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판사는 헌법 위반해도 처벌 안받아"
野 "사법 장악" 항의…법사위 회부 무산 사법농단에 연루된 임성근 부산고법 부장판사 탄핵소추안이 4일 국회를 통과했다. 현직 판사 탄핵소추가 이뤄진 건 헌정 사상 처음이다. 이제 공은 헌법재판소로 넘어갔다.
국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에서 임 판사 탄핵소추안을 무기명 표결에 부쳐, 재석 288명·찬성 179표·반대 102표·기권 3표·무효 4표로 가결해 헌법재판소로 넘겼다.
표결에 앞서 더불어민주당 이탄희 의원은 탄핵소추안 제안설명에서 "판사는 헌법을 위반해도 아무 처벌을 받지 않는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며 찬성 표결을 호소했다.
탄핵소추안은 민주당 이탄희, 정의당 류호정, 열린민주당 강민정,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 등 4개 정당 소속 의원 161명이 공동발의해 지난 2일 국회 본회의에 보고됐다.
민주당은 개별 의원들의 자유투표에 맡기기로 했지만, 이낙연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 등 지도부 전원이 이름을 올려 사실상 당론으로 간주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좌석 앞 칸막이에 '졸속탄핵 사법붕괴', '엉터리 탄핵 사법장악'이라 적힌 피켓을 붙여 항의를 표시했다. 이탄희 의원의 제안설명 도중 고성을 지르기도 했다.
나아가 탄핵소추안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로 다시 회부해 논의하자며 막판 저지를 시도했지만, '법사위 회부 동의의 건'은 재석 278명, 찬성 99명, 반대 178명, 기권 1명으로 부결됐다.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의결됨에 따라 공은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으로 넘어가게 됐다. 헌재에서 탄핵이 최종 인용될 경우, 임 판사는 5년간 변호사 등록과 공직 취임이 불가능해지고 퇴직급여도 공무원연금법 제65조에 따라 절반으로 깎인다.
실제 탄핵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임 부장판사는 이달 말 임기만료로 퇴임한다. 전직 공무원 신분이 되는 임 판사에 대한 헌재의 심리가 가능할 것이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법원이 사법농단 관련 재판 1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점도 변수일까. 그렇지는 않다. "탄핵은 형사처벌과 다른 성격으로, 범죄가 아닌 위헌적 행위에 대해서도 탄핵은 가능"(류영재 대구지방법원 판사)하다.
임 부장판사는 다른 판사의 재판에 개입했다. 재판의 독립을 보장한 헌법을 위반해 '월권'(권한이 없는 행위를 한 것)을 저지른 것인데, 현행 형법에 '직권남용죄'(권한이 주어진 행위를 하되 이를 남용하는 것)는 있어도 월권을 처벌하는 규정은 없다.
즉 인사권자인 임 부장판사가 아래 다른 판사의 재판에 개입해 헌법상 재판독립 원칙을 위반하고 재판 당사자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했어도 죄가 되지 않는 것이다. 징계도 판사는 정직 1년을 초과하는 징계를 받지 않는다.
대신 대한민국 헌법은 판사의 탄핵을 규정하고 있다. 판사가 직무상 헌법을 위반하였을 경우 탄핵 대상이 된다. 류영재 판사는 최근 <한겨레> 기고문에서 "판사탄핵은 헌법이 규정한 징계로, 형사재판과는 별개로 진행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래서 1심 재판부는 임 부장판사의 재판 개입을 인정하면서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엔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고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이 항소해 2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임 부장판사는 '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의혹'을 제기했다가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일본 기자의 재판에 개입한 의혹을 받는다. 2015년 12월 '세월호 7시간 의혹'을 제기했던 가토 다쓰야 산케이신문 기자의 재판을 앞두고 판결 선고 전 미리 판결 내용을 보고하라고 지시했다는 것이다.
KPI뉴스 / 장기현 기자 jk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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