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노조 "하위직 공무원 희생양으로 삼으려는 행태" 정부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으로 모든 공직자가 재산을 등록하도록 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그러나 재산 등록 대상자가 된 공무원들은 불만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모든 공무원을 잠재적 범죄자로 규정"하는 것이라고까지 이야기하는 실정이다.
정부가 지난 29일 발표한 '부동산 투기근절 및 재발방지대책'에는 공직자의 부동산 투기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 원칙적으로 모든 공직자가 재산을 등록하도록 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현재 인사혁신처에 재산을 등록하는 대상은 4급 이상 및 임원 이상 등 23만 명이다. 정부는 여기에 더해 토지개발, 주택건설 등 부동산 관련 부처 및 공공기관 업무 종사자 전원도 인사혁신처에 재산을 등록하기로 했다.
공무원들이 문제로 꼽은 것은 그다음 부분이다. 정부는 인사혁신처 등록대상이 아닌 공직자 약 130만 명에 대해서도 소속 기관별로 감사부서 주관하에 자체 재산등록제를 운영토록 하겠다는 방안을 내놓았다. 재산 등록 대상이 5~9급까지 확대되는 것이다.
해당 대책이 발표된 뒤 공무원 시험 관련 커뮤니티에는 "왜 말단까지 재산을 등록하라고 하냐", "등록할 재산이나 있었으면 좋겠다"는 글이 올라왔다. 또 다른 커뮤니티들에도 "말단 공무원이 돈이 얼마나 있겠냐", "이럴 거면 전 국민 재산 등록하자"와 같은 불만 섞인 반응이 이어졌다.
앞서 고위 당·정·청 협의회에서 모든 공직자의 재산 등록을 검토하고 있다는 발언이 나오자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은 "그 실효성을 떠나 모든 공무원을 잠재적 범죄자로 규정하는 데 대해 분노를 금할 수 없다"는 성명을 냈다.
전국공무원노조는 당시 "하위직 공무원 재산등록은 이번 사태를 구조적인 차원에서 해결하기보다 또다시 하위직 공무원을 희생양 삼으려는 것에 불과하다"면서 "4.7 보궐선거를 앞두고 위기를 모면하기 위한 보여주기식 전시행정을 중단하고 실질적이고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끝내 모든 공직자 재산 등록이 대책에 포함되자 대구공무원노동조합은 "공무원 노동자와 조직이 범죄집단이라는 사고의 전제가 아닌 다음에야 도무지 생각할 수 없는 정책"이라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전국광역시도공무원노동조합도 성명을 통해 "소수의 일탈에 대한 책임을 전체 공직사회에 부과해 대다수 청렴한 공무원들을 허탈하게 만들고 구조적으로 해결하기보다 하위직 공무원을 희생양으로 삼으려는 행태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KPI뉴스 / 권라영 기자 ry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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