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권, 영남권 독식이냐 친이계 독식이냐

허범구 기자 / 2021-04-19 11:09:06
당대표 유력주자 주호영, 대구가 지역구인 친이계
원내대표 출마 울산 김기현, 친이 권성동 양강대결
투톱, 주·김은 영남당 낙인 vs 주·권은 친이계 일색
원내대표 경선, 대표선거 영향…56명 초선파워 변수

'주호영과 김기현'이냐, '주호영과 권성동'이냐.

국민의힘 새 지도부로 예상되는 '투톱' 시나리오다. 우선 차기 당대표 경선. 당내 최다선(5선)인 주호영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1강 주자로 평가된다. 경쟁자가 하나둘씩 정리돼 독주 가능성이 점쳐진다. 다만 변수로 '초선 당대표론', '영남당 이슈'가 꼽힌다.

▲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과 주호영 당대표 권한대행, 김기현 의원.[UPI뉴스 자료사진] 


차기 원내대표 경선은 외견상 4파전이다. 101명 중 원내 과반(56명)인 초선그룹 여론, 당권 경쟁 구도 등의 영향이 주목된다.

현재로선 권성동(강원 강릉), 김기현(울산 남구을) 의원이 양강 대결을 펼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권, 김 의원은 둘다 4선의 관록에다 나름의 지지기반도 갖췄다. 

김 의원은 당내 최대 지분을 차지하는 영남권 주자다. 영남 출마자는 그가 유일하다. 그러나 주 권한대행의 당대표 도전으로 '지역' 효과가 되레 부담이 될 수 있다. 주 대행은 경북 울진이 고향, 대구 수성갑이 지역구다.

당의 한 관계자는 19일 "주 대행의 당대표 출마로 원내대표 경선 상황에 변수가 생겼다"며 "내년 대선을 앞두고 투톱이 모두 영남 출신으로 구성된다면 '영남당'이라는 비판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권 의원측은 경선 과정에서 '영남당 프레임'으로 김 의원을 공격하는 전략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새 지도부가 특정 계파 일색으로 꾸려져선 안된다"는 경계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권 의원은 이명박(MB) 정부 시절 청와대에서 1년 간 법무비서관을 지낸 친이계 출신이다. MB 정부 때 특임장관을 지낸 주 대행도 친이계다. 

5선의 정진석 의원이 당대표 출마를 고심하다 접은 것도 계파 셈법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정 의원은 MB 정부 때 청와대 정무수석을 맡아 주 대행과 호흡을 맞춘 사이다. 정 의원의 불출마로 친이계끼리 충돌하는 상황을 피하면서 당대표 후보 단일화가 이뤄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안 그래도 4·7 재보선 결과 친이계가 득세하는 형국이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MB 정부시절 청와대 홍보기획관, 정무수석 등을 지낸 친이계 핵심이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친이계와 가까운 사이다. 

친이계 독식 경계론이 나올 만한 배경이다. 권 의원과 달리 김기현 의원은 계파색이 엷다.

원내대표 경선은 이르면 26일 치러질 전망이다. 원내대표 경선 쟁점과 승자는 당대표 경선에 영향을 미칠 공산이 크다.

'영남당' 논란은 내년 대선의 지역적 역학과도 맞물려 있어 다시 부각되는 양상이다. 김기현 의원에겐 부담이다. 권 의원과 3선의 김태흠(충남 보령·서천), 유의동(경기 평택을) 의원에게 협공을 당할 수 있다. 비영남권 후보들은 대선에서 승리하려면 전국적 지지가 필요하다는 논리를 앞세운다.

김기현 의원은 여권이 PK(부산·경남) 지역 후보를 내서 승리한 사례를 들며 영남 표심 수호가 우선이라고 반박한다. 그가 영남당 프레임을 딛고 승리한다면 주 대행에게 불똥이 튈 수 있다.

당 초선 의원들은 재보선 승리를 계기로 '영남당 한계를 극복하자'는 여론몰이에 나선 바 있다. 초선과 소장파가 '영남당' 저지를 명분으로 연대와 협력에 나선다면 주 대행의 당대표 도전이 순탄치 않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변화와 혁신을 기치로 한 '초선 당대표론'이 힘을 받을 수 있다.

초선·소장파 그룹에선 김웅(51) 의원과 이준석(36) 전 최고위원이 당대표 출마 뜻을 밝혔다. 검사 출신인 김웅(서울 송파갑) 의원이 적극적이다. "재보선에서 나타난 2030세대 표심을 확실히 얻기 위해선 젊은 초선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고개를 들고 있다. 

중진 그룹에선 주 대행을 비롯해 5선의 조경태(53), 4선의 권영세(62)·홍문표(74), 3선의 윤영석(57) 의원 등이 출마를 검토하고 있다.

반면 원내대표 경선에서 친이계 독식 저지 여론이 확산되면 권 의원이 고전을 할 수 있다. 권 의원이 당선되면 특정 계파 독식론이 당대표 경선에서 어떤 작용을 할 지 주목된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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