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윗 한줄이 33억원, 방귀소리가 49만원…'NFT'가 뭐길래

안재성 기자 / 2021-03-26 16:02:16
디지털 파일에 블록체인 기술로 복제 막아 희소성 확보
NFT 시장 급성장…"실체 없고 투기성 강하다" 비판도
트윗 한 줄이 약 33억 원에 팔렸다. 그림을 모은 이미지(JPG) 파일에는 약 782억 원의 가격이 매겨졌다. 심지어 방귀 소리를 모은 음성 파일까지 거래되고 있다.

최근 NFT(대체불가능토큰)를 삽입한 디지털 가상자산이 일종의 예술품으로 취급되면서 엄청난 거액에 거래돼 이목을 끌어당기고 있다. "NFT가 뭐기에 이린 비싼 가격이 매겨지냐"며 관심을 가지는 투자자들이 늘었으며, 이에 따라 관련 시장은 빠른 속도로 성장 중이다.

이미 10억 달러 규모까지 성장한 NFT 시장이 더욱 커질 거란 기대가 강하다. 반면 실체가 없는 데다 투기성이 너무 강해 위험하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작년 4억 달러…올해 10억 달러 규모로 '쑤욱'

26일 NFT 분석 사이트인 논펀지블닷컴에 따르면, 지난해 NFT 시장 규모는 총 3억3803만 달러에 달한다. NFT 시장은 2018년 4096만 달러에서 2019년 1억4155만 달러, 작년 약 4억 달러 등 매년 가파르게 성장 중이다.

특히 올해 들어 미국과 유럽의 NFT 경매에 막대한 돈이 몰리며 시장 규모가 급격히 커졌다.


지난 11일(현지시간) 300메가바이트 용량의 이미지 파일 1개가 NFT 경매에서 무려 6930만 달러(한화 약 782억 원)에 팔렸다. 판매된 작품은 '매일-첫 5000일(Everydays-The First 5000 Days)'로, 디지털 아티스트 비플(본명 마이클 윈켈만)이 2007년부터 연재한 작품을 한데 모은 것이다.

캐나다의 현대 예술가 크리스타 킴이 만든 디지털 하우스인 '마스 하우스'는 50만 달러(한화 약 5억6400만 원)에 거래됐다. 아무도 살 수 없는, 3D(3차원) 파일로 제공되는 디지털 하우스에 고액이 매겨진 것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아내이자 가수인 그라임스는 이달 초 NFT가 적용된 디지털 그림을 경매에 내놓아 20분 만에 580만 달러(한화 약 65억 원)를 벌었다.

미술 작품만이 아니다. 트위터 공동 창업자 잭 도시가 15년 전 올린 트위터 글 한 줄은 경매를 통해 22일(현지시간) 291만5835달러(한화 약 32억9000만 원)에 팔렸다.

심지어 미국 영화감독 알렉스 라미레즈 말리스가 자신과 친구 4명의 방귀 소리를 1년간 모아 만든 음성 파일, '마스터 컬렉션'도 434달러(한화 약 49만 원)에 판매됐다.

가상화폐 전문매체인 댑레이더 집계에 따르면, 올해 1~2월 간 미국 달러화로 표기된 NFT 거래만 약 4억1300만 달러에 달한다. 블록체인 업계에서는 유럽 등 타국의 거래까지 합할 경우 올해 NFT 시장 규모가 이미 10억 달러 규모로 부풀어 오른 것으로 추산한다.

NFT 결제 시스템의 기반을 제공한 스타트업, 알케미의 기업 가치도 최근 250억 달러까지, 2017년 출범 당시에 비해 54배나 치솟았다.

NFT로 '세상에 단 하나뿐' 희소성 확보…"실체없어" 경계 목소리도

NFT의 고인기 이유로는 '세상에서 단 하나뿐'이라는 희소성이 꼽힌다. 이 자산은 3D, 이미지, 트윗, 음성 등 다양한 종류의 디지털 파일에 NFT를 적용해 만들어진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 해당 자산에 거래 이력 및 소유권 등의 정보를 저장, 별도의 인식값을 부여하는 것이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NFT는 블록체인 기술로 자산에 일련번호를 부여해 복제, 위·변조를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블록체인업계 관계자는 "일종의 '디지털 인증서'나 마찬가지"라면서 "마치 화가가 자신의 작품에 사인을 한 것처럼 단 하나뿐인 희소성과 고유성이 확보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덕분에 시장에서 일종의 예술품으로 취급돼 막대한 금액에 거래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NFT가 고액에 거래된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차익을 노린 투자자들까지 끼어들면서 시장 규모는 날이 갈수록 급격히 커지는 추세다.

때문에 미래 성장성에 대한 기대도 높다. 억만장자 투자자인 차마스 팔리하피티야 소셜캐피탈 CEO는 "NFT가 디지털 자산의 다음 개척지"라고 말했다.

미국 프로농구(NBA) 구단인 댈러스 매버릭스의 구단주 마크 큐반은 "NFT 시장은 향후 10년 동안 NBA의 3대 수익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달 '제스'라는 닉네임을 사용하는 유저는 NBA 선수 르브론 제임스의 덩크슛 장면은 20만8000달러(한화 약 2억 원)에 샀다.

반면 실체가 없는 데다 투기성이 너무 높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세계적인 경매업체인 크리스티의 전 경매사인 찰스 알솝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것을 구매하는 문화가 말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블록체인 전문가 데이비드 제라드도 "NFT 판매자는 사기꾼"이라며 "아무런 가치가 없으면서도 돈을 받고 팔 수 있는 자산을 발명해내고 있다"고 꼬집었다.

블록체인 소프트웨어 업체 코스모스의 수석 개발자 빌리 레네캄프는 지난 2017년에 불었던 가상화폐 공개(ICO) 열풍을 거론하면서 "그 때의 가상화폐처럼 NFT 가치가 급락할 수 있다"고 염려했다.

보케 캐피탈의 설립자인 킴 포레스트는 "NFT의 장기적인 전망은 회의적"이라고 판단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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