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원장 "정인이, 마지막 날 모든걸 포기한 모습"

김광호 / 2021-02-17 14:55:09
정인이 다녔던 어린이집 원장, 2차 공판 증인 출석
"입양 초기부터 정인이 몸에 멍과 상처가 있었다"
"7~9월 가정보육 기간 후 아프리카 기아처럼 말라"
정인이가 다녔던 어린이집의 원장이 "입양 초기부터 정인이 몸에 멍과 상처가 있었다"며 "숨지기 전날 병원에 데려가지 못하고 침묵한 게 마음이 아프다"고 증언했다.

▲양부모의 학대로 숨진 '정인이 사건' 2차 공판이 열리는 17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으로 입양부가 들어가고 있다. [뉴시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판사 신혁재)에서 17일 열린 양모 장 모 씨와 양부 안 모 씨의 2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어린이집 원장 A 씨는 "정인이가 어린이집에 다니기 시작한 지난해 3월부터 지속적으로 몸에 상처와 멍이 든 채 등원했다"고 말했다.

A 씨는 "장 씨에게 상처의 원인을 물으면 대부분 잘 모르겠다고 대답을 피했다"면서도 "지난해 5월 허벅지에서 발견된 멍에 대해선 양부 안 씨가 마사지하다가 멍이든 것 같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장 씨는 코로나19 감염 위험 때문에 7월 말부터 두 달간 정인이를 어린이집에 등원시키지 않았는데, 두 달 만에 어린이집에 온 정인이는 아프리카 기아처럼 야위어 있었고 다리를 심하게 떨어 제대로 서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숨지기 전날인 지난해 10월 12일 등원한 정인이가 이유식도 먹지 않고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했다"면서 "몸은 말랐는데 배만 볼록 나와 있고 머리에는 빨간 멍이 있었다"고 부연했다.

A 씨는 특히 "손과 발이 너무 차가웠다"며 "그날 모습은 모든 걸 다 포기한 모습이었다"고 울먹이기도 했다.

이날 재판이 열린 법원 앞엔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양부모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며 시위를 벌였고, 정인이를 추모하는 화환 100여 개가 설치됐다.

앞서 지난해 10월 정인이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 응급실에 실려와 끝내 숨졌다. 부검 결과 사인은 외력에 의한 복부 손상 등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검찰은 정인이 사건 첫 공판에서 부검 재감정 결과 등을 토대로 양모 장 모 씨에게 주위적 공소사실로 살인죄를, 예비적 공소사실로 아동학대치사죄를 적용했다.

KPI뉴스 / 김광호 기자 khk@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김광호

김광호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