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 의원측 "북콘 현장에서 다 판매돼 서점으로 안 내보내"
황희 "출판기념회 열어 7천만원 수익…전세 대출금 갚았다"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후보자가 정식 도서로 납본·유통된 책이 아닌 사실상의 '정책제안집'을 인쇄해 북콘서트에서 돈을 받고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황희 후보자는 본인과 아내와 딸, 세 가족이 2019년 한해 생활비를 약 720만원(월평균 60만원)을 썼다고 국세청에 신고한 것과 관련해 축소 신고 의혹이 제기되자 두 가지 해명을 내놓았다.
우선, 그는 "생활비 중 집세, 보험료, 학비 빼고 그냥 카드 쓴 것 중에 잡힌 것이 720만원(연간)이 되는데 그걸 12(12달)로 나눠서 나온 금액이 60만원"이라고 해명했다. 현금으로 쓴 것을 합치면 월평균 300만원쯤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국세청 현금영수증은 크게 미치지 못했다.
또한 그는 "2019년 말 출판기념회를 통해 7000만원 상당의 수익을 얻은 것도 있다"고 해명했다. 2019년 12월 26일 본인이 쓴 책 '대전환의 시대' 출판기념회를 통해 약 7000만원 상당의 수익이 났고 이에 대한 소득 신고도 마쳤다는 것이다.
이에 UPI뉴스는 황 의원이 쓴 책 '대전환의 시대'를 찾아보기 위해 도서검색을 해보았으나 온-오프라인 서점에서 책을 찾을 수가 없었다.
정치인들이 책을 쓰면 대개는 북콘서트를 열거나 출판기념회를 갖고 이를 SNS를 통해 책과 함께 널리 홍보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대전환의 시대'라는 책은 온-오프라인 서점은 물론, 인터넷 포털에서조차도 찾을 수가 없다.
국내에서 도서 등록 및 유통을 관리하는 서지정보유통진흥원에 납본해 유통판매하는 책이 아니라 북콘서트용으로 만든 사실상의 정책제안집이어서 납본도 서점 유통판매도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서지정보유통진흥원에 납본하지 않은 책은 서점에 유통판매할 수가 없다.
서지정보유통지원시스템에서 '대전환의 시대'에 대한 도서정보를 검색해본 결과, 서지정보에도 '미납본/미유통'으로 돼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서지정보의 키워드도 '북콘서트, 국회의원 황희'로 돼 있다.
유통판매용이 아니고 북콘서트용으로 만든 책이라는 뜻이다. 다만, 가격은 2만원으로 책정돼 있다. 물론 유통판매용 책이 아니어서 인터넷 서점에서는 검색이 되지 않는다.
처음부터 서점판매용이 아닌 북콘서트용으로만 만든 것 아니냐는 질의에 황희 의원측은 "책을 북콘서트용으로 만든 게 아니라, 책을 만들었기 때문에 북콘서트를 할 수 있었던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황 의원측은 책이 유통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북콘서트 현장에서 책이 다 판매가 되었다"면서 "서점으로는 따로 안 나갔다"고 해명했다.
이 책은 '현대아트콤'이라는 충무로 인쇄골목에 있는 소량 인쇄 전문업체에서 발간한 것으로 확인된다. 이 업소의 연매출은 3억원가량인데, 이 업체명으로 인터넷서점 출판물을 검색해도 식물도감 한 종뿐이다.
다만, 이 업체에서 인쇄한 중고서적은 딱 한권이 검색되는데, 이은재 전 의원이 2012년 총선을 앞두고 2011년 12월에 낸 '선진화로 가는 길'이란 정치 에세이집이다.
황 후보자의 정책제안집 책도 2020년 총선을 앞두고 2019년 12월에 발간한 것이다. 선거를 앞두고 '실탄'(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낸 것임을 알 수 있다.
이와 관련 선출직 경험이 있는 한 정치권 인사는 "출판기념회는 합법적으로 허용된 정치자금 모금수단이지만 서점에 유통판매도 못하는 책을 내 북콘서트를 하고 기업인들에게 강요하는 것은 염치없는 날강도짓이다"고 비판했다.
한 출판사 대표에게 230여쪽짜리 무선제본 형식의 책을 1천부 미만으로 찍을 경우 제작비(디자인비 등 포함)를 물어보니 1천만원 미만이라고 한다.
출판기념회 수익은 보통 책 판매 대금과 축하금이 포함된다.
단순 계산하면 4천부를 찍어서 한권당 2만원을 받고 팔면 8천만으로 여기서 제작비 1천만원을 제외하면 7천만원 정도의 수익이 발생한다.
황희 의원 북콘서트 소식을 유일하게 보도한 한 매체의 기사에 따르면, 양천문화회관에서 열린 북콘서트에는 손경식 경총 회장, 민주당 당시 이인영 원내대표, 홍영표 전 원내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 탤런트 유동근 씨 등 각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다음은 보좌진과의 일문일답.
-'대전환의 시대'라는 책이 유통되지 않던데.
"서점으로는 따로 안 나갔다. 현장에서 판매하던 것이다."
-정책개발비 지원받지 않았나.
"아니다. '대전환의 시대'를 왜 정책개발비를 받아서 만드느냐. 저서에는 정책개발비를 받을 수가 없다."
-그럼 어떻게 책 출간을 진행했나.
"의원님이 책을 썼을 뿐이다."
-서지정보에 책의 키워드가 '북콘서트'로 돼 있던데, 처음부터 서점 판매용이 아닌 북콘서트용으로 만들어진 책인가.
"책을 북콘서트용으로 만든 게 아니라, 책을 만들었기 때문에 북콘서트를 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면 왜 책이 서점이나 시중에 나오지 않았나.
"북콘서트에서 거의 다 판매가 됐다. 그렇게 많이 찍은 것도 아니고. 그 안에서 해결이 됐기 때문이다."
-발행처가 출판사 맞나, 인쇄소 아닌가?
"인쇄업도 하고 출판업도 하는 곳이다."
KPI뉴스 / 김당·장기현 기자 dang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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