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지원청 일부, "교육감의 영이 서지 않는다"...한숨 다음달 1일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앞두고, 경기도교육청 담당 부서의 안일한 대응으로 일선 지역교육지원청에 혼선과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지역 교육지원청들은 혼선을 막기 위해 '가이드라인'을 요청하고 있지만 도 교육청 담당 부서는 두루뭉술한 '시행규칙'만 내세운 채 '교육장 재량'이라며 손을 놓고 있어 "탁상행정의 표본"이라는 비난을 사고 있다.
특히, 이번 조직개편은 일선 학교의 업무경감과 도 교육청 본청의 슬림화를 위한 교육감의 큰 그림 아래 단행되는 것이어서 일선 교육지원청에선 교육감의 영이 서지 않는다는 말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7일 경기도교육청과 일선 지역교육지원청에 따르면 다음달 1일 도 교육청 본청의 권한과 기능을 일선 지역교육지원청으로 이관하는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벌이고 있다.
도 교육청은 '학교감사'와 '교원인사', '특성화고', '학교운동부', '고입관련' 등 담당하던 17개 업무 분야와, 일선 학교에서 담당하던 '교원 승급·호봉'과 '기간제 교사' 등 5개 업무를 일선 교육지원청으로 이관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도 교육청이 지역 교육지원청내 부서별 업무 분장과 업무량에 대한 명확한 지침을 주지 않아 일선 교육청에서는 내홍과 분란,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특히 '미래국'이 신설되는 교육지원청의 경우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미래국이 신설되는 지원청은 수원과 성남 등 인구 100만, 학생수 10만 이상인 6곳이다. 이들 교육지원청은 다음달 1일부터 '행정국(현 경영지원국)', '교육국(현 교수학습국)' 2국에 미래국을 신설, 3국 체제 운영에 들어간다.
미래국에는 혁신·학생지원과와 학교행정지원과, 대외협력과가 들어서는 데, 법정 최소 담당 직원 수는 36명이다.
이들 6개 지원청은 행정국과 교육국 인력 일부를 미래국으로 보내 36명을 채울 계획이지만, 미래국 직원들이 맡는 업무량이 행정국과 교육국 업무량에 비해 적다는 게 다른 국 직원들의 공통적인 불만이다.
미래국 대외협력과의 경우, △지역사회 등 대외협력에 관한 사항 △공무원 단체지원에 관한 사항 △교육공무직원 근로조건, 단체 등에 관한 사항 △학교공통행정업무 지원 △교육협동조합에 관한 사항 △교육기부에 관한 사항 △학부모와 교직원의 학교참여 지원사업과 교육에 관한 사항 등 7개의 업무가 배정 예정이다.
하지만 '교육공무직원 근로조건, 단체 등에 관한 사항' 의 경우, 도 교육청 본청에서 노동조합 등과 단체협약을 진행하는 일이어서 지역교육지원청에서 해야 할 역할이 거의 없다.
또 '학교행정지원과'의 업무 중 '장학생 선발과 장학금 관리'는 고교까지 무상교육이 이뤄져 사실상 유명무실한 업무이관이란 평을 듣고 있다.
이 때문에 3월 조직개편에 맞춰 직원들이 상대적으로 업무가 적고 편한 '미래국'을 잇따라 지원하는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
또 일부 교육지원청에서는 현행 시행규칙에 맞춰 도 교육청에 보고는 하되, 실제 업무는 여러 부서가 분담하자는 편법동원 안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일부 교육장은 조직내 분란을 막기 위해 아예 이같은 편법 보고를 주도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이번 조직개편은 전형적인 탁상행정의 표본"이라며 "도 교육청이 실제 교육현장에서의 업무 빈도와 강도 등을 고려해 세세한 업무분장을 제시해야 하지만 두루뭉술한 시행규칙만 내세워 분란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 다른 교육지원청 관계자는 "교육감이 일선 학교의 업무경감과 도 교육청 본청의 슬림화를 통한 대대적 권한 이양이라는 큰 그림을 그리고 조직개편을 지시했지만, 담당부서의 소극적인 조치로 현장에서는 교육감의 영이 서지 않고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를 반영하듯 도 교육청이 지난달 6~22일 진행한 '경기도교육청 행정기구 설치조례 시행규칙' 입법예고에는 200여 건에 달하는 의견들이 달렸는 데, 대부분이 '반대' 의견이다.
입법예고시 통상 1, 2건의 의견이 개진되는 걸 감안할 때, 이번 도 교육청의 조직개편에 달린 댓글의 수는 현장의 불만이 얼마나 큰 지를 반증하는 사례로 읽혀지고 있다.
하지만 도 교육청 담당부서는 이런 혼란과 불만에 대해 '교육장의 재량'이라는 말로 대응조차 안 하고 있어 현장의 혼란과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담당부서 관계자는 "'경기도교육청 행정기구 설치조례 시행규칙'이 가이드 라인으로 입법예고 이전부터 교육장 협의회 등을 통해 의논하고 조율했다"며 "세부적인 내용은 교육장의 재량에 맡긴다"고 말했다.
KPI뉴스 / 문영호 기자 sonanom@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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