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단체 "임신중지를 공적의료서비스로 보장하라"

권라영 / 2021-03-08 17:28:16
"임신중지에 건강보험 적용해야…의료인 낙인 대책도 필요"
유산유도제 미프진 도입도 촉구…"여성 재생산권 보장해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여성단체가 임신중지에 건강보험 적용, 미프진 등 유산유도제 도입을 요구하고 나섰다.

▲ 8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모두를위한낙태죄폐지공동행동' 회원들이 '임신중지를 공적의료서비스로 보장하라!'는 피켓을 들고 임신중지에 건강보험 적용 등을 주장하고 있다. [정병혁 기자]

모두를위한낙태죄폐지공동행동(모낙폐)은 8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에 "임신중지를 공적 의료서비스로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낙태죄는 2019년 4월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이 내려진 이후 지난해 12월 31일까지 개정이 이뤄지지 않아 효력이 상실됐다.

이 자리에 참석한 이서영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여성위원회 간사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면서 "여성들은 임신중지를 할 수 있는 법적인 권리는 얻었지만, 국가는 여성들이 이를 실제로 누릴 수 있는 공적 지원과 제도적 준비를 하나도 갖추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건강보험은 모자보건법에 해당하는 사유에만 적용되고 있다"면서 "경제적 장벽에 처한 여성들에게 임신중지권은 실제 권리가 아닌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행 모자보건법 제14조에는 의사가 임신중지할 수 있는 허용한계가 정의돼 있다.

아울러 "보편적인 의료시스템으로 임신중지가 정착할 수 있으려면 의료인들에 대한 대책도 필요하다"면서 "임신중지를 시행해왔던 의료인들, 앞으로 임신중지가 필요한 이들을 진료할 의료인들을 지원하고 낙인을 줄여나갈 현실적인 대책들 또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동근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사무국장은 유산유도제인 미프진의 필요성에 대해 발언했다. 그는 미프진에 대해 "지난 30년 동안 70여 개 국가에서 사용돼온 약이고 16년 전부터는 세계보건기구에서도 필수의약품으로 지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사무국장은 "매일 조용히 임신중지를 하고 싶은 많은 여성들이 불법인 줄 알면서도 온라인에서 품질이 보장되는지 알 수 없는 미프진을 구매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식약처는 그 사이트를 규제할 수도 없고 구매를 하는 여성들도 도와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프진이 완전하기 때문에 허가하라는 게 아니라 그만큼 필요하기 때문에 허가하라는 것"이라면서 "여성이 재생산권을 보장받고 성과 출산의 고리에서 좀 더 자유롭게 살 수 있는 세상이 될 수 있도록 우리들은 미프진을 쟁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모낙폐는 "성·재생산에 대한 권리는 부재한 채 임신·출산의 책임과 의무만을 여성과 개별가족에게 전가했던 지금까지와는 달리, 낳을 권리와 낳지 않을 권리 모두가 보장되는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법과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KPI뉴스 / 권라영 기자 ry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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