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투자열풍에도 신고대상 아냐…공직자윤리 '구멍'

안재성 기자 / 2021-04-26 09:45:06
가상화폐 '열풍'이 불고 있는데도 공직자 재산신고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등 사실상 공직자윤리에 구멍이 뚫린 것으로 드러났다.

26일 기획재정부와 한국거래소 등 정부 부처 및 공공기관에 따르면, 가상화폐는 아직 공직자윤리법에 따른 공직자 재산신고 대상이 아니다.

공직자 재산신고 소관 부처인 인사혁신처는 가상화폐 투자자가 늘어나는 현실을 고려, 신고의 마지막 부분인 변동요약서에 증감 사유를 기재하라고 안내만 할 뿐, 의무는 아니다.

공직자가 가상화폐를 거액 보유하고 신고하지 않더라도 공직자윤리법 위반으로 제재할 수 없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달 관보에 공개된 고위공직자 정기 재산변동 내역에도 가상화폐 보유 현황은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

지난 2018년 국민권익위원회는 각 부처와 공공기관에 직무와 관련해 알게 된 정보를 활용한 가상화폐 투자를 금지하고, 직무 관련성이 있는 부서와 직위의 공직자는 보유 현황을 신고하도록 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명확한 규정이 만들어지지 않아 전혀 효과가 없는 셈이다.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한국예탁결제원 등 몇몇 부처와 공공기관이 행동강령을 만들긴 했지만, 교육, 현황 파악 등 후속조처가 이뤄지지 않았다. 국세청이나 한국거래소에는 행동강령도 없다.

경제부처 관계자는 "행동강령으로 직무 관련 부서·직위를 명시적으로 지정하지 않은 기관이라면 사실상 공무원 개인에게 투자 판단이 맡겨져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가상화폐를 금융자산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지만, 실제로 막대한 돈이 투자된 시장에 대해 공직자윤리가 전혀 작동하지 않는 건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은 "가상화폐를 금융자산으로 인정하지 않는 것과 금융 관련 공직자에 대한 거래 규제는 별도의 문제"라며 "이해충돌 방지 차원에서라도 가상화폐 거래 현황을 정기적으로 신고받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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