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DSR 규제대상에서 전세대출 제외한 이유

안재성 기자 / 2021-05-18 16:14:18
"도입 검토했지만 제외 결정…서민주거와 연관 깊어"
은행 자율규제 유도…우대금리 축소·대출총액 제한 등
금융당국이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을 5% 안팎으로 조절하는 걸 목표로 삼으면서 가계대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오는 7월부터는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에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확대하기로 했다.

그러나 전세자금대출은 DSR 규제 대상에서 빠졌다. 작년에 30% 넘게 폭증하는 등 전세대출도 우려의 대상인데도 금융당국이 전세대출에는 무척 조심스럽다.

전세대출이 서민의 주거 안정과 연관이 깊어 함부로 규제하는 걸 꺼리는 것으로 진단된다. 금융당국은 일단 전세대출 증가 추이를 지켜보면서 은행이 자율적으로 규제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 서울 송파구 부동산 밀집지역의 부동산업체 게시판.[뉴시스] 

18일 금융당국 관계자는 "전세대출에 DSR 규제를 도입하는 안도 검토했지만, 일단 제외하기로 했다"며 "당분간 도입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전세대출 증가세는 심상치 않다. 지난해말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전세대출 잔액은 총 105조988억 원으로 전년말(80조4532억 원) 대비 30.6% 폭증했다. 5대 은행의 전체 가계대출 증가율(9.73%)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전세대출의 급격한 증가세는 전셋값 폭등에서 비롯됐다. 지난해 7월 임대차3법이 시행된 후 시장에 전세 매물이 씨가 마르면서 전셋값은 무서운 속도로 치솟았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작년 전셋값은 7.55% 올라 집값 상승률(7.04%)을 능가했다. 올해도 전셋값 상승세는 계속되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은 올해 전셋값이 3.1% 뛸 것으로 예측했다.

이로 인해 올해 4월말 기준 5대 은행의 전세대출 잔액은 총 112조9776억 원으로 지난해말보다 7조7649억 원(7.4%) 늘었다. 올해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를 이미 초과했다. 이대로 가면 올해도 20% 이상 폭증이 우려된다.

그럼에도 금융당국은 전세대출을 직접 규제하는 걸 꺼리고 있다. 지난달 발표한 가계대출 관리방안에서 규제지역 내 시가 6억 원 초과 주택의 주택담보대출과 1억 원 초과 신용대출에 차주 단위 DSR을 도입하기로 했지만, 전세대출은 제외됐다.

이는 자칫 서민의 주거 안정을 해칠까 염려하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전세대출은 주거와 직결된 대출상품"이라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전세대출에 DSR 40% 규제가 적용될 경우 전세보증금을 마련할 수 없는 서민들이 매우 많다"며 "이들의 격한 반발을 걱정하는 듯 하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대신 은행 측에 자율규제를 유도하고 있다.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를 맞추기 위해 은행이 전세대출의 지나친 증가세를 스스로 억누르도록 하는 방식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올해 전세대출 증가율이 아직 지난해에는 못 미친다"며 "증가세가 급격해지면, 은행이 적절히 조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올해초 전세대출의 우대금리를 0.2%포인트 축소했으며, 우대금리 항목도 줄였다. 또 6월말까지 전세대출을 제한적으로 취급하기로 이달초 결정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2분기 전세대출 한도를 소진한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은 서울보증보험이 보증하는 전세대출의 우대금리를 0.1%포인트, 주택금융공사와 주택도시보증공사가 보증하는 전세대출의 우대금리는 0.2%포인트씩 각각 낮췄다.

그러나 국민은행, 하나은행, NH농협은행 등은 아직 전세대출 우대금리 축소 등 특정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과 같은 이유로 은행도 전세대출을 조이는 데는 조심스럽다"며 "우리은행처럼 예상을 뛰어넘는 전세대출 수요가 쏠리는 경우 외에는 쉽게 손을 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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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성 /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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