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의 근로기준법 개정 시행령 따라 대량 해고 우려"
"3개월 파리목숨, 새벽출근 새벽퇴근~, 초소에서 먹고 자고 휴게 늘여 월급 깎고~."
민중가요 '노동의 새벽'을 작곡한 최창남 씨가 작사 작곡한 '아파트 노동자의 노래' 가사 일부다.
이 노래는 경기중부아파트 노동자협회 창립에 맞춰 만들어졌다.
아파트 경비노동자들이 자신들의 권리를 찾기 위해 국내 첫 조직을 구성해 활동에 나섰다.
지난해 12월 14일 구성된 중부아파트 노동자협회가 그 조직이다. 상임대표(1명)와 공동대표(4명), 운영위원(11명), 감사(2명), 사무국장(1명) 등 19명으로 조직이 구성됐으며 현재 100여 명의 회원을 두고 있다.
경기중부아파트 노동자협회 출범은 취약노동자의 권익보호를 위해 이재명 경기지사가 추진한 '취약노동자 조직화 지원사업'의 첫 결실이기도 하다.
이른바 '이재명표 취약 노동인권보호'의 탄생이다.
경기도는 지난해 8월부터 취약 노동자들이 스스로 이해대변 조직을 구성, 노동조건 개선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이 사업을 추진해왔다.
8일 만난 경기중부아파트 노동자협회 정성희 사무국장은 "육체와 정신을 피폐하게 만드는 초단기(3개월) 근로계약, 이제는 없어져야 한다"며 비참함을 토로했다.
정 사무국장은 경기중부아파트 노동자협회 출범에 앞서 경기도가 지원하는 '경기중부아파트 경비노동자 지원사업단' 단장을 맡아 관내 350곳 아파트의 경비노동자를 대상으로 노동인권 실태조사를 진행했다.
실태조사 결과 중부권역(안양, 군포, 의왕, 과천) 내 전체 아파트의 노동자는 약 7000명, 이 가운데 경비노동자는 2780명 정도로 추정됐다.
또 상가와 아파트 등을 포함한 국내 전체 경비노동자는 16만여 명, 이 가운데 70% 이상인 10만여 명이 아파트 경비노동자로 각각 추정했다.
근무형태는 조사대상 아파트 가운데 대다수인 83.5%가 24시간 격일제였고, 3교대 근무는 단 3곳 뿐이였다.
특히 휴게시간을 7시간 이상 책정하는 곳이 93.8%에 달했고, 23.1%는 10시간을 초과했다.
정 국장은 "근무시간 중 휴게시간이 많다는 것은 임금을 삭감하기 위한 편법적인 조치"라며 "오전 6시부터 오후 10시까지를 주간근무로 간주해 이 비중을 더 늘리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휴게시간 대비 경비노동자의 휴게시설은 없거나 이용할 수 없을 정도로 열악한 경우가 58.1%였다.
정 국장은 △3개월 초단기 근로계약 증가 △CCTV 등 자동화기기 확대에 따른 경비노동자 인력 감축 △휴게시간 확대를 통한 임금 삭감 및 휴게시설 열악 △코로나19 경제위기로 40~50대 경비노동자 진입에 따른 60~70대 설자리 감소 △하청구조 및 최저가 입찰경쟁에 따른 노동조건 악화 등을 실태조사에서 나타난 문제점으로 꼽았다.
이를 토대로 아파트단지별 경비노동자와 간담회를 갖고 애로사항 등을 파악하는 한편, 관내 시 의원들을 만나 '공동주택 노동자 인권증진 조례 제정'을 이끌었다.
지자체장의 시설지원 등에 대한 책무와 차별금지 및 인권보장 등을 위한 실태조사를 벌이도록 규정한 내용의 조례는 지난해 말 군포, 의왕, 안양, 과천 등 관내 4개 지자체에서 모두 제정됐다.
경기중부아파트 노동자협회는 앞으로 △회원 확대 및 조직력 강화 △초단기 근로계약화 휴게시설 등의 고충 상담 및 해결 △지자체 지원 확보 및 아파트 상행협약 추진 △아파트단지별 최적화 근무제도 도입 협의 등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정 사무국장은 "근로기준법 개정 시행령이 오는 10월부터 적용되면 인건비 감소를 위해 자칫 경비노동자의 대량 해고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며 "근무시간 조정 등 해고가 아닌 아파트단지별 최적화된 근무제도를 찾을 수 있도록 유도해 나가는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아파트 경비모임이 있는 안산, 시흥, 부천, 평택, 파주 등과 연계해 올해 내에 '경기도 아파트노동자협회'로 확대하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
한편 경기도는 취약노동자들이 자조모임을 결성, 협동조합이나 공제조합 등 이익대변조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취약노동자 조직화 지원사업'을 추진 중이다.
대리운전자, 배달 등 플랫폼 노동자 뿐 아니라 제조·서비스업, 경비, 청소노동자, IT종사자 등 취약노동자가 대상이다.
KPI뉴스 / 안경환 기자 jin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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