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망조사위원장 사의…"천안함 유족에 상처 드려"

김광호 / 2021-04-20 13:27:16
이인람 위원장 "유가족 뜻 세밀하게 확인하지 못해"
전날 청와대 다녀온 뒤 사퇴 준비…사실상 경질당해
위원회, 조사 개시 결정 알려져 파문 일자 입장 뒤집어

대통령 소속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 이인람 위원장이 20일 천안함 사건에 대한 재조사를 결정했다가 뒤늦게 철회하며 논란을 일으킨데 대해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했다.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 이인람 위원장이 지난 2018년 9월 28일 오후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열린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 출범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이 위원장은 20일 사의를 표했다.[뉴시스]


이 위원장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천안함 사건의 전사 장병 유족, 생존 장병들과 국민께 큰 고통과 상처를 드려 진심으로 송구하다"며 "모든 일에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조사개시 과정이 법과 규정에 따른 절차라는 이유로 유가족들의 뜻을 세밀하게 확인하지 못했다"며 "국가와 국민을 수호하는 국군 장병들의 명예를 세워 드리지 못하고 국가를 위해 희생했던 것을 후회한다는 말씀을 듣고 매우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일로 위원회의 결정이 국가와 사회에 미칠 수 있는 파장에 대해 다시 한번 깊이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며 "위원들과 함께 해당 사항을 심도 있게 논의했고, 위원장으로서 잘못을 깊이 통감한다"고 거듭 고개를 숙였다.

이 위원장은 자진 사퇴한게 아니라 사실상 경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전날 오후 청와대에 다녀온 뒤 내부에 사퇴 의사를 밝히며 '사과문' 준비까지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규명위원장은 특별법상 임기가 보장되는 위원회(위원장, 상임위원, 비상임위원 5명 등 7명으로 구성) 당연직이다. 책임을 물으려면 자진 사퇴하는 방법 밖에 없다.

청와대가 이 위원장을 소환한 것은 알아서 물러나는 모양새를 갖추라고 주문하기 위해서라는 해석이 나온다.

군사망진상위는 천안함 피격 사건을 다시 조사해 달라는 진정에 따라 지난해 12월 조사 개시를 결정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파문이 일자 지난 2일 각하 결정을 하며 입장을 뒤집었다.

천안함 피격 당시 함장이었던 최원일 예비역 대령과 천안함 유족회장 등은 위원회의 각하 결정 이후에도 사과와 재발 방지를 요구하며 위원회와 국방부, 청와대를 항의 방문했다.

천안함 유족회와 전우회는 이날도 성명을 내고 조사 개시 결정을 한 위원장 등 관련자 처벌과 재발 방지 대책 수립 등을 촉구했다.

KPI뉴스 / 김광호 기자 khk@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김광호

김광호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