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땅 반값에 증여하고 양도·증여세는 탈세…꼬리잡힌 富대물림

김이현 / 2021-04-27 14:09:16
회삿돈 빼내 도박 등 호화사치 생활…퇴직금 수백억 챙겨
개발부지 무상 이전 등 불공정 부동산 거래 금액만 1400억
# 그룹 사주 A 씨는 자녀들에게 본인 소유 회사 주식을 전부 증여한 뒤, 강남의 노른자위 땅을 취득가액의 절반 수준에 넘겼다. 또 A 씨는 강남 토지를 양도차손이 발생한 것처럼 꾸며 양도소득세를 과소신고하고, 자녀들은 저가 취득에 따른 증여 이익에 대해 증여세 신고를 누락했다.

# B사의 핵심임원 C 씨는 배우자를 통해 위장업체를 설립한 뒤 B사에게 수십억 원을 대여하도록 했다. 이후 위장업체의 결손이 누적되자 B사는 아무런 회수노력 없이 대여금을 대손 처리하고 자금 회수를 포기했다. C 씨와 배우자는 강남 고가 아파트와 최고급 슈퍼카를 취득하는 등 호화생활을 누렸다.

▲ 노정석 국세청 조사국장이 27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불공정 탈세 세무조사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국세청은 이처럼 근로자·주주에게 돌아가야 할 기업 이익을 사주일가가 독식하거나, 본인의 노력과 상관없이 '부모찬스'로 거액의 부를 대물림한 탈세혐의자 30명에 대해 세무조사에 착수한다고 27일 밝혔다.

조사 대상자를 유형별로 보면 고액급여·퇴직금, 무형자산 편법 거래 등으로 기업 이익을 독식한 탈세 혐의자 15명, 불공정 부동산 거래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변칙증여 혐의자 11명, 기업자금으로 호화사치, 도박을 한 탈세 혐의자 4명 등이다.

이들은 과도한 급여뿐 아니라 경영에서 물러난 후에도 고문료 명목으로 사실상 급여를 수령하고, 퇴직금 산정기준인 급여를 퇴직 직전에 대폭 인상해 고액 퇴직금을 부당 수령했다. 회사가 개발한 무형자산(상표권․특허권등)을 사주일가 명의로 등록하고 고액의 사용료를 편취하기도 했다.

불공정 부동산 거래와 관련된 금액만 총 1400억 원에 달했다. 아파트 신축사업 직전, 시행사 주식을 초등학생 손자에게 증여한 뒤 사주 회사의 지원을 통해 분양 완료로 시행사에 거액의 이익을 몰아주거나, 임직원 명의 회사와의 정상거래로 가장해 기업자금을 빼돌려 최고급 아파트를 구입한 경우도 적발됐다.

이번 조사 대상자들의 총 재산은 2019년 기준 약 9조4000억 원으로 평균 3127억 원(일가합계)이었으며, 사주의 1인당 급여는 약 13억 원으로 근로자 평균 급여(3744만 원) 대비 35배 수준이었다.

노정석 국세청 조사국장은 "편법과 특혜를 통한 반칙·특권 탈세에 대해서 조사역량을 최대한 집중하겠다"며 "조사과정에서 증빙자료의 조작, 차명계좌의 이용 등 고의적으로 세금을 포탈한 행위가 확인될 시에는 조세범처벌법에 따라 고발 조치하는 등 엄정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KPI뉴스 / 김이현 기자 ky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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