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총책 김상조, 임대차법 시행 이틀전 전셋값 14%↑

김광호 / 2021-03-29 08:51:47
강남아파트 전세 8억5천서 9억7000만원으로
상한제 주도해놓고 대폭 올려, 내로남불 지적
김 "전세 준 집, 시세보다 많이 저렴한 상태"

청와대 김상조 정책실장이 전·월세상한제 등 임대차 3법의 시행 직전 본인 소유 서울 강남구 청담동 아파트의 전세 보증금을 14.1% 올리는 계약을 한 것으로 29일 확인됐다.

지난해 7월31일 시행된 임대차 3법은 세입자 보호 차원에서 기존 계약 갱신 시 전·월세를 5%까지만 올릴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김 실장은 법 시행 이틀전인 7월29일 전세 계약을 갱신하면서 임대료를 대폭 올려 받은 것이다. 부동산 대책을 비롯한 정부 정책을 총괄하는 콘트롤타워가 새 제도 안착을 위한 솔선수범은커녕 제 잇속 챙기기에 주력한 셈이다.

▲정세균 국무총리(왼쪽 세번째) 등이 28일 국회에서 열린 부동산 투기근절 및 재발방지대책을 위한 고위당정협의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오른쪽 두번째는 청와대 김상조 정책실장. [뉴시스]


전자관보 등에 따르면 김 실장은 부부 공동명의로 소유 중인 청담동 한신오페라하우스 2차 아파트(120.22㎡)를 전세로 주고 있다. 지난해 7월 현 세입자와 계약을 갱신하면서 기존 전세금(8억5000만원)에서 14.1% 올린 9억7000만원을 받기로 했다. 잔금은 같은 해 8월 지급됐다.

문제는 전세계약 갱신이 임대차 3법의 시행을 불과 이틀 남겨준 시점에서 이뤄졌다는 것이다. 법 시행 후 전세계약을 갱신했다면 김 실장은 전세금을 14.1% 올려받을 수 없었다. 부동산 정책에 깊숙이 관여하는 김 실장이 임대차 3법 시행 시기를 염두에 두고 계약을 앞당긴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될 수 있는 대목이다. 

임대차 3법은 세입자를 위한다는 법 취지와 달리 부작용이 심각할 수 있다는 우려가 많았다. 집주인이 임대료 부담을 세입자에게 전가하거나 전세를 월세로 바꿔 전세대란을 부추길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실장은 세입자에게 부담을 전가한 경우에 해당될 수 있다.

국민들이 전세값을 못 올리도록 규제하는 정책 시행을 총괄하면서 정작 본인은 이를 앞장서 주도했다는 점에서 '내로남불' 등 도덕적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김 실장은 지난해 12월 노영민 비서실장, 김종호 민정수석과 함께 사의를 밝혔다가 유임됐다.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LH 사태로 부동산 민심이 흉흉한 터라 김 실장 경질론이 다시 불붙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김 실장은 언론과의 통화에서 "현재 살고 있는 전셋집의 보증금을 2019년 12월과 2020년 8월, 8개월 사이에 집주인의 요구로 2억원 넘게 올려줘야 했다"며 "자금 마련을 위해 보유 중인 청담동 아파트의 세입자로부터 전세 보증금을 올려받았다"고 해명했다.

전자관보를 살펴보면 김 실장은 서울 성동구 금호동 두산아파트(145.16㎡)에 전세로 살고 있다. 전셋값은 2019년에 3억3000만원이었다. 김 실장은 같은 해 1억7000만원을, 그리고 2020년에 5000만원을 추가로 지급했다.

김 실장은 청담동 아파트 보증금을 14.1% 올린 데 대해 "제가 전세를 준 집도 그렇고, 사는 집도 시세보다 많이 저렴한 상태였다"고 밝혔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김 실장의 집과 같은 면적의 청담동 한신오페라하우스 2차 아파트는 지난해 5월과 8월, 11월 3건의 전세 거래가 이뤄졌는데, 전셋값은 모두 12억5000만원이었다.

임대차 3법 시행 직전 전셋값을 올려 계약을 갱신한 데 대해선 "양쪽 집 모두 계약 갱신 시점이 8월이고, 저희와 금호동 아파트 집주인, 청담동 아파트 세입자 등 3자가 이를 감안해 합의한 것"이라며 "공직자로서 길게 변명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KPI뉴스 / 김광호기자 kh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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