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은정 "윤 총장 지시로 한명숙 사건서 배제"…박범계·윤석열도 충돌?

박일경 / 2021-03-02 20:12:39
법무부 "임은정 수사권 문제없어…총장 지시 불필요"
대검의 수사권 부여 '법적 근거' 확인 요청에 회신
법무부 회신 날 대검 직무배제 강행…지휘권 발동 가능성
임은정 대검찰청 감찰정책연구관은 2일 "윤석열 검찰총장의 지시로 '한명숙 국무총리 모해위증' 사건에서 직무 배제됐다"고 밝혔다. 임 연구관은 최근 법무부 인사로 수사권을 확보했으나 정작 직무에서 배제된 것이다. 해당 사건 공소시효는 이달 22일까지다. 

이로써 법무부와 검찰이 당시 정면충돌 양상으로 치달을 조짐이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에 이어 박범계 장관까지 수사지휘권을 발동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 임은정 대검찰청 감찰정책연구관. [뉴시스]

임 연구관은 2일 페이스북을 통해 "윤석열 검찰총장과 조남관 대검 차장검사의 지시로 한 전 총리 모해위증 사건에서 직무 배제됐다"고 밝혔다.

이어 "대검 감찰부에서 윤 총장의 직무이전 지시 서면을 받고 보니, 총장의 직무이전 지시가 사법정의를 위해서나, 검찰을 위해서나 매우 잘못된 선택이라 안타깝고 한숨이 나온다"고 밝혔다.

또 "중앙지검 검사 겸직 발령에도 수사권이 있는지에 대한 논란을 대검에서 계속 제기해 마음고생이 적지 않았다가, 오늘 법무부의 발표로 겨우 고비를 넘기나 싶었다"며 "총장의 직무이전 지시 서면 앞에 할 말을 잃었고, 어찌해야 할지 고민해보겠다"고 했다.

앞서 법무부는 지난달 22일 단행한 검찰 중간간부급 인사에서 임 연구관을 서울중앙지검 검사로 겸임 발령했다. 검찰 안팎에서는 한 전 총리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재판 당시 검찰의 위증교사 의혹을 수사하게 하려고 임 연구관에게 수사권을 준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이후 대검은 임 연구관이 서울중앙지검 검사로 겸임 발령되면서 수사권이 부여된 데 대한 법적 근거가 무엇인지 확인해 달라고 요청했고, 법무부는 임 연구관에게 수사권을 부여하는데 윤 총장의 지시가 필요하지 않다고 회신했다.

법무부는 이날 임 연구관의 서울중앙지검 검사 직무대리 겸임 발령과 수사 권한 부여와 관련해 "문제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법무부는 "검찰청법에 근거한 대통령의 인사 발령으로 임 부장검사에게 수사권이 부여됐으며, 수사권 부여에 관한 검찰총장의 별도 지시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임 연구관이 감찰부장의 지시에 따라 감찰 관련 업무를 수행하면서 비위와 관련된 범죄 혐의를 밝히고 엄정하게 대응하는 데 권한 상 한계가 있었다"며 "감찰 기능 강화 차원에서 임 연구관이 담당하는 감찰 업무와 관련해 수사 권한을 부여했다"고 했다.

법무부는 검찰연구관이 고검·지검의 검사를 겸임할 수 있다고 규정한 검찰청법 제15조 제2항 등을 근거 조항으로 제시했다. 대검이 지난달 25일 법무부에 '임 부장검사에게 수사권을 준 법적 근거가 무엇인지 확인해 달라'는 질의에 대한 회신이다.

▲ 박범계(왼쪽)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UPI뉴스 자료사진]

지난해 뉴스타파 등은 검찰이 한 전 총리 수사를 무리하게 벌이기 위해 고(故) 한만호 전 한신건영 대표 등을 압박, 뇌물을 줬다는 진술을 강요했다는 의혹을 보도했다.

이후 한 전 대표의 동료 재소자인 최 모씨가 지난해 4월 당시 수사팀을 감찰해달라며 처음 대검 감찰부에 진정서를 제출했고, 다른 동료 재소자 한 모씨도 감찰 요청서를 냈다.

처음 감찰 진정서가 접수됐을 당시 누가 수사를 해야 하는지를 두고 윤 총장과 한동수 감찰부장이 대립했다.

일반적으로 사건을 어디에 배당할지 결정하는 권한은 검찰총장에게 있다. 그런데 한 부장은 처음 한 달여 동안 윤 총장에게 진정서의 접수 사실조차 보고하지 않았다.

윤 총장이 해당 사건을 대검 인권부에 배당하자, 한 부장이 반대하며 진정서를 제공하지 않았고 결국 추미애 장관이 수사지휘권을 행사하기에 이르렀다.

결국 대검 인권부와 감찰부가 자료를 공유하며 조사하는 방향으로 갈등이 일단락되기는 했지만, 추 장관은 지난해 11월 윤 총장 징계를 청구하면서 배당 논란을 사유에 포함하기도 했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법무부가 검찰청법에 근거해 적법하게 수사권을 부여했다는 입장에 대해 대검이 제동을 건 상황"이라며 "박 장관이 임 연구관에 재배당하라고 수사지휘권을 발동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KPI뉴스 / 박일경 기자 ek.par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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