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당 신청해놓고 반대 빌미 주는 홍준표…연일 말싸움

허범구 기자 / 2021-05-14 10:58:58
하태경 향해 "음모 정치, 인격 파멸 부르고 정계퇴출"
하태경 "홍준표 입당은 동반몰살 우려"…공방 격화
초선들, 洪 복당 시 당 쇄신과 대선에 악영향 우려
洪, 의원 설득하고 이미지 개선해 반감 불식해야
무소속 홍준표 의원은 14일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을 겨냥해 독설을 퍼부었다. "음모와 모략으로 하는 정치는 일시 국민을 속일 수는 있을지 모르나 종국에 가서는 자신의 인격 파멸을 부르고 정계 퇴출이 된다"는 것이다.

▲무소속 홍준표 의원이 14일 오후 대구 수성구 자신의 지역구 사무실에서 국민의힘 복당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홍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정치에도 금도(襟度)라는게 있다. 그걸 지키지 않고 막 나갈 때 한번 내뱉은 말은 주워 담을 수 없다"고 경고했다.

자신에게 '정계은퇴'를 주문한 하 의원에게 그대로 응수한 것이다. 하 의원은 전날 "제 사적문자까지 공개하는 걸 보고 경악을 했다"며 "이런 정치를 하면 정치 불신만 높아지기에 홍 의원은 복당이 아니라 정계은퇴를 하는 것이 정치에 더 도움이 된다"고 비꼬았다.

홍 의원은 지난 10일 국민의힘 복당을 공식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진 뒤 연일 설전을 벌이고 있다. 그는 당 대표에 도전한 김웅 의원에게 "일찍 핀 꽃은 일찍 시든다"고 비판한 바 있다. 김 의원은 "시든 꽃잎엔 열매가 맺지만 시들지 않는 조화엔 먼지만 쌓인다"고 맞받았다.


국민의힘은 대략 복당을 찬성하는 중진들과 반대하는 초선들로 갈린다. 찬성파는 "야권 통합을 위해서", 반대파는 "쇄신을 위해서"라고 한다.

홍 의원은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에서 2~5%를 기록중이다. 야권 주자 중에선 윤석열 전 검찰총장 다음으로 지지율이 높다. 내년 대선 승리를 위해선 국민의힘이 야권을 통합해 대선후보를 단일화해야한다는 공감대가 강하다. 당연히 홍 의원도 합류 대상이다.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한 원영섭 전 조직부총장은 페이스북에서 "전국 지지 5%가 넘는 대선후보인 홍 의원을 지지하는 국민과 당원을 존중해 복당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말했다.

반면 도마에 자주 오르는 홍 의원의 '거친 입'과 '꼰대·구태 이미지'가 당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4·7 재보선 승리의 여세를 몰아 중도층과 2030세대를 확실히 잡기 위해선 당을 쇄신하는게 급선무로 꼽힌다. 

김근식 전 비전전략실장은 "어렵게 호감을 쌓아가는 당에 홍 의원이 복당해 막말 기조로 회귀하면 당이 실패한다"고 주장했다.

중도개혁을 지지하는 초선들은 홍 의원 복당이 쇄신 과정에서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본다. 이들은 홍 의원 복당으로 당이 보수·올드 색채가 짙어지면서 '과거 회귀'로 비치면 대선 승리 가능성이 멀어질 것으로 우려한다. 승부의 열쇠를 쥔 중도와 젊은층 등 '산토끼'가 달아나고 윤석열 전 검찰총장 영입이 난망해진다는 판단에서다.

윤 전 총장으로선 지지기반 확대를 위해 보수 야당 대신 '제3지대'에서 독자세력화를 꾀하는 선택이 불가피해진다. 여권에서 희망하는 '3자 대결 시나리오'다.

하 의원은 이날 SNS 글에서 "윤석열 입당은 동반상승의 길이지만 홍준표 입당은 동반몰살의 길이라고 우려하는 것"이라고 저격했다. 그는 "홍 의원이 입당하게 되면 지금처럼 갈등만 계속돼 다 같이 망하는 길로 가게 될까 봐 걱정하는 것"이라고 했다.

결국 홍 의원이 복당에 성공하려면 반대하는 의원들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노력이 선행돼야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지 개선이 관건이다. 악담과 막말은 금기다. 설전은 피하는게 상책이다.

이날 당대표 도전을 선언한 초선 김은혜 의원. 김 의원은 "복당 자체에 대해선 반대하지 않는다"면서도 "국민의 우려 또한 함께 검토해 봐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당이 이루고자 하는 품격, 상식선, 국민 눈높이에 맞춰져 있는지 아마 홍 의원도 잘 아시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웅 의원은 "우리 당에 들어오시려면 후배들에게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보여주셔야 한다"고 주문했다. 

홍 의원은 초선들의 지적을 새겨 들어야한다. 말싸움만 하는 건 복당 반대 빌미를 주는 일이다.

하태경 의원은 "저라면 목소리를 낮추고 반대하는 의원들 찾아 설득하고 안심시키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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