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원전사고 10년, 여전히 지속되는 고통

권라영 / 2021-03-11 16:11:41
시민단체 "핵발전과 함께 안전한 미래 못 만들어"
"후쿠시마 기억하고 핵 없는 세상 위해 행동하라"
일본 동북부 대지진이 일어난지 꼭 10년이 된 11일. 서울 마포구 문화비축기지 문화마당에 311개의 의자가 놓였다. 사고 날짜인 3월11일을 기억하려는 퍼포먼스다. 의자는 영문자 'NO'를 형상화하는 모양으로 배치됐다. 그 위에 후쿠시마핵사고 10주년준비위원회 관계자들이 올라서 핵 반대 시위를 벌였다.

▲ 후쿠시마핵사고 10주년준비위원회 관계자들이 11일 서울 마포구 문화비축기지에서 311개의 의자들을 이용해 핵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정병혁 기자]

10년전 오늘 일본 동북부에서 대참사가 발생했다. 지진과 쓰나미로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에서 방사성물질이 누출됐다. 결과는 참혹했다. 후쿠시마 원전 인근 일부 지역은 여전히 핵에 오염된 상태다. 이 때문에 10년째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이들도 있다.

문제는 이것뿐만이 아니다. 원전 내의 방사능 오염수는 지금도 매일 140t가량 생성되고 있다. 일본 정부는 2022년 여름이면 오염수 저장공간이 모두 찬다며 조만간 처리 방안을 결정하겠다는 입장인데, 오염수의 해양 방류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달 규모 7.3의 강진이 또다시 후쿠시마를 덮쳤다. 일본 정부 지진 조사위원회는 앞으로도 일본 동북부 대지진의 여진이 발생하는 범위 또는 그 주변 지역에 대규모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날 기자회견을 연 후쿠시마핵사고 10주년 준비위원회는 "일본에서 발생한 핵발전소 폭발 사고는 평화적 이용으로 포장된 핵발전소 안전 신화를 무너뜨렸고, 그 후 수십조 원의 처리비용은 핵발전소의 경제성 역시 완전히 무너뜨렸다"고 지적했다.

후쿠시마핵사고 10주년 준비위원회는 녹색연합, 에너지정의행동, 환경운동연합 등 시민단체와 기독교환경운동연대, 불교환경연합 등 종교단체, 녹색당, 정의당 등 정당이 함께하고 있다.

▲ 환경운동연합 등 환경단체로 구성된 후쿠시마핵시고 10주년준비위원회 관계자들이 11일 서울 마포구 문화비축기지에서 핵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정병혁 기자]

이들은 "10년이라는 시간으로 무마시키기에는 그 위험과 그에 따른 피해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참담하다"면서 "후쿠시마 핵사고는 그런 의미에서 핵발전과 함께 안전한 미래를 만들 수 없음을 말해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우리나라 정부를 향해 "핵발전소 수명연장 금지와 신규핵발전소 건설 금지라는 공약도 지키지 못하고 있다"면서 "지난 1월 한수원이 원자력안전위원회에 제출한 고리2호기 수명연장 심사 연장 요청은 2023년이면 순리에 따라 폐쇄에 들어가는 핵발전소를 무리하게 수명연장시키려는 시도"라고 비판했다.

위원회는 "후쿠시마를 기억하는 가장 현명한 대책은 신규핵발전소 건설 금지, 수명 다한 핵발전소 즉시 폐쇄, 위험한 핵발전소 조기 폐쇄에 있다"면서 "후쿠시마를 기억하라. 그리고 핵 없는 세상을 위해 행동하라"고 촉구했다.

송주희 환경운동연합 활동가는 "우리 모두가 사용하는 전기를 생산하기 위해서 핵발전소 지역 주민들은 늘 위험을 안고 살아가야 한다. 또 10만 년 넘게 보관해야 하는 핵쓰레기(고준위 핵폐기물)를 어디서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 아무도 알지 못한다"면서 "한국 정부, 그리고 일본 정부는 원전 가동을 멈추고 안전하고 정의로운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KPI뉴스 / 권라영 기자 ry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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