼성가와의 연고를 내세우며 '유치전'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경기도 남북 균형발전을 내세운 이재명 지사의 '북부지역 유치희망' 의사에 고무된 북부 지자체도 합류, 남북 지역간 유치전으로 확대되는 양상을 띠면서 열기를 더해가고 있다.
일각에서는 천문학적인 운영 예산 등을 고려해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개진되고 있다.
여기가 최적지...연고 내세운 지자체별 유치전 치열
24일 수원과 용인 등 경기지역 지자체와 경기도 등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의 '별도 전시실 마련 또는 특별관 설치 방안 검토 지시'에 따라 '이건희 컬렉션 전용관' 유치 희망을 표방하고 나선 지자체는 6곳이다.
경기 남부지역에서는 수원과 용인, 안산, 평택, 오산시가, 경기 북부지역에서는 의정부시가 뛰어들었다. 가장 먼저 유치의사를 표시한 곳은 수원시다.
수원시 장안구에 지역구를 둔 더불어민주당 김승원 의원이 물꼬를 텄다. 김 의원은 삼성전자 본사와 이건희 회장의 선영이 수원에 위치한 점, 세계문화유산인 수원화성과 연계해 세계적 문화도시를 만들수 있다는 점, 123만 대도시로서 교통·문화 인프라가 확충된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며 전방위 홍보에 나섰다.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만나 수원시 유치에 대한 의견을 전달하는 한편, 수원시에는 미술관과 전시관 건립에 필요한 법적·행정적 절차 등에 대한 협조를 요청했다.
염태영 수원시장도 지난 4일 간부회의를 통해 이건희 컬렉션 전용관 유치 가능성을 타진한 데 이어 12일 시민과의 온라인 대담을 통해 "여러 지자체가 미술관을 유치하겠다고 나섰는데, 수원시장으로서 당연히 욕심이 난다"며 공개적으로 유치의사를 드러냈다.
용인시는 한 톤 더 높은 목소리로 유치의사를 밝혔다. 이건희 회장의 부친이자 삼성의 창업자인 고 이병철 회장의 소장품이 있는 호암미술관과 삼성전자 기흥공장, 에버랜드가 위치해 있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용인시는 '이건희 컬렉션 전용관'까지 조성되면 호암 미술관과 연계해 대를 이어 수집한 삼성 컬렉션의 원스톱 투어도 가능할 것이라며 유치에 나섰다.
백군기 용인시장은 "고 이건희 회장의 '세상에 우연은 없다. 한번 맺은 인연을 소중히 하라'는 말처럼 용인시는 호암으로 맺은 인연을 소중히 여겨 정부 방침이 정해지면 이건희 미술관 유치를 위해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평택시도 삼성과의 인연을 강조하며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시는 세계 최대 규모의 삼성반도체공장이 위치했다는 상징성과 함께 주한미군의 70%가 상주하는 세계 최대 미군기지와 경기도 유일의 무역항을 보유하고 있는 국제도시라는 특성을 내세우며 '유치 최적지'라고 강조한다.
오산시는 당장이라도 '이건희 컬렉션 전용관' 공사가 가능한 3만 8000여 ㎡의 시유지를 공개하며 유치의사를 밝혔다.
안산시는 단원 김홍도의 고향이라는 점, 1990년 문화부에 의해 '단원의 도시'로 명명된 이후 관련 작품을 수집하고 있다는 점 등을 들어 고 이건희 회장의 소장품 가운데 단원 김홍도와 연관된 작품만이라도 안산으로 유치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읍소작전'에 나섰다.
경기 남북부 지역간 유치전으로 확대
이런 가운데 경기도가 문화체육관광부에 북부지역 유치 건의문을 제출하면서 경기도 남북 지역간 유치경쟁에 불을 지폈다. 이재명 지사의 '균형발전'에 따른 북부유치 희망의사에 따른 조치다.
이 지사는 지난 14일 "수도권이라는 이유로 국토 균형발전 정책에서 소외되고 역차별 받는 경기북부 주민들의 '특별한 희생에 대한 특별한 보상'이 필요하다"며 경기북부 미군반환공여지에 국가문화시설 설립을 제안했다.
그러면서 실현 방안으로 문재인 정부의 공약이면서 국정과제인 '미군 반환공여지에 대한 국가주도 개발'을 지목했다.
도의 북부유치 주장에 화답이라도 하듯 의정부시는 16일 기대감을 표명하며 호원동 캠프 잭슨에 추진되는 문화예술공원을 유치지역으로 제시했다.
2025년 완공을 목표로 반환 미군기지인 호원동 캠프 잭슨 9만 2000 ㎡에 문화예술공원을 조성하는 계획을 세운 상태로 '이건희 컬렉션 전용관'이라는 국립 문화시설까지 들어서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는 게 시의 주장이다.
경기북부 지역 중 의정부·파주·동두천 3개 시에는 주한미군 재배치 계획에 따라 20곳(반환 면적 4833만㎡ 중 개발 활용 면적 1262만㎡)의 미군 반환공여지가 있다.
이와 관련, 남부 지자체 관계자들은 "(이건희 컬렉션 전용관 유치는) 정부가 방향성을 내놓을 때까지는 기다리고 지켜볼 수밖에 없는 처지"라면서도 "경기도가 공공기관 북부지역 이전도 모자라 시군들이 사활을 걸고 매진하는 이건희 컬렉션 전용관의 입지까지 독단적으로 결정한 것에 대해서는 불만"이라고 밝혔다.
천문학적 예산 감안,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이건희 컬렉션 유치전이 지자체간에서 남북부로 확산하면서 '신중해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경기도 문화계의 한 인사는 "고 이건희 회장의 소장품들은 가치로 따져볼 때 천문학적인 운영·관리 비용이 들어갈 수도 있어 정부조차 종합계획을 세워야 하는 사업"이라며 "일개 지자체에서 과연 감당할 수 있는 지 냉철히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국적으로 과열 유치경쟁도 문제지만, 경기도가 북부유치를 제시하면서 경기지역 시군들이 남북으로 나뉘어서 유치전을 펴는 건 문제"라며 "오히려 함께 힘을 모아 천문학적 비용을 어떻게 마련해야 할지 어느 곳에 유치할 때 국익에 가장 도움이 되는 지를 먼저 염두에 둬야 한다"고 밀했다.
KPI뉴스 / 문영호 기자 sonanom@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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