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문 때리는 소신파들의 자성론… 與 획일주의 바뀌나

허범구 기자 / 2021-04-09 10:24:02
노웅래 "친문 비대위, 아직 국민을 바보로 보는 것"
조응천 "오만·독선 책임자들 당내 선거 나서지 말라"
김해영 "조국 사태에서 민주당이 너무나 큰 실책"
친문 스피커 김어준 "소신파 말대로 하면 망한다"
여당에서 오랜만에 '다른' 목소리가 쏟아졌다. 지난해 10월 소신파 금태섭 전 의원이 탈당한 지 반년만이다. 더불어민주당은 비문(비문재인) 불모지다.

이견을 불허하며 일사분란한 거대 여당. 4·7 재보선 참패의 충격이 균열을 만들고 있다. 노웅래·조응천 의원, 김해영 전 최고위원이 잇달아 반성문을 쓰며 주류를 비판했다. 그러자  '친문 스피커' 김어준 씨가 득달같이 저격에 나섰다.

▲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최고위원이 지난 3월 3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열린 '국정원 불법사찰 정보공개 및 진상규명을 위한 긴급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원내대표, 당대표 선거를 앞두고 계파갈등이 불붙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친문 주도의 획일주의가 옅어질지 여부가 주목된다. 여당의 경쟁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돌직구 날린 노웅래·조응천·김해영…봇물처럼 쏟아지는 자성론

이번 선거 참패로 최고위원직에서 물러난 노웅래 의원은 지난 8일 친문을 직격하는 작심발언을 쏟아냈다. 노 의원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친문 도종환 의원의 비대위원장 선임에 대해 "국민들이 '이 사람들이 아직도 국민을 바보로 보는 거 아닌가' 이렇게 보일 수 있다"고 쓴소리를 했다. 노 의원은 특정 계파가 없는 비주류로 분류된다. 

노 의원은 "비대위원장을 뽑는데 그것조차 국민의 눈높이가 아니고 또 당내 특정 세력의 눈높이로 후보를 뽑는다면 쇄신의 진정성이 생길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주류와 비주류, 친문과 또 다른 그런 게 없어져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벼랑 끝에 서서 쇄신을 해야 하는 마당에 쇄신의 당 얼굴로서 특정 세력의 대표를 내세운 것"이라고 분석했다.

노 의원은 또 "조국 사건, 추·윤갈등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당이 브레이크를 거는 역할을 못 했다"고 했다.

조 의원도 전날 페이스북에 "이번 재보선에서 우리 당의 잘못된 점으로 지적받은 '무능과 위선 그리고 오만과 독선의 태도'에 대해 상당한 책임이 있는 분이 아무런 고백과 반성없이 원내대표와 당 대표 후보로 출마하여 당선되었을 경우 국민들께서는 우리 당이 정말 바뀌고 있다고 인정을 해주실까 두렵다"고 적었다.

▲ 지난 3월 12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여야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조응천(오른쪽), 국민의힘 이헌승 의원이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이어 "우리 당이 부정적인 평가를 받는 데 상당한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는 분은 가급적 이번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당내 선거에 나서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당대표, 원내대표 선거에 대거 나서는 친문 세력을 비토한 것이다.

최고위원을 지낸 소신파 김해영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민주당의 제대로 된 성찰과 혁신을 위해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다"며 "조국 사태와, 추미애 전 장관과 윤석열 전 총장 문제, 부동산 실책"이라고 꼽았다.

그는 "조국 사태에서 민주당이 너무나 큰 실책을 했다고 생각한다"며 "저는 지금도 당에서 조국 전 장관을 왜 그렇게 지키려 했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했다.

또 "추 전 장관의 거친 언행과 절차를 지키지 않는 막무가내식 장관직 수행을 당에서 제지하지 못했다"며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추진하다 윤 전 총장에게 사퇴의 빌미만 주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입 틀어막는 친문 스피커 "소신파가 아니라 공감대 없는 것"

김 씨는 이날 자신의 방송인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진행하다 김 전 의원에 대해 "소신파가 아니라 공감대가 없어서 혼자가 된 것"이라고 힐난했다. "원래 선거를 지는 쪽에서는 대체로 그 선거에 가장 도움이 안 됐던 분들이 가장 도움이 안 될 말을 가장 먼저 나서서 한다"는 것이다.

 

▲ 방송인 김어준 씨[뉴시스]


이어 "이럴 때 튀어나와 발언하는 분들이 꼭 있다"며 "대체로 소신파라고 띄워주지만, 이분들 말대로 하면 망한다"고 몰아세웠다.

김 씨 발언을 계기로 김 전 의원을 향한 친문 강성 지지층의 문자, 전화 테러가 뒤따를 가능성이 점쳐진다. 그간 비판적 목소리를 내온 비주류의 입을 틀어막는데 이들의 겁박이 효과를 봤다.

노웅래 의원은 당이 열성 지지층에 당이 휘둘렸다는 지적에 "그렇다. 수없이 문자를 날리다보니 자기검열을 받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런 문자가 오더라도 상관없이 그것도 많은 생각과 의견 중에 하나로 생각하고 쫄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진성준과 조은산 "선대본부장 김어준 때문에 졌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8일 대구 호텔인터불고에서 영남일보 지방자치아카데미 입학식 특별강연 연사로 나서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 선대본부장은 바로 김어준"이라고 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이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비롯한 음모론자와 거짓말을 믿어주는 이른바 '대깨문'이라는 광신도 같은 집단에 끌려 다녔기 때문에 이번 선거에서 졌다"고 진단했다.

시무 7조 상소 국민청원으로 잘 알려진 인터넷 논객 조은산은 전날 블로그에 민주당이 완패한 이유로 '젊은 남녀를 편 가르는 식의 정치', '극성 친문(親文)의 놀이터인 김어준의 뉴스공장 과대평가', '국민 과소평가' 세 가지를 꼽았다.

조은산은 김어준 씨를 겨냥해 "그는 털 많고 탈 많은 음모론자에 불과하다"며 "극성 친문 세력의 놀이터에 불과한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과대평가했다"고 했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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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범구 /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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